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은 한 센텐스로 요약돼 기억될 수 있어야 한다’-. 역사에 민감하다. 대통령이라면 누구나 마찬가지다. 그렇지만 케네디 대통령의 경우는 더 유별났다. 그 케네디가 남긴 말로 전해지고 있다.
대통령의 평가가 한 센텐스로 요약되지 않는다. 이 말은 무슨 업적을 남겼는지 잘 모르겠다는 뜻도 된다. 때문에 성공한 대통령의 경우는 쉽사리 한 센텐스로 요약된다.
건국의 아버지 하면 워싱턴 대통령이 떠올려진다. 링컨은 노예해방의 대통령으로 각인돼 있다. 한국의 대통령들도 마찬가지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에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이승만대통령이다. 대한민국의 산업화를 이룩했다. 박정희 대통령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출발부터 한 센텐스로 요약되기 쉬운 특혜(?)를 받았다.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대통령’이란 타이틀이 그것이다. 또 사상 최초의 부녀 대통령이 됐다는 것도 그렇다.
세계인들이 박근혜 대통령 탄생과 관련해 특히 주목한 부문은 여성 대통령이란 점이다. 여성은 어느 사회에서도 정치적 약자다. 여성이 대통령이 됐다는 사실은 그 나라의 민주주의가 그만큼 성숙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연히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배당금은 상당히 높아질 것이라는 것이 세계인들의 기대였던 것. 그러나 결과는 반대로 나타났다. 박 대통령은 한국 헌정사상 최초로 탄핵된 대통령 타이틀을 얻게 될 형편에 몰린 것이다.
그 박 대통령이 또 다시 헌정사상 최초의 기록을 남기게 됐다. 대통령이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의 대면조사를 받게 된 것이다. 이 상황이 오기까지 과정에서 전해지고 있는 소식들이 그렇다. 분노를 넘어 서글프기까지 하다.
비리에, 국정농단 사례가 연일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책임지겠다는 고위 공직자의 모습은 하나도 볼 수가 없다. 블랙리스트 건도 그렇다. 구차한 ‘모르쇠’ 보다는 차라리 ‘소신’이었다고 주장하고 나서는 게 그나마 보기에라도 당당하지 않았을까.
대통령도 그렇다. 대국민 담화 내용도 지키지 않았다. 청와대 압수수색 불가 방침으로 특검 수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는 말도 뒤집었다. 모든 혐의를 부인한다. 40년 지기인 최순실을 평범한 가정주부로 알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잘못은 비서관 등 측근에 떠넘기고 있다.
그 모습들이 그렇다. 어떻게든 형벌을 모면하고 보자는, 파렴치 범죄나 저지르는 잡범 수준 같다고 할까.
이 박근혜 대통령은 훗날 역사에서 어떻게 평가될까. 여론조사대로라면 ‘헌정사상 최초로 탄핵돼 쫓겨난 대통령’으로 기억될 공산이 80%에 이른다.
그 평가를 바꿀 수 있는 방안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이제라도 잘못을 시인하고 대통령답게 책임을 지는 것이다. 그럴 경우 후세의 평가는 이렇게 내려지지 않을까.
‘탄핵에 몰렸다. 그러나 잘못을 시인함으로써 여왕다운 품위를 지키며 권좌에서 내려왔다’고. ‘끝이 좋으면 다 좋다’고 하던가. 그래서 하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