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테러의 변화

2016-09-21 (수) 09: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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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15년 전인 2001년 9월11일 일어난 테러는 미 역사상 최악의 본토 공격이었다. 이 테러로 월드 트레이드 센터 쌍둥이 빌딩이 무너졌고 워싱턴의 국방부 건물이 파손됐다. 이로 인한 사망자만 2,996명, 부상자는 6,000명이 넘었다.

이 공격 이후 연방 정부에 국토 안보부라는 새 부서가 생겨났고 공항 보안은 교통 안전국(TSA)이라는 기관에 넘어 갔으며 검색대 줄은 길어졌다. 그러나 그 덕인지 9/11이후 미국 본토에서 다시는 그런 대규모 테러는 일어나지 않았다.

그렇다고 미국이 테러로부터 안전했느냐 하면 그것은 아니다. 2009년엔 텍사스 포트 후드에서 육군 정신과 의사였던 니달 하산이 발포, 13명이 죽고 30여명이 다쳤다. 팔레스타인 계로 미국에서 태어난 그는 평소 아프가니스탄 전을 강하게 비판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체포 도중 총을 맞고 반신불수가 됐으며 군법회의에서 사형에 처해졌다.


2013년엔 타멜란과 조카르 차르나예프 형제의 압력밥솥을 이용한 테러로 보스턴 마라톤에 참가했던 선수 등 3명이 죽고 264명이 다쳤다. 형 타멜란은 경찰 총에 맞아 죽고 체포된 동생은 사형이 선고된 상태다. 이들은 체첸 계열로 부모가 미국에 망명하면서 미국으로 건너왔다.

2015년엔 남가주 샌버나디노에서 파키스탄계 미국 시민인 사이에드 파룩과 그 아내 파키스탄계 영주권자 타시펜 말릭이 총기를 난사해 14명이 죽고 21명이 다쳤다. 이들 모두 경찰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2016년엔 플로리다 올랜도에서 아프간 계 미국 시민권자인 오마르 마틴이 게이 바에서 총기를 난사해 49명이 죽고 53명이 부상당했다. 오마르 마틴은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다 사망했다.

9/11 이후 일어난 미국내 테러 사건을 보면 외국인 테러리스트가 미국에 잠입해 저지른 것이 아니라 IS나 알 카에다 선전물에 세뇌된 회교권 출신 미국인들이 저지른 것이 특색이다.

이런 현상은 유럽도 마찬가지다. 2015년 파리 테러를 저질러 130명을 죽이고 368명을 다치게 한 테러리스트들은 모두 유럽연합 시민이었고 2016년 니스에서 대형 트럭으로 86명을 살해하고 434명을 다치게 한 인물은 튀니지계 프랑스 거주자였다.

지난 주말 뉴욕과 뉴저지에서 압력 밥솥 테러를 저지른 아마드 칸 라히미도 알 카에다의 선전 책임자인 안와르 알 올라키의 선동에 심취했으며 포트 후드와 샌버나디노 테러범들을 찬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라히미도 아프간 출신으로 미국 시민권자가 된 인물이다.

올라키는 오바마 대통령이 지시한 드론 공격으로 2011년 사망했지만 그는 아직도 전 세계 지하드 운동가들에게 우상으로 남아 있다. 라히미 뿐 아니라 샌버나디노 테러를 저지른 파룩 부부와 올랜도 테러를 저지른 오마르 마틴, 보스턴 테러를 저지른 차르나예프 형제 모두 그의 추종자였다.


외국에서 테러를 저지르러 입국하는 자들을 막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지만 테러 조직의 선동에 물들어 자생적 테러 행각을 벌이는 미국인들을 사전에 적발하기는 더 어렵다.

자유 민주주의를 근간으로 하는 미국에서 의심이 가는 인물이 있더라도 뚜렷한 증거가 없이는 이들을 사전에 잡아넣을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수년간 테러를 저지른 인물 대부분이 사법당국의 요주의 선상에 있던 자들이었지만 테러를 막지 못했다.

이들 모두 회교권 국가에서 이민 왔거나 부모가 그 쪽 계통이라는 사실은 미국인들이 이들 국가 출신을 보는 눈을 더욱 싸늘하게 할 것이다. 미국내 회교도와 회교권 이민자들의 앞날이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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