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저녁 교대근무를 마치고

2017-01-26 (목) 09:28:49 Lowell Jaeger, 임혜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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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식품점에 들른다.

스노우 브츠는 통로에서 철벅거린다,
텅 빈 가게: 스탁 보이 두어 명만
캔음식 박스 사이에서 빈둥거리고,
계산대 앞에는 졸음에 겨운 점원이 서 있다

주차장에는 늙은이 하나
차를 세우고 서서 중얼거리고 있다.


네 개의 창문 모두에 진눈깨비가 쏟아진다
그녀는 묻는다 괜찮으신가요?
그는 잠옷 바지와 떨어진 슬리퍼를
해진 스포츠 코트에 니트 모자를 쓰고 있다.

그는 아내를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방금 저기 있는 전화박스에서 아내와 이야기 했어요.’
그는 자판기를 가리킨다 “무슨 전화박스?” 그녀가 묻는다
‘저거,’ 그가 대답한다. ‘춥군요,’ 하면서
그녀는 그와 함께 안으로 함께 들어간다.

손전등을 비추거나 싸이렌을 울리지 말아요,
그녀는911에게 전화를 한다. 두려워하게 하지 말아요.

그들은 함께 서있다.

점원이 커피를 가져다 그에게 준다
그들은 눈에 대해 이야기 한다. 너무나 많이 내리는, 눈그들은 경찰을 관찰한다.

이 밤, 그 어느 밤처럼 어두운,
아니면 조금 덜 어두운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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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이 내리는 밤의 아름답고도 슬픈 정경이다. 저녁 교대근무를 마친 여자가 일을 마치고 들른 식품점 앞에서 한 노인을 만난다. 노인은 눈 속에 서서 아내를 기다린다고 한다. 제 정신이 아닌 불쌍한 노인이다. 여자는 911으로 전화를 하며 노인을 죄인 취급하지 않기를 당부한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노인과 눈을 이야기 한다. 어두운 밤, 가여운 노인 곁을 지켜주는 이들의 마음이 참 소중하다. 시인은 그들 때문에 어둠이 조금 밝아지는 듯도 하다고 한다. 참으로 소중한 ‘작은 빛’이다

<Lowell Jaeger, 임혜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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