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생명, 건강, 가족!

2016-09-17 (토) 김명욱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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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게 무얼까. 우선순위 첫 번째는 생명이다. 생명이란 목숨으로 살아있음을 의미한다. 자신에게 부어진 생명, 우주하고도 바꿀 수 없다. 인식론의 입장에선 자신의 인식이 있기에 사물을 판단하고 느끼고 살아간다. 살아감과 동시에 자기 밖의 세계를 인식하고 우주도 자신이 있음으로 인해 존재하게 된다.

그러기에 나란 존재가 이 땅에 존재하지 않는다면 나에 한해서는 우주도 만물도 존재하지 않게 된다. 왜냐하면 내가 없는데, 즉 자신의 인식이 없는데 무엇을 느끼고 감지할 수 있겠는가. 없다. 불교에서 설파하고 있는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은 철저히 인식론적 해석에 근거해 자신의 존재함을 깊이 평가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세상에서 두 번째로 중요한 건 무얼까. 건강이다. 이런 말이 있다. 재산을 잃으면 조금 잃는 것이요, 명예를 잃으면 많이 잃는 것이요, 건강을 잃으면 전부를 잃는 것이라고. 이 말은 잃어버린 재산과 명예는 다시 회복시킬 수 있지만 잃어버린 건강은 다시는 회복할 수 없음을 뜻한다. 건강은 생명과 직결되기에 중요한 거다.


대통령이든 뭐든 건강해야 할 수 있다. 지난 9월11일, 뉴욕에서 9/11추도행사에 참석했던 힐러리가 휘청거리며 차량에 실려 가는 장면이 영상을 타고 온 세계에 뉴스거리로 전파됐다. 힐러리 대변인은 힐러리가 더위를 먹었다고 해명했다. 힐러리는 9월5일,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연설에서도 연신 기침을 하여 도마 위에 올랐었다.

대선을 눈앞에 둔 힐러리와 트럼프. 트럼프는 이 때다 하고 힐러리의 건강 상황을 들어 마구 공격하고 있다. 좀 야비하다. 애초 민주당에선 프럼프가 대선 후보가 되면 가장 안심할 후보로 점쳤었다. 그리고 트럼프가 대선후보가 됐다. 힐러리는 어부지리로 대통령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고 생각했을 거다. 그런데 상황이 달라졌다.

트럼프가 어부지리로 대통령이 될 상황이 전개될 수 있기에 그렇다. 이유는 힐러리의 건강상태가 안 좋아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힐러리는 1998년 오른 다리에서 혈전이 발견됐고, 2009년 다리에서 두 번째 혈전이 발견됐다. 그리고 3년 뒤인 2012년 그녀의 두개골에서 혈전이 발견된 적이 있다. 이때는 회복하는데 6개월이나 걸렸다.

혈관 속 시한폭탄이라 불리는 혈전은 혈액이 뭉쳐서 생기는 덩어리다. 혈전은 온 몸을 돌아다닌다. 그러니 혈전이 뇌를 침입했을 때는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 난감해진다. 4년 전 그녀의 두개골에서 혈전이 발견됐던 때, 다행히 회복됐지만 이번 그녀의 어지럼증이 그 때의 후유증이 아니라 할 수도 없다. 힐러리의 건강쾌차를 바란다.

세 번째로 세상에서 중요한 건 어떤 것이 있을까. 가족인 것 같다.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살아가는 싱글 족에게도 가족은 있다. 누구냐, 그들의 부모다. 또 부모와 멀리 떨어져 살거나 돌아가셨을 때에도 그들은 가족을 둔다. 애완동물이다. 개나, 고양이 같은 반려동물이 그들의 가족이 되어 희노애락(喜怒哀樂)을 같이 하며 살아간다.

일상의 생활을 공유하는 이들을 가족이라 한다. 형제자매와 자식도 가족이지만 이들은 언젠가는 떠난다. 결국 남는 건 부부다. 가끔 길을 걷다가 노부부들이 서로 손을 잡고 길을 걷는 모습을 본다. 너무나 보기 좋다. 느릿느릿 둘이서 걸으며 서로 의지하는 그 모습 속에서 가족의 의미와 중요함을 생각하게 된다.

늙어 임종을 지켜줄 사람 역시 가족이다. 자신의 삶을 마감하는 시간에 같이 있어 줄 사람, 가족밖에 누가 있겠는가. 미운정, 고운정이 다 들어 있는 가족. 힘들 때 마다 기댈 수 있고 함께 기뻐하고 함께 슬퍼할 수 있는 가족이 있음에 아무리 어려운 일을 만나도 극복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음이 가능케 될 수 있다.

생명, 목숨. 우주의 가치와 맞먹는 비중의 우리들 자산이다. 그러니 자신을 과소평가하지 말라. 건강. 대통령도 건강해야 한다. 힐러리의 건강이 좋아져 트럼프와 멋있는 대결을 펼치기 바란다. 가족의 중요함, 설명이 필요 없다. 이 외에도 중요한 건 많다. 돈도 있고 사랑도 있다. 그래도 생명, 건강, 가족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김명욱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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