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생각의 힘

2016-06-25 (토) 김명욱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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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생각이란 밑도 끝도 없다. 한 마디로 무궁한 게 생각이다. 사전적 의미의 생각은 결론을 얻으려는 관념의 과정이요 목표에 이르는 방법을 찾으려고 하는 정신활동이다. 또 다른 의미엔 사람이나 대상에 대해 걱정하는 행위 역시 생각이요 사고(思考•thinking)도 생각에 포함된다. 생각의 범위는 바늘 끝에서부터 우주를 포함한다.

사람이 사는 동안 생각을 잘 가지느냐 못 가지느냐에 따라 사람의 생은 크게 두 갈래 길로 벌어진다. 흔히 말하는 긍정의 생각을 가지고 살면 늘 좋은 일이 앞에 놓이고 반대로 부정의 생각을 가지고 살면 좋지 않은 일이 앞에 놓이게 된다.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그런데 그렇게 되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경험을 통해 증명된다.

태국의 프로 여자골퍼에 주타누간(Ariya Jutanugan•21)이란 선수가 있다. 이 선수는 매번 우승을 차지할 수 있는 상황에서 패하곤 했다. 지난 4월에도 ANA 인스피레이션대회에서 3홀을 남기고 2타 차 선두를 달리다 3홀 연속보기를 하면서 역전패 했다. 주타누간은 ‘비전54’의 피아 닐슨을 찾아가 생각의 틀을 바꾸게 된다.


피아 닐슨은 아니카 소렌스탐을 가르친 코치로 그는 주타누간에게 먼저 잘 칠 수 있다는 생각의 상자를 만들고 그 다음에 플레이로 들어가라며 나쁜 샷이 생겼을 때에도 곧 잊어버리고 좋은 샷을 기억하라는 등 생각을 바꿀 것을 권했다. 주타누간은 이에 생각을 바꾸고 플레이를 한 결과 지난 5월에만 연속 3연패 우승을 차지했다.

사람의 생각이란 이렇듯 생각하기 나름에 따라 나쁜 결과와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 신기할 정도로 생각은 생각하는 사람의 행동과 행위, 더 나아가서는 그 사람의 생을 좌지우지 한다. 그러기에 혹여나 나쁜 생각이 들면 빨리 전환을 꾀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쁜 생각이 자신을 지배해 더 나쁜 결과로 행동을 유발시킬 수 있다.

친구 중에 아내를 잘 도와주는 한 사람이 있다. 그가 아내를 도와주는 것 중의 하나는 식사 후에 설거지하는 거다. 그 친구 왈, 어떨 때 설거지는 산더미처럼 쌓일 때도 있다. 그런 경우엔 선뜻 설거지를 할 생각이 들지 않게 되는데 생각을 바꾸면 설거지를 하는 게 즐거워진단다. 그릇 하나하나에 아내에 대한 사랑을 심는 거란다.

또 한 그릇 한 그릇 씻을 때마다 자신의 허물을 씻어낸다고 생각하면 설거지가 지루하지 않고 즐거워진다며 남자가 부엌에 들어가는 것이 미덕이 아닌 동양적 사고의 틀은 반드시 바꾸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런 것 같다. 남자가 해야 할 일과 여자가 해야 할 일이 구분된 것은 아니다. 설거지 남자가 충분히 할 수 있다.

인류문명을 창조한 동력은 생각이요 앞으로 살길도 생각하는 힘에 있다고 한다. 로댕의 조각 ‘생각하는 사람’을 상기하지 않더라도 인류는 생각을 통해 지금의 문명을 이룩해 냈다. 아라비아인들은 생각을 통해 1,2,3,4를 만들어 냈고 또 인류는 생각을 통해 컴퓨터와 인터넷을 개발해 지구를 1일 생활권으로 통일해 냈다.

톨스토이는 “사람들이 세상을 바꾸겠다고 생각하지만 아무도 자기 자신을 바꿀 생각은 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나폴레온 힐은 “황금은 땅 속에서 보다 인간의 생각 속에서 더 많이 채굴되었다”고 말했다. 또 존 맥스웰은 “우리가 생각을 제대로 변화시킬 때만 다른 것들이 제대로 나타나기 시작 한다”고 했다. 생각의 힘들이다.

올바른 생각만이 인류의 앞길을 구원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 아닐까. 그런데 사람만이 생각이 있는 건 아닌 듯싶다. 동물과 식물처럼 생명체를 가진 것들과 하늘과 산처럼, 비 생명체인 것들도 생각이 있는 것은 아닐는지. 그렇다면 우주도 생각하는 우주일 것이다. 우주는 지금 지구의 생태를 보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궁금해진다.

<김명욱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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