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노스웨스턴 의대 개발, 학술지 논문 게재
우울증과 불안감을 감소시키는 스마트폰 앱이 정신과 상담치료나 약물치료와 대등한 수준의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의대 소속 연구진은 '인텔리케어'(Intellicare)라는 스마트폰 앱을 내려받아 사용한 환자들에 대한 실험 결과를 학술지 '의학 인터넷 연구 저널'(Journal of Medical Internet Research)에 5일 게재했다.
인텔리케어는 13개의 미니 앱이 포함된 앱 모음으로, 스트레스를 줄이고 자기비판과 걱정을 감소시키는 연습, 삶이 의미 있다고 느끼도록 돕는 방법, 본인의 강점을 부각하기 위한 문구, 밤에 잠을 푹 자는 방법 등이 포함돼 있다.연구진은 환자들이 이 앱을 구글 플레이에서 내려받아 8주간 주당 1회 전화와 2회 이상 문자메시지로 이를 사용토록 유도했다.
실험 참가 등록자는 105명이었으며 이 중 96명이 끝까지 조사에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8주간 평균 195회 즉 하루 4번 꼴로 인텔리케어 앱을 이용했으며, 앱의 1회 평균 사용 시간은 1분이었다. 이완·휴식 비디오가 포함된 앱의 사용시간이 더 긴 경향이 있었다.
지금까지 우울·불안을 줄이는 효과를 노린 스마트폰 앱은 여럿 나왔다. 그러나 대개 기분전환을 위해 단순히 한 가지 방식만 제공하거나 반대로 기능이 너무 많아 필요한 기능을 찾아서 쓰기가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 때문에 앱 사용자들이 싫증을 내거나 사용법을 익히지 못하고 몇 주 만에 사용을 중단하는 사례가 많았으나, 인텔리케어의 경우 그렇지 않았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조사에 끝까지 참여한 환자 96명은 우울·불안 증세가 평균 50% 가량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이는 정신상담을 이용한 임상치료나 항(抗)우울제 약물을 이용한 치료에서 기대되는 것과 대등한 수준이다.
연구책임자 데이비드 모어 교수는 "사람들의 생활에 쉽게 적용될 수 있고 음식점이나 길을 찾는 앱처럼 간단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인텔리케어) 앱을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사 참가자 중 일부는 쓰면 기분이 나아진다는 이유로 연구가 종료된 후에도 (인텔리케어) 앱을 계속 사용했다"며 "실험 도중에 시험삼아 써 보도록 한 앱이 많았기 때문에 참가자들이 신기하다는 느낌을 받은 것 같았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예비 연구여서 대조군을 설정하지 않았으며, 이 때문에 조사에 참여한 이들 중 일부는 '새로운 것을 시험해 보겠다'는 의욕이 원래 있었기 때문에 증상이 호전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모어 교수는 설명했다.
이 때문에 모어 교수 등은 300명이 참여하고 대조군을 설정한 대규모 실험을 최근에 시작했다.
이 연구는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정신과학연구소(NIMH)의 연구비 지원을 받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