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교도소에 자식을 둔 한국의 부모님들은 제게 연락하세요.”
아둘람 재소자선교회 정미은(68•사진) 대표는 남편 임정수(69)씨와 함께 현지 교도소를 찾아다니며 한인 재소자들을 위로하고 아픔을 함께한다. 1999년 사비를 털어 선교회를 설립하고는 17년째 이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억울한 재소자의 무죄 증명을 위해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석방을 위한 서명운동도 전개한다. 한인들 사이에서 정씨는 ‘미주 한인 재소자들의 어머니’로 불린다. 한국 정부도 그의 숨은 공로를 인정해 2011년 대통령 표창을 수여했다.
일가친척 한 명 없는 미국 교도소에 자식을 보내놓고 가슴을 쓸어내리며 걱정하는 부모를 찾아가 “잘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말 한마디를 전하기 위해 매년 한차례씩 한국을 찾는다.
부산에서 태어나 성장한 정씨는 남편과 인테리어업을 하다 자녀 교육을 위해 1995년 8월 도미했다. LA에 정착한 그는 봉제공장에 다니며 자식 뒷바라지를 했다. 그러면서 틈날 때마다 남편과 함께 LA 카운티 구치소에 갇힌 한인 수감자들을 찾아다니며 이야기를 들어주고 용기를 주었다.
정씨는 미국에서는 한국처럼 봉사차원에서 재소자들을 보살필수가 없다는 것을 알고서 1997년 신학공부를 시작했고, 2년 뒤 선교 자격을 취득했다. 그리고 순수자비를 들여 ‘아둘람 재소자 선교회’를 열었다. 아둘람은 ‘은신처‘ ’피난처’라는 뜻이다.
그는 1999∼2011년 월∼목요일은 구치소, 금∼토요일은 교도소를 찾아다녔다. 출소한 20여명을 포함해 17년 동안 80여명을 돌봤다.
“감옥에 갇힌 그들에게는 저마다 사연이 있어요. 단지 살인자의친구라는 이유로 억울하게 잡혀50년형을 받은 한인도 있어요. 그들은 저를 기다립니다. 기다리는 그 눈동자를 떠올리면 게을리할 수가 없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