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on Koetge (1940- )
▶ 임혜신 옮김
일리노이 주 축제 때, 5불을 받아 쥔 나는
마음대로 시가를 돌아다닐 수 있었다. 솜사탕은
원치 않았고 핫도그도 원치 않았고 프랜치 홀리쇼를 보기엔 너무 어렸었다;
그런데 한 아이가 커다란 팬다를 안고 다니는 것을 보았다.
그 팬다는 신처럼 보였다, 다른 모든 상품들이 기도를 올릴,
물론 돈을 다 잃었고, 아무것도 따지 못했다.
그런데 어깨를 늘어뜨리고 돌아다니다가 문득
그 아이가 텐트 사이로 사라지는 것을, 그리고는
반백의 상인에게 다가가
팬더를 돌려주고 돈을 받는 것을 보게 된 것이다.
예민한 아이, 자라서 시인이 될,
계집애 같기도 한, 나는 그만 울음을 터뜨렸다.
경찰은 부모 잃은 어린이 센터로 나를 데려갔고
쿠키 따위는 쳐다보지도 않고
아이들 중에서 제일 큰 소리로 울었다.
부모님이 찾아왔을 때, 이미 신열이 올라있었고
돌아오는 길에 스피드 티켓을 받고
넌더리를 내던 아버지는,
그게 다 나 때문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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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를 따라 축제에 갔다가 장사치에게 속아 돈을 잃고 마음에 큰 상처를 받았던 어린 시절의 기억이다. 애초에 있지도 않은 팬더곰을 따보려고 가진 돈은 다 써버린 소년은, 그것이 장사치의 사기였다는 것을 알고는 배신감에 완전히 무너져 내렸던 것이다. 막무가내 울어대며 고열을 앓는 소년을 어른들은 이해할 수 없었을 것이다. 재미있는 일화 속에 사회비판과 더불어 눈먼 열정과 집착과 배신 등이 얼크러진 인간세상의 축소판이 보인다. 시 제목이 저 유명한 REM의 노래 제목과 같아서 더 맛이 나는 시다.
임혜신<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