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Dragons Head, 가파르게 함몰된 계곡 능선, 오싹한 전율이 밀려와

2016-08-12 (금) 재미한인산악회 정진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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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주변에서 “이렇게 더운 날에도 산에 갑니까?” 라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있다. 그러나 실상은 요즘처럼 날씨가 덥고 일조시간이 긴 여름철이 되려 우리 남가주에서는 고산 등산을 하기에는 참 좋은 시기라고 할 수 있으니, 고도가 높아 질수록 기온이 낮아지기에, 오히려 시원한 대기속에 길어진 낮시간을 이용하여 긴 거리를 걸을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우리 남가주에서 가장 높은 산인 Mt. San Gorgonio(11,503’ )에서 멀지않은 곳에 있는 고봉인 Dragons Head로 여러분을 안내한다. 고국의 제주도에 있는 용두암이라는 이름의 돌출된 화산석을 떠올리게 하는 이름인데, 이 DragonsHead는 규모가 꽤 큰 하나의 엄연한 산봉우리여서 ‘용두봉’이라고나 해야맞겠다.

이 봉우리를 오르는 루트로는 북동쪽의 Fish Creek Trail을 이용할 수있으나, 현재는 2015년에 발생했던 산불로 이 루트는 출입이 금지되고 있는 바, 오늘은 바로 이 봉의 남쪽에있는 Mill Creek에서 시작하여 VivianCreek 과 High Creek 을 경유하여 북쪽으로 올라가는 Vivian Creek Trail을 이용한다.


왕복 17마일에 순등반고도가 6200’가 되는 힘든 산행이지만, 보통왕복 10시간 내외를 잡으면 되므로, 요즘같이 일조시간이 긴 하절기에는,이른 아침에 산행을 시작하면 해가지기전에 왕복산행을 충분히 마칠수 있다.

<등산코스>
동쪽으로 나 있는 Trailhead를 통과하여 도로를 따라 0.5마일 정도를 가면, 왼쪽의 Mill Creek 하상으로 내려가도록 안내하는 표지팻말이 있다.

이곳에서 최단거리로 모래와 바위가 뒤섞여있는 70m 정도 너비의 하상을 건너 북쪽의 산기슭에 이르면 다시 등산로가 이어진다.

지금 건넌 Mill Creek은 이 지점에서 동쪽으로 약 3마일을 올라간 MillCreek Jumpoff Headwall(8,456’)이라고 불리는 곳에서 부터 발원하는데,서쪽으로 내려가면서 High Creek과Vivian Creek이 합류되어지고 또 FallsCreek, Alger Creek, Momyer Creek,Oak Cove Creek 등이 차례로 유입되어지면서 Santa Ana River의 큰 지류가 된다.

‘Valley of the Falls Road’라는 이곳의 길 이름은 이 Mill Creek의 중간중간에 여러 폭포들이 있기 때문에 지어진 것이겠는데, 이 Mill Creek이야 말로 Sierra Nevada를 연상시키는험준한 산세를 지닌 Yucaipa Ridge를 오랜 세월에 걸친 꾸준한 침식작용을 통하여 마침내 San Bernardino Ridge로 부터 분리 독립시켜낸 물줄기라고하겠다.

이제부터의 등산로는 한동안은 대체로 서북방향으로 지그재그 형태를 그리며 가파르게 올라가는 모양이 된다. 그래서 이 Vivian Creek등산로는 초반부터 힘을 빼게 하는 힘든 코스라는 것이 Hiker들의 중평이기도 하다.

등산시작점에서부터 대략 1마일을온 지점에는 Wilderness 구역의 시작임을 알리면서 퍼밋없는 등산을 경계하는 표지판을 만나게 된다. 잠시 후에는 길이 오른쪽으로 굽어지며 다소 완만한 내리막길에 접어 들게 되고 곧 하나의 물줄기를 만나게 된다.


이것이 바로 Dobbs Peak(10,459’)의 남쪽 면과 그 주위로 내리는 비와 눈이 한군데로 모아져 흐르는 VivianCreek이다.

약 1.2마일을 온 지점(7,200’)의 이Creek 주변에는 여러 개의 자리가 있는 Vivian Creek Trail Camp가 있다.

이곳에서 동쪽으로 나아가는 등산로 주변에는 놀라움을 금할 수 없을 만큼의 장대한 거목들 아마도 IncenseCedar 와 Ponderosa Pine이 하늘을 떠받치듯 군데군데 서 있어, 이산이 결코 범상치 않은 정기를 지닌 신령한 산임을 알아차리게 한다.

`대략 3.5마일의 거리에 이르면 HalfWay Trail Camp(8,000’)임을 알리는 팻말이 있다. 1박2일 이상의 일정으로 산에 오르는 사람들이 산행도중에 이용할 수 있는 곳으로, 역시 VivianCreek이 지나고 있는 야영지이다.

이에서 더욱 동쪽으로 걸음을 옮겨가면 북서쪽으로 진행방향이 바뀌면서 Switchback 의 형세가 되는데, 전체적으로는 Dobbs Peak의 남쪽 기슭을 따라 서서히 고도를 높이며 나아가는 형국이다. 등산로 주변과 온 산비탈에 빈 곳이라고는 단 한뼘도 없도록 꽉 들어찬 Chinquapin, Buckthorn,Willow 등의 관목들이 빚어내는 짙은 푸르름과 연한 내음이 마냥 풋풋하고 싱그럽다.

약 5.8마일 지점에 이르면 ‘HighCreek Trail Camp’ (9,440’)라는 표지판이 있다. 남가주의 제 2봉인 JepsonPeak(11,205’)의 남쪽면과 East DobbsPeak(10,500’)의 동쪽면으로 떨어지는 비나 눈이 모여진 맑고 차가운 물의 흐름이다. 백두산 정상보다 더 높은 곳을 흐르는 물길이라 High Creek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게 됐을 터인데, 이 물은 Vivian Creek과는 별도로 이곳에서 1마일쯤을 더 흘러내린 후에 Mill Creek상류로 유입되어진다.

일년내내 흐름이 마르지 않고 주변산세도 아름다와, 적지 않은 하이커들이, 고도적응을 하고 기력도 충전할겸 이곳에서 1박을 하고, 이른 새벽에 일어나서 Mt. San Gorgonio 정상에 도전하는 중간 쉼터로 애용하는곳이다. 우리는 이 냇가에서 잠시나마 쉬어 가는 것도 좋겠다.

길은 이제 동쪽을 가로막고 있는 산줄기의 능선을 향하여 지그재그로 올라간다. 소나무 숲이 울창하다. 반마일쯤을 오르다보면 어느덧 능선 위(10,000’)에 올라서게 되는데, 동남쪽으로 Palm Springs에 있는 Mt. SanJacinto의 웅장하고도 아름다운 자태가 처음으로 한눈에 들어오고, 북쪽으로는 이렇다할 초목이 없이 밝고 환한 맨 몸의 Mt. San Gorgonio정상부위가 약 2마일 정도의 거리를 두고 눈에 들어온다.

여기서부터는, 아직은 울창한 송림을 이루고 있는 산줄기의 등산길을 따라, 북쪽방향으로 올라가게 되는데, 사람에 따라서는 쉬 피로를 느끼거나 속이 메슥거리는 등의 고산증을 경험하기도 한다.

오래지 않아 귀티나는 아름다운 소나무숲이 다하고, 맨 살을 드러낸채, 평평하면서 넓은 11,000’내외의 고지대에 이르게 된다. 수목 성장 한계선을 넘나드는 지역이라서겠지만, 매마른 땅에 바짝 깔리듯 낮게 자란 식물들이 거친 돌덩이와 모래뿐인 지면에, 마치 사람의 피부에 점이 박히듯, 띄엄띄엄 달라붙어 있을 뿐, 황량하고도 텅 빈 또 다른 세계의 특이한 풍경을 이루고 있다.

Dollar Lake를 경유하여 서쪽에서 올라오는 San Bernardino PeakTrail(1W07)이 합쳐진다. 대략 8마일을 온 지점이다.

다시 0.25마일을 지나면 오른쪽에서 올라오는 Sky High Trail 이 합류되어지는데, 여기서 계속 직진하면 Mt. San Gorgonio의 정상까지는 반마일이 채 안될만한 짧은 거리로 오르게 된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에서 오른쪽의 Sky High Trail을 택한다. 한동안 남쪽으로 완만히 내려가던 길이 동쪽으로 꺾이는 고도 11,160’ 지점에 이르면 이제는 등산로를 버리고 남쪽으로 향한 등산로가 없는 급경사의 비탈을 내려간다.

500’쯤의 고도를 내려가면 DragonsHead의 Saddle에 이르게 된다. Saddle에서 바라보이는 DragonsHead 봉은 왼쪽 절반은 깊은 아래계곡으로 완전히 무너져 내려 사라지고, 오른쪽 절반만 겨우 남아있는 모습이다. 남서쪽의 능선을 따라 정상에 오른다. 오르는 것은 전혀 어렵지 않으나 가파르게 함몰된 계곡 아래를 바라보면 두려움에 오싹한 전율이 밀려온다. 드디어 정상에 선다.

전망이 좋다. 동쪽 가까이 부드럽게 둥그스럼한 곡선을 그리는 커다란 산이 Bighorn Mountain(10,997’)이다. 이산의 서북쪽에 있는 Tarn쪽에서 이곳 Dragons Head의 봉우리를 쳐다보면 마치 뱀이나 용의 머리를 닮은 모습으로 보인다고 한다. 약간 멀리 남쪽으로는 Mt. San Jacinto(10,834’)의 자태가 밝고도 아름답다. 교태를 지으며 은근한 추파를 보내오는 여인처럼, 정교무비한 장인이 정성껏 깎아낸 조각품처럼, 무딘 산객의 마음마저도 짐짓 잡아끄는 그런 매력적인 환한 아름다움이다.

<가는 길>
Fwy10을 타고 동쪽으로 가다가, San Bernardino를 지나서 SR-38의 출구인 Orange Street으로 나온다. 출구로 나와서 직진으로 1블럭을 더 지나면 Orange Street이 된다. LA 한인타운에서 약 69마일이 되는 지점이다.

여기서 좌회전 하여 0.5마일을 가면 Lugonia Ave가 나오는데 SR-38을 겸한 길이다. 우회전하여 8 마일을 가면 오른쪽 길변에 MillcreekRanger Station이 보인다. 여기서 계속SR-38 을 따라 직진으로 5마일을 더가면 Valley of the Falls Road가 오른쪽으로 나 있다.

이 길을 따라 4.25마일을 가면 왼쪽으로 Big Falls Parking이 나온다.

LA 한인타운에서 약 88마일의 거리가 되는 지점이다. 이곳에 주차를 하고 주차증을 차안에 잘 걸어둔다.

310-259-6022

<재미한인산악회 정진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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