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청년들이 유타주에서 한국식 컵밥(Cupbop)을 파는 푸드 트럭으로 대박이 났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지역 신문과 방송에서는 이미 여러 번 소개 된 인기스타였고, 한국에서도 다큐가 방영돼 큰 화제가 됐다고 했다. 궁금했다.
때마침 유타에 갈 일이 생겨 컵밥을 찾아가봤다. 만나보고 싶다는 말에 컵밥의 주인공들도 반갑게 맞아줬다. 찾기는 어렵지 않았다. 토요일 오후, 점심때가 조금 지난 시각에 커다란 산이 눈앞에 놓인 한적한 동네에서 유독 한 곳이 북적이고 있었다.
컵밥을 함께 비우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들은 어떻게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고, 사랑받는지를 얘기, 아니 ‘자랑’ 했다. “아 맞다, 이런 일도 있었지!”하며 계속 이어지는 이야기들이 좋았다.
눈이 많이 온 어느 겨울날, 준비가 늦어지는 푸드 트럭의 문이 열리길 기다리던 엄마와 아이가 추울까봐 근처 건물에서 히터를 빌리고 따뜻하게 기다릴 수 있도록 해줬는데, 이 이야기를 전해들은 아이 아빠가 옐프에 감사의 글을 올려 화제가 됐단다. 한번은 투고 해 간 컵밥에 소스가 빠지는 실수를 경험한 손님이 속상한 마음을 SNS에 올렸는데, 미안한 마음에 온 가족을 초대해 이들을 위한 특별한 좌석을 꾸미고 가족 외식을 만들어줬다고 했다.
지난 크리스마스에는 노숙자 쉘터에 푸드 트럭을 끌고 가 SNS를 통해 신청한 50여명의 손님들과 함께 봉사를 했고, 가족이 함께 온 손님들이 많아 더 뜻 깊은 시간을 가졌다고 했다. 또 컵밥 푸드 트럭에는 일일 크루로 손님이 초대돼 하루 동안 트럭 안에서 함께 일할 수 있는데, 이때 번 돈은 지역 사회를 위해 기부한다고 했다.
SNS로 매달 한 명씩 뽑아 집 앞으로 컵밥 트럭을 몰고 가 가족, 친구, 동네이웃 25명에게 차려주는 컵밥 파티 뿐 아니라 최근에는 사랑하는 사람을 태그하면 직접 도시락을 싸들고 집에 배달해주는 이벤트도 새로 시작했다고 했다.
컵밥의 SNS 팔로워는 4만명에 달한다. 이런 경험을 공유하는 이들이다. 트럭을 쫓아다니고, 새 매장을 찾아오고, 때론 쓴소리도 아끼지 않으며, 가끔 SNS에 올라오는 불만은 앞장서서 해명해 준다고 한다. 작은 배려, 아낌없이 얹어주는 덤과 나눠주는 마음 씀씀이에 감동받은 고객들이 단골을 넘어 자발적인 홍보 대사들이 된 것이다.
궁금했던 답은 ‘맛’이 아니었다. 감동을 받고 서로 나누는 고객들이었다.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기발한 마케팅 때문만도 아니었다. 마음을 움직이는 진심과 소통의 힘이 더 컸다.
성공한 비즈니스의 공통 분모는 ‘고객 감동’이다. 감동으로 확보한 고객은 뿌리가 된다. 성장의 기반이 되고, 쉽게 흔들리지 않도록 든든하게 지탱해준다.
날로 손님이 줄어든다고 한숨 쉬는 한인 업소가 적지 않다. 이럴 때 일수록 단 한 명의 고객부터 단단하게 붙들기 위한, 진심을 담은 고객 감동 서비스를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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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혜 경제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