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헤밍웨이가 사랑한 쿠바, 나도 사랑하고 싶다…

2016-06-10 (금) 박평식(아주투어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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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평식(아주투어대표)의 세계일주 길잡이

헤밍웨이가 사랑한 쿠바, 나도 사랑하고 싶다…

쿠바의 수도인 아바나 거리 풍경. 건물과 자동차의 빈티지한 색감이 인상적이다.

1961년 단교 후 54년간 굳게 닫혀 있던 쿠바의 문이 다시 열렸다. 쿠바를 동경하던 전세계 여행자들의 희망과 기대는 상상, 그 이상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지난 3월 미셸 여사와 두 딸인 말리아와 사샤, 장모인 마리안 로빈슨과 함께 쿠바땅을밟았다. 미국 대통령의 쿠바 방문은 1928년 캘빈 쿨리지 대통령 이후 무려 88년 만이다. 그래서 미국에 남아있던 마지막 냉전 구도를 깨기 위한 역사적인 행보로 조명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쿠바 방문 이후 두 나라의 경제 관계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미국의 호텔과 항공사, 통신업체 등은 쿠바시장 선점을 위해 앞다퉈 나서고 있다.


‘아주투어’는 작년부터 쿠바 여행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해왔다. 필자를 포함한 경영진은 수차례 쿠바의도시들을 답사했고, 그 결실로 쿠바 특선·특가 상품을 출시했다. 오는 6월 28일(화)과 8월 31일(수), 단 두 차례만 떠나는 5박6일 랜드투어 상품이다.

필자가 정의내리는 쿠바는 시간 여행과 힐링 여행이 동시에 가능한 이색 여행지다. 음식과 치안 상태 모두최상이고, 쿠바에도 한류 바람이 불고 있어서인지 현지인들도 더할나위없이 친절하다. 올여름 출발하는 쿠바 여행에 조금 앞서 살사처럼 정열적이고 환상적인 쿠바의 매력을 지금, 소개한다.

▶아바나로의 시간여행
쿠바는 4천개 이상의 섬으로 이뤄져 있다. 크게 3 지역으로 나뉘는데, 서부 옥시덴테(Occidente) 지역에 수도 아바나(La Habana)가 있다. 쿠바여행의 시작도 이곳 아바나부터다.

아바나는 5백년 역사를 자랑한다.

공식 명칭은 산 크리스토발 데라아바나. 1519년에 건설되어 1607년에 쿠바의 수도가 되었다. 당시 아바나는남미에서 황금을 가득 싣고 스페인으로 향하던 상선들이 반드시 거쳐가던 항구였다. 무역이 활기를 띠면서도시는 점점 풍요로워졌지만 동시에 해적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해적이 들끓자 스페인은 해적의 습격을 대비해 아바나에 모로 요새와 까바나 요새를 건설했다.

그리고 1898년, 쿠바가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하면서 아바나는 또 다른 변화를 맞게 됐다. 자주 독립은 아니었다. 사실상 미국이 스페인으로부터 지배권을 넘겨받은 형태였다. 1920년대 미국 정부가 금주령을 내린 뒤 많은 미국인이 럼 주와 시가를 즐기기 위해 쿠바로 몰려들었다. 자연스레 아바나는 화려한 일탈의 도시가 되 어갔다. 1959년, 피델 카스트로와 그의 친구들이 혁명을 통해 아바나에 입성하기 전까지 말이다. 이렇게 우여곡절 많은 역사 때문인지 아바나는 전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문화와 풍경을 품고 있다.

스페인 통치 시대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올드 아바나에 발을 내딛는 순간, 오래된 무성영화의 주인공이 된듯한 착각에 빠지는 이가 비단 필자만은 아닐 것이다.


40~50년은 족히 돼 보이긴 해도 고급스럽고 멋이 깃든 ‘골동품급’ 자동차들이 아바나의 도로를 질주하며눈길을 사로잡는다.
헤밍웨이가 사랑한 쿠바, 나도 사랑하고 싶다…

쿠바의 명물인 클래식 자동차들이 지금도 쿠바의 온 거리를 내달리고 있다.


까삐톨리오, 플로리디타, 오비스포 거리, 플라사 까테드랄, 보데기타 델메디오, 암보스문도 호텔, 아르마스광장, 구광장, 산프란시스코 광장까지 아바나는 볼거리도 넘쳐난다. 중세 아바나의 흔적이 고스란히 응축돼있어 마치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묘한 기분에 젖어든다.

그중 ‘까삐똘리오(El Capitolio)’는 아바나를 찾는 여행자라면 반드시 기념사진을 남기는 장소다. 까삐똘리오는 스페인어로 시청사나 국회의사당 등 도시의 중심 건축물을 일컫는 말이다. 네오 클래식과 아르누보 양식이 혼합된 아바나의 까삐똘리오는 쿠바 전체에서도 랜드마크로 손꼽힌다.

워싱턴 국회의사당을 설계한 건축가가 1929년에 완성한 것이어서 미 국회의사당의 축소판이라 부르기도 한다. 돔형 지붕은 멀리서도 보일 만큼 웅장하다. 1층 로비 바닥에는 24캐럿의 다이아몬드가 전시돼 있다. 비록모조 다이아몬드이긴 하지만, 아바나에서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쿠바에서 거리를 재는 기준점이바로 이 24캐럿 모조 다이아몬드다. 옛 스페인식 건물들과 사회주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혁명 광장도 유명하다. 이곳에는 그 유명한 체 게바라를 위한 공간이 마련돼 있다. 혁명 전대통령 궁으로 쓰이던 건물을 혁명박 물관으로 개조해 체 게바라의 총과 책, 사진 등을 전시하고 있다. 내무부건물은 혁명 광장의 상징적 공간이다. 이곳을 방문한 여행자들은 체게바라의 뜨거운 기를 받으려는 듯 너도나도 기념사진을 찍는다. 필자 또한 예외가 아니다. 그리고 초상화 아래에 새겨진 문구를 따라 외쳐본다.

‘영원한 승리의 그날까지(Hasta La Victoria Siempre)!’ ‘말레콘(Malecon)’은 아바나의 또다른 명물이다. 말레콘은 베다도부터 올드 아바나까지 이어지는 해안 지역이다. 여름이면 제법 높은 파도가 쳐이따금 자동차도로를 덮치기도 한다.

평화롭게 바닷가를 거닐다가 생각지도 못하게 바닷물에 흠뻑 젖기도 한다. 그래도 마냥 즐거운 것이 쿠바 여행의 묘미다.

말레콘은 해가 진 뒤엔 더욱 매력적인 휴식처로 변신한다. 기타와 색소폰을 연주하는 악사들, 친구들과럼주를 나눠 마시는 청춘들, 함께 이야기꽃을 피우는 가족, 그리고 설렘 가득한 표정의 여행자까지, 모두가아늑한 말레콘의 밤을 만끽한다.

이제 아바나를 뒤로 하고 카리브의 작은 항구 도시인 ‘씨엔푸에고스’로 향할 차례다. 씨엔푸에고스는 체 게바라의 혁명 동지이자 친구였던 까밀로 씨엔푸에고스(Camilo Cienfuegos)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진도시다. 이곳에서는 프라도거리, 바에궁, 호세마르티 공원, 대성당, 토마스 테리극장, 시청사 등을 반드시 둘러봐야 한다. 이후 ‘론리 플래닛’이 선정한 최고의 관광도시 ‘트리니다드(Trinidad)’로 이동해 건축박물관, 칸찬차라바, 중앙광장, 산프란시스코, 산티시마교회, 수공예품시장 등 트리니다드의 명소들을 방문한다. 그리고다음 날은 체 게바라의 도시 ‘산타클라라(Santa Clara)’에서 맞이한다. 체게바라 기념관과 비달공원, 열차 전적지 등을 둘러보면서 여전히 쿠바에 살아 숨쉬는 체 게바라의 흔적을 쫓아보자.

▶카리브의 숨겨진 보석… 힐링여행
아바나에서의 시간 여행, 그 뒤를 잇는 것은 바로 온전한 힐링 여행이다. 다음 여정지는 카리브 해의 최고휴양지인 ‘바라데로(Varadero)’다. 바라데로는 마이애미에서 가까워서 미국 시대극을 보면“ 바라데로 가서 즐기자”라는 대사가 나올 정도로 유명한 휴양지였다.
헤밍웨이가 사랑한 쿠바, 나도 사랑하고 싶다…

에메랄드 바다와 설탕처럼 고운 모래사장을 품은 바라데로는 지상 낙원과도 같다.


바라데로는 쿠바의 두 얼굴을 여실히 보여준다. 세계적인 휴양도시인 이곳에는 내로라하는 최고급 리조트들이 몰려 있다. 20km에 이르는 맑고 고요한 코발트색 바다는 마치 초록과 파란 물감을 풀어놓은 듯하다.

여기에 설탕가루 같이 고운 모래사장과 운치있는 야자수, 초호화 리조트들이 어우러져 ‘여기가 정말 쿠바가맞나?’ 싶다. 그림같은 경치가 마음에 자유와 평화를 선물한다. 바라데로의 고급 리조트들은 올-인클루시브 형식으로 운영되어 투숙객들은 모든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또한 ‘까요’는 ‘작은 섬’을 의미하는 스페인어다. 쿠바에는 이 까요가 상당히 많다. 그중‘ 까요 산타마리아(Cayo Santa Maria)’는 바라데로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쿠바 최고의 휴양지다. 산호초가 아름다운 이곳은 이국적인 느낌을 물씬 풍기며, 해양스포츠를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여행 닷새째엔 그림같이 아름다운 카리브해에서 힐링을 만끽한 뒤 아바나로 귀환한다. 쿠바 한인 이민사의아픈 역사인 마탄사스 애니깽 추모비에 들러 그 의미를 되새기고, 헤밍웨이(Ernest Hemingway) 박물관 및 생가, 그리고 코히마르 투어 시간도 마련돼 있다. 쿠바에서의 마지막 밤은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에서 불태워보자. 환상적인 디너쇼를 즐기고 쿠바의 명물인 칵테일로 목을 가볍게 축일 수 있다.

▶헤밍웨이와 모히또
모히또는 영화 ‘내부자들’로 유명해진 칵테일이다. 안상구(이병헌 분)의 대사“ 모히또에 가서 몰디브나 한잔” 덕분에 말이다. 한데 모히또의 고향이 쿠바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몰디브도 좋지만 원조 모히또를 마시려면 쿠바로 가야 한다.
헤밍웨이가 사랑한 쿠바, 나도 사랑하고 싶다…

모히또의 고향은 쿠바다. 세계적인 작가 헤밍웨이가 즐겨 마셨던 청량한 빛깔의 모히또


“ 내 모히또는 라 보데기따(My Mojito in la Bodeguita)에서”는 헤밍웨이가 아바나의 레스토랑&바인 ‘라보데기따 델 메디오(La Bodeguita del Medio)’에 남긴 낙서다. 헤밍웨이가 한때 하루에 10잔 이상씩 마셨다는라 보데기따의 모히또는 3년산 럼주에 설탕 반 스푼, 라임과즙, 소다수, 얼음을 넣고 마지막에 예르바 부에나(Yerba Buena)라는 민트잎을 첨가해 풍미를 더한다. 설탕이 잘 녹도록 저어가며 마시면 라임주스의 새콤함과설탕의 달콤함 끝에 럼의 강한 맛이 함께 느껴진다. 그 맛은? 헤밍웨이처럼 한 잔이 두 잔되고, 두 잔이 세네잔될 정도로 좋다.

1492년, 콜럼버스는 카리브해의 쿠바를 발견하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지상 낙원’이라 극찬했다고 한다. 헤밍웨이와 체게바라, 모히또와 시가, 살사와 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 육감적인 쿠바나(Cubana·쿠바 여성)와 쿠바노(Cubano·쿠바 남성), 정열의 태양과 코발트 빛 푸른 바다….

콜럼버스의 이 말은 지금까지도 유효하다.

근래에는 ‘개도 고양이도 살사를 추는 나라’ ‘쿠바에 애인을 혼자 보내지 마라’ 등의 말로 쿠바를 표현한다.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 문장들은 쿠바를 절묘하게 표현한다. 개도 고양이도 살사를 추고, 애인을 홀로 보내기엔 지나치게 매력이 짙은 쿠바는 여행가들을 설레게 하고, 꿈꾸게 하는 여행지다.

(213)388-4000
tourmentor@usajutour.com

▶여행 팁
아주투어는 신흥 관광지로 떠오른 쿠바(5박6일) 특선·특가 상품을 선보인다. 오는 6월과 8월 두 차례 출발하는 랜드투어 상품이다.

이 외에도 관광과 힐링을 아우르며 특급호텔로 여행의 품격을 높인 쿠바(6박7일) 랜드투어 상품도 갖추고 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전화로 문의하면 된다.

<박평식(아주투어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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