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화술의 대가

2016-07-27 (수) 강신용 CPA·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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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촌철살인이다. 세상에서 가장 많이 사용한 좋아하는 단어는 ‘사랑’이고 가장 많이 인쇄한 단어는 ‘Maid in China’라고 한다.

상사병에는 약도 없다지 않은가. 사랑에 죽고 사랑에 사는 쉽고도 어려운 사랑 타령이야 말로 백가쟁명의 본질이 아닌가 싶다. 사랑이란 한마디에 가슴속 깊은 곳에 촌철살인 같은 시퍼런 멍이 남는다. 하물며 정치인의 헛공약은 나라도 흔들린다.

선거철마다 세상이 백가쟁명으로 시끄럽다. 호떡집에 불난 것처럼제각기 잘났다고 언론마다 떠들어대는 현대판 백가쟁명이다.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의 대통령 선거후보가 선출되었다. 국민은 먹고살기 힘들다는데 대통령 후보는 이민자가 싫다고 대놓고 말한다. 술잔을 기울이며 과거는 아름답고 미래는 어렵다고 정치를 안주 삼아 한마디씩 거든다.


직업상 듣기보다는 말을 더 많이하는 편이다. 대화법의 기본은 말이 하나라면 듣기는 두 배로, 그리고 맞장구는 세배라고 한다. 혹시나 난체하지나 않나 주의한다. 가끔 생방송으로 세금에 대해 말하는 경우가 있다. 어디서 누가 듣는지도 모르는 고객을 위해 일방통행을 한다. 무엇을 어떻게 알려주면 조금이라도 희망이나 위로가 될까 준비한다.

창조주가 사람의 입은 하나만 만드셨다. 두 눈 두 귀로 똑바로 보고듣고 생생한 두 손발로 세상을 경험해도 귀의 일을 입놀림보다 중히여겼나 보다.

웅 변 은은이요 침묵은 금이다. 연설로 오마바 대통령도 50이 되기 전에 세계의 대통령이 되었다. 무슨 말이든 앞뒤가 척척 들어맞는다. 그의 대통령 후보 연설에서 청년들은 너도나도 감명을 받았다. 예전에는 침묵하는 이가 지혜롭다고 했다. 남의 말을 경청하는사람이 때로는 좋다. 적당한 맞장구와 유머러스한 대답으로 이야기하는 보기에 좋다. 적당한 품위로 아름답게 나이 먹는 침묵은 순금과같다.

나이가 50이면 지천명이라는 게공자 말씀이다. 겨우 세상을 알고하늘의 뜻을 알만한 나이가 50대다. 50마일로 달리다 보니 벌써 의도하지 않은 퇴출의 길목에 내몰리기 시작한다. 50대의‘ 젊은 늙은이’가 폐품 창고에 넘쳐난다. 쓸 만한 재생품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 저승길 탈출처럼 어렵다. 인간을 위한 인간에 의한 영리한 컴퓨터가 일터를 지배하기 시작한다.

인공지능으로 무장한 스마트폰은세상의 온갖 정보를 넘치도록 담고 있다. 웃고 즐기는 희로애락이 컴퓨터 전화 속에 모두 입주해있다. 하늘로 승천하는 약관의 천재앞에 지천명의 나이는 갈 길을 헤매고 있다.

잡으면 놓기 싫은 것이 마이크하고 권력이라던가. 연설과 설교는 9분이 가장 좋다는 글을 읽은 적이있다. 단 3분간의 링컨 대통령의 게티즈버그 연설은 미국 역사상 가장위대한 연설이자 가장 많이 인용된다고 한다. 예를 들고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한 시간짜리 연설은 은값에도 못 미친다. 신변잡기 신세타령이 마이크로 홀을 가득 메울 때 하품소리와 지방방송이 더욱 심란해진다.

맞장구 대화 속에 기쁨이 자란다. 삶의 경륜이 놓아지면 할 말이 많은 것은 당연하다. 나이 들어 적당히 존경받는 두 가지 대화법이있다.


하나는 잔소리하는 입은 닫고(Shut Up) 말 대신 박수로 대신하고 둘째는 Cheer Up으로 밝고 유쾌한 분위기를 유지하는 일이다. 잘하는 말보다 알아듣는 귀가 보배 같다.

주고받는 대화 속에 미소가 안개처럼 피어난다.

품안에 아이가 엄마랑 얘기한다.

아이의 천진난만한 얼굴 속에 천사가 있다. 천사를 안고 엄마는 신바람이 난다. 아이가 엄마라고 부를때까지 3,000번을 되새긴다고 한다. 아이의 눈 속에 귀 속에 핏속에 엄마의 사랑이 넘쳐흐른다.

우리는 천사였고 천사를 키운 부모이다. 사랑이 넘친 말이야말로 대가의 알파와 오메가이다.

<강신용 CPA·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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