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양로병원에 부모 모신’ 자녀들 고민 나눠요

2016-12-14 (수) 11:2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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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톡방 모임 ‘파양병’

▶ 정기적 대화·정보교환, 의견 모아 병원에 전달

‘양로병원에 부모 모신’ 자녀들 고민 나눠요

양로병원에 입원한 부모들의 자녀 모임인‘파양병’ 회원들이 파라마운트 양로병원 로비에서 스탭들과 함께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양로병원에 부모가 입원해 있는 자녀들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일까. 아마도 부모들이 대접 잘 받고 남은 인생 부끄럽지 않게, 깨끗한 환경에서 지낼 수 있는 양로병원을 찾는 것일 게다. 바쁘다는 핑계로 자주 찾지는 못해도 입원한 부모들에게 잘 대해주는 양로병원을 찾을 수 있다면 자녀들의 어깨는 한결 가벼워지기 때문이다.

LA 남쪽 파라마운트시에 위치한 파라마운트 양로병원에 이런 고민들을 덜어보자는 자녀들의 모임이 생겼다. 명칭은 ‘파양병’(파라마운트 양로병원을 사랑하는 가족모임). 양로병원에 부모를 둔 자녀들이 공동 관심사를 논의하고 정보도 교환하며 때로는 병원 측에 개선의 목소리도 내는 모임이다.

‘파양병’이라는 이름으로 카카오톡 대화 방을 개설해 모임을 시작한지 4개월여. 처음 3명으로 시작했던 모임이 이제는 18명으로 불어나 병든 부모를 병원에 맡긴 자녀들의 걱정도 나누고 위로하며 부모들이 더 좋은 주거 환경에서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다양한 의견들이 교환된다.


59명 수용 시설의 이곳에는 55명의 한인 노인들이 입원해 있다. 전체의 90% 이상을 한인이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모임을 처음 시작한 김은숙씨는 “아픈 부모를 모시는 자녀들의 안타까운 마음을 공유하고 환경 개선을 위해 병원 스텝들과 그룹 미팅을 가진다”고 말했다.

병원측에서도 ‘파양병’ 모임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들과의 정기 모임을 통해 자녀들이 느끼는 문제점과 건의 사항을 경청해 병원 운영에 반영해 준다는 것이 모임 참석자들의 설명이다.

김씨와 함께 ‘파양병’ 모임을 시작한 브라이언 오씨는 요구사항을 각자가 병원측에 전달하는 것 보다는 한데 모아 공동 대처하는 방법이 더 좋다면서 매일 기쁜 마음으로 카톡방을 방문한다고 말했다.

한 회원은 “거동이 불편한 한인 노인 환자들에게 막말을 하고 보호자가 자주 찾지 않는 환자들은 소홀하게 대하는 양로병원들도 있다”며 자녀들 모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회원들은 이 모임이 다른병원 자녀들에게 일종의 “롤모델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파양병’은 파라마운트 양로병원만의 모임이 아니라 다른 병원 자녀들도 가입해 정보도 교환하는 자리가 되기를 희망한다는 것이다.

사무엘 잭 병원장은 모임을 통해 개선점도 들을 수 있고 또 병원측 입장도 전달할 수 있는 대화의 통로가 마련돼 오히려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양로병원들에 대한 불만은 정부 지명 ‘롱텀케어 옴부스맨’(Long Term Care Ombudsman)을 통해 제기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연락처 브라이언 오 (949)220-6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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