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일부 병원의 아쉬운 서비스

2016-08-26 (금) 김소영/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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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의 눈

어떤 비즈니스이건 손님이 많을수록 많이 번다. 그리고 손님이 지불하는 돈이 많을수록 수입이 늘어난다. 병원에게 손님은 환자다. 그리고 환자들이 내는 진료비는 병원의 수입이 된다. 이래서 일까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는 환자를 간혹 ‘돈’으로 대하는 의사나 병원을 보게 된다.

일부이긴 하지만 어떤 경우 환자를 치료해야 한다는 의사의 사명감이나 책임감은 사라진 체 환자를 한낱 마케팅의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듯한 모습을 볼 때면 씁쓸한 마음을 숨길 수가 없다.

무엇보다 언어장벽으로 한인 병원을 많이 찾는 이민자, 특히 한인노인 환자들에게 막무가내로 나오는 병원들에 대한 제보를 들을때면 직접 나서서 따져주고 싶을 정도로 화가 날 때도 있다.


얼마 전 올해로 연세가 여든이라며 전화를 준 한 할아버지는 틀니가 맞지 않아 다시 제작해 달라는 부탁에 병원 측은 “메디케이드는 돈도 얼마 못 받아 내는데 그런 것까지 바라냐”며 “싫으면 다른 병원으로 가시라”는 핀잔만 받았단다.

또 한 50대 아주머니는 분명 자신이 가입한 보험을 취급한다고 해서 찾아간 뉴저지의 한 병원에서 진료 후 800달러가 넘는 병원비를 지불하라는 청구서를 받고, 병원에 어떤 이유인지 따져 물었지만 병원측은 막무가내였다.

아무래도 이런 상황에서 계속해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 입장은 ‘을’이 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상당수의 환자들은 별다른 항의도 못한 체 병원의 요구를 들어주어야만 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그나마 이 아주머니는 “아무 말도 안하고 있으면 병원의 횡포가 계속될 것”이라며 병원이나 의사에 대한 불만 신고를 접수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었다.

기자도 이번 일을 계기로 병원이나 의사에 대한 불만신고를 접수하는 곳을 찾아봤다. 각 주의 소비자보호국, 의료 조사 위원회 등 몇 군데가 검색됐다. 그러나 이 아주머니와 같이 부당한 대우에 대해 직접 싸울 생각을 하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더구나 모든 의사소통을 영어로 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민자들은 더욱 불리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김소영/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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