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가을 분위기 물씬… ‘프렌치시크’ 꽃장식 무심한 듯 섞어봐요

2016-10-12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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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 줄기 보이도록 자연스럽게 뒤섞는게 포인트

▶ 계절 소재로 큰 수국·열매 달린 나뭇가지 추천

가을 분위기 물씬… ‘프렌치시크’ 꽃장식 무심한 듯 섞어봐요

프랑스를 대표하는 플로리스트 카트린 뮐러의 꽃 장식들. <카트린 뮐러 블로그>

낭만과 서정의 계절이어서일까. 곱고 화사하게 실내 한 켠에 장식된 꽃다발을 보면 괜스레 마음이다 환해진다. 꽃꽂이를 유한마담들의 한가한 취미로나 여겼던 과거를 반성하며, 작은 꽃다발이라도 하나 화병에 꽂아두고 싶은 요즘이다.

꽃 한 송이로도 삶의 질과 품격을 높이고 싶지만 아이디어가 없어 걱정이라면 프랑스 파리에서 활동하고 있는 세계적 플로리스트 카트린 뮐러의 조언을 귀담아 들을 만하다.

뮐러는 패션에 이어 플라워 아트 분야에도 ‘프렌치 시크’신드롬을 불러일으킨 플로리스트. 그녀로부터 꽃으로 가을 분위기를 낼 수 있는 프렌치 플라워 스타일링을 알아보자.


▶무심한 듯 멋스럽게
전통적으로 플라워 디자인의 강국은 영국이었다. 영국 스타일이 단정하고 정제된 아름다움이 이라면 프렌치스타일은 자연스러움과 자유분방함을 추구한 플라워 아트다.

“영국 스타일에 비해 소재 선택의 폭이 더 넓고 자유로운 게 프렌치 시크의 장점”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나 멋 부렸소’ 티 내지 않는, 무심하게 멋스러운 스타일을 뜻하는 프렌치 시크는 플라워 디자인에서는 자연스럽게 뒤섞이고 흘러내리는 스타일로 나타난다. 이때 길게 흘러내리는줄기나 가지는 꽃다발이 기울어진 방향으로 꽂으면 슬픈 얼굴이 되므로,반대 방향으로 흘러내리도록 꽂아 생기를 살려주는 게 포인트.

인공적 소재를 쓰지 않는 것도 그의 프렌치 스타일을 대표하는 특징이다. 꽃다발을 묶을 때도 끈이나 철사대신 아이비 줄기를 사용해 칭칭 휘감고, 부케도 비닐이나 포장지로 감싸지 않고 꽃줄기를 그대로 노출시킨다.

인공적 요소를 배제한, 자연미를 최대한 드러내는 테크닉이 포인트인 셈이다.
가을 분위기 물씬… ‘프렌치시크’ 꽃장식 무심한 듯 섞어봐요

▶계절의 꽃으로 믹스매치
플로리스트에게 계절은 가장 중요한 변수다. 계절에 따라 고르는 꽃도, 스타일링하는 방법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카트린 뮐러는 다양한 제철 꽃들을 고른 후 자연스럽게 섞어 풍성하게 늘어뜨리는 스타일이 좋다고 조언한다. “지금 같은 가을에는 아주큰 수국을 많이 쓰는데, 열매가 달린 나뭇가지를 한 번 감싸 부케처럼 연출하면 좋아요. 겨울에는 눈처럼 흰꽃을 선호하는데, 히아신스에 하얀나비가 앉은 듯한 크리스마스 로즈를 섞어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쌓아올리는 게 대표적인 스타일링이에요.

봄에는 벚꽃과 라일락을 섞어서 부케를 만들고, 여름에는 활짝 핀 장미로 간단하게 부케를 만들면 간단하게 계절 분위기를 낼 수 있죠.”

▶매일 줄기 잘라주고 물 갈아야
꽃은 아름답기는 하지만 오래가지않아 실용적이지 못한 게 사실이다.

그래서 생일이나 프러포즈 할 때처럼특별한 이벤트가 있을 때나 주고받는 것이라는 게 꽃에 대한 한인들의 평균적인 생각이다.
가을 분위기 물씬… ‘프렌치시크’ 꽃장식 무심한 듯 섞어봐요

하지만 꽃 장식도 관리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오래 보관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일단 줄기를 직선이 아닌 사선으로 비스듬히 잘라 물을 잘 흡수하도록 해야 하며 물은 자주 갈아깨끗하게 유지한다. 특히 잎 같은 게 물에 잠기면 물 속에서 부패하니까 반드시 다 떼어내야 한다. 여기에 매일 줄기 끝을 조금씩 다듬어 잘라내면 더 오래 보관할 수 있다. 너무 덥거나 빛이 많은 곳은 피해서 두는 것도 방법.

꽃시장까지 나갈 여유가 없는 사람들을 위한 간단한 프렌치 시크 스타일 화병 꾸미기 팁도 있다. 먼저 조그만 화병을 하나 준비한다. 다 먹고 남은 잼 통도 무방하다. 통 밑 부분에 양면 테입을 두른 후 그 위에 수국 꽃잎 말린 것을 촘촘한 간격으로 붙여준다. 만지지만 않으면 부서지지 않으니 안심해도 좋다. 그 안에 양초를 넣고, 붉은 장미나 수국처럼 서로 다른 두 가지 종류의 마른 꽃을 단단하게 묶어 함께 넣는다. 뮐러는 이런 경우 1년은 두고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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