한국일보

탄핵정국의 만시지탄

2017-03-02 (목) 임형빈/뉴욕한인원로자문위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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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 대통령 탄핵결의안이 국회를 통과한지 여러 달이 지났다. 이제 헌법재판소 판결이 나야 명백한 사실관계가 드러날 것이다. 그간 매일같이 언론에 보도되는 내용을 보면 거의 가닥이 잡혀가는 것 같다. 문제는 앞으로 촛불시위와 태극기 집회가 극도로 분열된 민심이 어떻게 수습될 것인가 하는 것이 큰 숙제가 아닐 수 없다.

요즘 신문, TV방송을 보면 대통령측 대리인이 막말까지 퍼부어가며 불공정 재판이라 항의까지 하자 헌재소장 대행으로부터 말씀이 지나치다, 언행을 삼가 달라는 질책까지 있었다. 만에 하나 대통령 탄핵이 선고됐을 경우 불복종 사태가 있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있는 한편, 태극기 물결이 거세질 것이고 이에 맞서 촛불시위 또한 극에 달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이같은 혼란사태를 누가 막을 것이며 또 누가 책임질 것인가? 나라가 두 쪽이 나 수습 불능사태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아닐 수 없다. 반대로 탄핵이 기각될 경우도 촛불민심 뿐 아니라 침묵을 지켜오던 식상한 국민들이 가만히 있겠는가 하는 걱정 또한 안할 수 없다.


여론통계를 보면 촛불시위 현장에는 나가지 않았어도 대통령 하야를 선호하는 수가 70-80%나 된다는 보도 내용을 본 바 있다.

이를 보면 박대통령 또한 탄핵받을만한 죄가 없다 할지라도 이제 국민분열과 혼란정국을 진정시키는 의미에서라도 모든 책임을 내가 지고 사퇴할 터이니 밑의 사람들의 문책은 지양하고 모든 국민이 혼연일체 나라 사랑에 매진해 달라는 그런 모습이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앞선다. 그랬더라면 시시콜콜한 새로운 비리들도 가리어졌을 것이고 장, 차관이나 비서진들의 구속까지도 안 갔을 것으로 짐작이 간다.

물론 시위자 중에 일부 좌파인사를 제외하고는 조국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우리나라가 법치국가만큼 법의 판결을 지켜보는 것이 도리인줄 한다. 지금 조국에서는 촛불시위와 태극기시위로 동족간에 심각한 분열 속에 있는데 매우 안타까운 실정이다.

보도에 따르면 여권 내에서도 헌재판결 직전에 대통령 결단 표명이 있을 것 같다느니, 그분의 성품으로 보아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는 양론이 있다. 어떻든 지금은 때가 너무 늦었지 않았나 싶다. 그렇더라도 헌재 판결이 어느 쪽으로 결론 나도 양측이 서로 승복하고 국가대계와 민생안정을 위해 겸허히 받아들여 국가 안정을 이루어 주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임형빈/뉴욕한인원로자문위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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