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세계를 놀라게 하는 한국 스포츠

2016-08-17 (수) 여주영/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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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2년 FIFA 월드컵때 그 누구도 알지 못했던 축구변방국 한국에서 기적이 일어났다. 당시 히딩크 감독은 “한국축구가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예측대로 한국축구는 실제로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이루어 세계가 깜짝 놀랐다. 이는 한국선수들이 죽어라 뛰며 그라운드를 누비고 또 누비면서 유럽의 강호인 포르투갈과 이태리, 스페인을 차례로 이겨낸 결과이다. 이로 인해 한국선수들은 히딩크를 세계 유명 축구감독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이때 한국 국민들은 모두 붉은 티셔츠를 입고 “대한민국 짝짝짝” “오 필승 코리아! 오오레 오레...”를 소리 높여 외쳤고, 전국민이 길거리로 뛰쳐나와 우렁찬 목소리로 대한민국을 연호하며 한마음 한 뜻으로 뭉쳤다. 그 때 그 모습과 함성이 아직도 귀에 들리는 듯하다. ‘조용한 아침의 나라’ 한국이 지닌 저력과 위상을 세계에 알린 것이다.

세계인은 이를 경이의 눈으로 변방의 작은 나라 한국의 숨은 힘을 또렷하게 바라봤다. 앞으로 얼마든지 세계를 이끌어갈 수 있는 당찬 한국인의 힘을 지구촌에 알린 소중한 기회였다. 심지어는 북한에서까지 남한의 쾌거를 보고 “남조선이 해냈다”고 격찬했을 정도이다.


1997년부터 거의 4년간 IMF로 나라경제가 깊은 침체의 늪에 빠져 허덕이고 있을 때 이러한 결과는 축 처진 국민의 사기에 엄청난 힘을 불어넣어 주어 국가의 위기를 국민의 힘으로 당당하게 막아내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후 2012년 영국에서 개최된 런던올림픽에서도 축구 신화는 계속 이어졌다. 이때 경기에서 한국선수들은 축구강국인 영국과 1대1 막상막하의 무승부 상태로 승부차기까지 가서 영국을 통쾌하게 꺾어 기적의 4강 신화를 이루고 일본과의 3,4위전에서 또 일본을 이겨 동메달을 온 국민의 목에 걸어주었다. 한국선수들의 이러한 쾌거는 분단의 뼈저린 아픔과 36년간 일제치하의 압박에서 설움 속에 지냈던 한민족의 뼈아픈 한과 응어리를 말끔히 씻어주는 청량제가 되었다.
이번 리우 올림픽에서도 한국 축구선수들은 혼신의 힘을 다해 강호인 독일과의 접전에서 3대 3 무승부를 기록하고 멕시코를 1대 0으로 꺾고 8강에 진출, 축구강국의 힘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한국국민의 염원이던 4강 진출의 꿈은 물 건너갔다. 하지만 변방 한국축구의 지난날을 생각하면 이 정도도 대단히 우수한 성적이다. 앞으로도 조금만 더 노력하면 얼마든지 4강 신화, 아니 메달도 딸 수 있는 한국축구의 힘과 잠재력을 전세계에 충분히 보였다.
이는 축구뿐만이 아니다. 기대보다는 미흡하지만 그래도 금, 은맥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는 한국선수들의 실적이 이를 입증한다. 서구선수들의 독무대나 다름없는 종목 펜싱 에페 개인전에서는 한국선수 박상영이 기적의 금메달, 장혜진과 구본찬이 양궁 남녀 개인전을 비롯 전 종목에서 금을 싹쓸이해 한국양궁의 새 역사를 썼다. 또 진종오가 사격에서 금빛 방아쇠를 당겼으며 사격에서는 김종현이 은메달, 유도에서는 곽동한이 동메달을 거두는 수확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 정도만도 가난과 기근에 찌들었던 한국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는 기적이 아니고 무엇인가. 이런 저력을 바탕으로 이미 한국은 스포츠뿐 아니라 IT, 자동차, 선박제조 등을 비롯 드라마, 영화, 노래 등의 한류열풍을 일으키면서 세계인의 조명을 받고 있다.
이미 한국은 지난 88 서울올림픽때 금메달 12개 획득으로 세계 종합순위 4위의 경이로운 성적을 거둔 바 있다. 세계로 얼마든지 뻗어나갈 수 있는 막강한 힘과 저력을 유감없이 보인 한국의 실력이다.

리우에서 이 만큼의 실적은 거두지 못하고 있지만 그래도 국가를 대표해 혼신을 다해 뛰고 있는 한국선수들의 모습은 자랑스럽다. 그대들이 있어 힘들고 어려운 이 시기에 우리는 용기와 힘을 얻는다. 고맙고 장한 한국선수들 파이팅!
juyoung@koreatimes.com

<여주영/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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