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세종을 마음에 품다

2016-08-20 (토) 원혜경 한국학교 교장/ 버겐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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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은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고 위대한 인물로 꼽고 있다고 한다. 내 삶의 주춧돌인 세종대왕을 지난 6월 재외동포재단 교장 초청연수를 통해 다시금 마음에 새기게 되었다. 연수과정 중에 여주에서 만난 박현모 교수님의 설명을 들으며 세종대왕릉 탐방학습을 통하며 한글교육에 종사하고 있는 내 자신이 정말 자랑스럽고 보람이 되었다.

여주 생가 툇마루에 앉아 어린 세종을 만났고 또 왕의 숲을 거닐며 백성을 사랑하고 백성의 안위를 위해 고민하며 외로웠을 세종을 만나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무더운 날씨로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혔지만 숲을 걷고 있던 세계 24개국에서 오신 49명의 교장선생님들의 마음에도 시원한 바람이 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숙소는 온통 교장선생님들의 환한 미소와 함께 한글학교의 앞날과 학생들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했었다.

이번 여주 세종대왕릉 탐방학습을 통하여 백성의 글을 깨우치게 하시느라 훈민정음을 만들어서 지금까지 우리의 글을 가질 수 있게 하고, 그 외 과학과 음악에도 많은 업적을 쌓으신 세종을 더욱 더 사랑하게 되었다. 그리고 세종을 마음에 깊게 품게 되었던 것도 한글교육과 한국인으로서 자긍심을 어린 학생들에게 심어주며 한글교육에 봉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때때로 쉽지 않은 한글교육의 봉사자로서 지치고 힘들 때도 있었는데 이번 교장 초청연수 환영사에서 전 조규형 이사장께서는 “해외에서 우리의 얼을 지키는 것은 독립운동과 같습니다. 여러분은 독립투사입니다”라고 말씀 하셔서 정말 큰 위로와 힘을 얻고 왔다. 그래서 그런지 이번 덴버에서 개최되었던 재미한국학교연합회 학술대회에서 애국가를 4절까지 부르는데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리는 것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괴로우나 즐거우나 나라 사랑하세~’ 무엇이 이렇게 가슴을 울컥하게 만들고 있는지 모르겠다. 나라를 떠나 살면 다 애국자가 된다더니 고국의 불편하고 마음 아픈 소식을 접할 때마다 얼마나 가슴이 저려오는지 모르겠다.

타국에서 살아가는 우리 이민자의 삶은 정말 숨 가쁘고 전쟁과도 같은 삶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 2세 아이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어 하나로 뭉칠 수 있는 힘을 키워주기 위해서라도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보급하고 가르치는 일은 우리 한글학교 교육자들의 사명과도 같은 것이라 생각한다.

요즘은 한글학교도 많고 여름방학이면 한국방문도 늘어서 많은 학생들이 한국어를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학교는 단지 한글만 배우기 위한 학교가 아니고 한국문화와 정신을 배우고 익혀서 차세대 모든 청년들이 이중언어를 사용하는 민간 외교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2세들의 교육을 위해 애쓰고 있는 한국학교에 학부모님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필요로 하고 있다.

지금도 곳곳에서 한글교육과 한국문화와 정신을 가르치느라 애쓰시는 한국학교 선생님들께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하며 나 또한 더욱 열정을 갖고 한국학교를 이끌어 가야겠다고 다짐을 해 본다. 대한민국 만세!

<원혜경 한국학교 교장/ 버겐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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