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호미냐, 가래냐

2016-09-21 (수) 여주영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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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납치, 감금, 참수, 무차별 학살 등으로 전 세계를 경악시키던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 국가(IS)가 언제부터인가 방향을 바꾸어 차량을 이용한 자살폭탄 공격에 이어 세계 곳곳에서 동시다발 자살 폭탄 테러로 방향을 선회, 전 세계를 공포에 빠뜨리고 있다.

지난 2,3년 사이 유럽전역에서 자살폭탄 테러로 수많은 인명을 앗아가더니 이제는 세계 도처에서 쉽게 자행 할 수 있는 테러의 기구로 압력솥 등을 이용한 사제폭탄도 활용, 공포심을 극대화 하고 있다. 이를 접하는 세계 젊은이들은 테러조직에 동조하든, 아니든 자생적 테러의 방식으로 이와 유사한 수법을 이용해 많은 인명피해를 양산하며 자신이 추구하는 목표를 이루고 있다.

지난 주말 저녁 뉴욕 맨하탄 첼시에서 무고한 시민 29명을 부상시킨 한 무슬림의 소행 역시 같은 종류의 테러이다. 이날 오전 뉴저지 마라톤 직전에 발생한 테러도 지난 해 200여명의 사상자를 낸 보스턴 마라톤 때와 같이 동일인의 수법으로 보이는 사건과 유사한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IS가 이처럼 수많은 악행을 저지르고도 국제사회 폭격으로 어린이들이 많이 사망했기 때문에, 그리고 건재를 과시하기 위해 테러를 자행하는 것이라고 자신들의 소행을 정당화하며 어디서고 테러가 일어나면 즉시 자신들의 행위이고 배후임을 주장하고 있는 점이다.

지구상의 테러는 거의 모두 이들이 저지르는 자살폭탄 공격으로 이들은 무고한 사람을 무수히 죽이고도 완전히 땅에 엎드려 그들이 추앙하는 신에게 절한다. 자신들이 숭배하는 알라신이 그런 악행을 저지르라고 그들에게 명하던가. 그런 신이라면 절대 존경받을 수 없는 악신이며 반드시 제거돼야 할 가짜 신이다.

자살폭탄 테러범들은 사건 시행 전 대부분 자신들의 계획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져 죽어야 하는데 제대로 안 돼 실패할까봐 두려움에 떨며 운다고 한다. 세계 도처에서 일어난 거의 모든 테러는 훈련을 받았든, 교화가 되었든 이러한 과정을 거치는데 이들의 배후에는 대부분 IS가 있는 것이다. 이들을 어떻게 해야 지구상에서 몰아낼 수 있을까.

옛날 어느 나라에 야생동물이 하도 많아 민가에 곡식의 피해가 막심했다. 고심끝에 말 탄 농부들이 이 많은 동물들을 한곳으로 몰아 계곡으로 몰아넣었다. 그 후 곡식에 피해가 없어 주민들이 농작물을 풍족하게 잘 추수 할 수 있었다. 그것은 선조들의 뛰어난 지혜덕분이었다. 훗날 바로 이 계곡에서 수많은 동물들의 뼈가 발견됐다고 한다. 농작물에 피해를 입히는 야생동물들이 모두 제거된 결과이다.

오늘날 인류에 해악을 끼치는 반인륜적인 세력 IS도 이러한 지혜를 이용해 완전 퇴치할 수는 없을까. 못된 나무는 뿌리째 뽑아야지 가지만 쳐서는 안 된다. 가지만 치면 나무는 아무렇지 않게 계속 자라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IS는 근본 조직을 뿌리째 뽑아야 계속되는 피해를 막을 수 있다.

그런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인명피해를 고려해 IS근거지에 지상군 투입을 꺼려하고 있다. 인명손실이 조금 나더라도 앞으로 우리 삶의 안전과 평화를 위해서는 이들의 거점을 원천 제거해야 옳을 일이다. 이번 뉴욕, 뉴저지 테러사건 등이 설령 자생적 테러라고 할지라도 이런 테러의 근본적 배후나 배경은 IS의 영향을 직,간접적으로 받은 데서 나온 것일 수 있는 이유다. 아직 국제조직과의 연관성 여부가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용의자가 이미 몇 년 전 아프가니스탄을 다녀온 이후 급진적 성향으로 바뀌었다는 설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자생이든 아니든 IS가 버젓이 존재하는 한. 지구상의 멀쩡한 젊은이들이 어느 날 갑자기 성향이 돌변해 이번 테러와 같은 악행을 얼마든지 자행 할 수 있는 일이다. 국제사회는 속히 힘을 모아 IS 본거지 퇴치를 서둘러야 한다. 지금 호미로 막을 것을 훗날 가래로 막을 것인가. juyoung@koreatimes.com

<여주영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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