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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니, 치약으로 닦으면 안 돼요

2016-07-19 (화)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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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명 중 7명‘잘못된 관리’

▶ 입 속 염증이나 세균감염, 폐렴ㆍ당뇨병까지 유발

한국 내 틀니 인구는 400만 명으로 65세 이상 인구 2명 가운데 1명 꼴(45.7%)로 하고 있다.

틀니는 상대적으로 싸고 치료기간이 짧은 것이 장점이지만 질기거나 단단한 음식을 씹기 힘들고 식사할 때 잇몸이 아플 수 있다.

또한 틀니는 1주일에 2~3회 세정제로 소독하고, 2~3년에 한 번 수리해야 하며 7~10년을 주기로 바꿔야 한다.


그런데 틀니를 잘못 관리하면 입 속 염증이나 세균감염 등으로 구강건강을 해치고 심하면 폐렴과 당뇨병까지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구강보건협회는 지난해 서울 및 4대 광역시(부산 대구 광주 대전)에서 60세 이상 틀니 사용자 500명을 대상으로 틀니 관리실태를 조사한 결과, 10명 중 7명은 잘못된 틀니 세정법을 고수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자의 44.2%(221명)는 치약으로 틀니를 관리하고 있었고, 흐르는 물에만 헹구는 비율이 24.8%(124명)로 뒤를 이었다. 심지어 소금물에 담가 관리한다는 경우도 6.4%(32명)였다.

허성주 대한치과보철학회 회장은 “틀니는 대부분 레진 재질이라 강도가 자연 치아보다 약해 치약으로 닦으면 연마제 성분에 의해 표면에 금이 가고 마모현상까지 일어날 수 있다”며 “취침 전에는 반드시 틀니를 빼고 세척할 때는 부드러운 틀니용 솔로 문지르며 물로 충분히 헹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틀니는 오랫동안 착용하면 잇몸에 부담을 줄 수 있어 수면시간 동안에는 제거하는 게 바람직하다. 수면 중에는 침 분비가 줄어 구강 내 세균이 증가하는데, 이때 틀니를 끼고 자면 혀나 틀니에 더 많은 플라크가 끼게 되고 틀니 구취뿐만 아니라 잇몸 조직에 손상이 온다.

김성균 관악서울대치과병원 원장은 “틀니 사용자는 잠자기 전에 틀니를 구강에서 빼고, 식사 후 입안을 씻고 틀니도 주방용 세제 등을 부드러운 틀니용 솔에 묻혀 문지르고 물로 충분히 세척해야 한다. 마모제가 들어간 치약은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틀니는 2012년 7월1일 75세 이상 고령인에 대한 레진상 완전 틀니가 보험급여로 전환된 이후 2013년 7월1일 75세 이상 레진상 부분틀니, 2014년 7월1일에는 임플란트가 75세 이상 고령인을 대상으로 2개에 한해 급여 적용됐다.

특히 2015년 7월 1일부터는 완전 및 부분틀니, 임플란트 급여 적용대상이 75세에서 70세로 하향 조정됐고, 2016년 7월 1일부터 65세 이상으로 그 대상범위가 확대됐다. 이에 따라 대한치과보철학회는 이 날(7월 1일)을 기념해 ‘틀니의 날’로 지정했다.

음식물을 잘 씹으면 소화기관에 부담을 줄여 위장건강을 유지할 수 있고, 씹는 운동을 통해 뇌로 가는 혈류를 늘려 나이가 들어도 학습과 기억을 담당하는 기관의 퇴행을 방지해 치매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타액의 분비가 늘어나 오래도록 풍부한 맛을 느낄 수 있고, 씹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가 크게 해소된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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