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너무 짧아 더 소중한 시간들

2016-06-06 (월) 09:23:55
크게 작게

▶ 남미숙 / 교사

쉬는 시간에 운동장을 돌며 학생들이 질서 있게 놀 수 있도록 지도하는 주다. 쉬는 시간은 짧지만 학생들에게는 시원한 샘물 같은 시간이다.

조그만 책상과 걸상에서 벗어나 힘껏 공을 차고 던지며 느끼는 자유! 그러나 대부분 그 자유를 자유라 생각 못하고 그냥 지나치고 만다. 운동장을 돌다 보니 농구 골대 밑에서 두 학생이 티격태격 싸운다. 문제의 발단은 누가 먼저 공을 잡았느냐에 있었다.

서로가 자기가 먼저 공을 잡았기 때문에 자기 공이라고 한다. 나의 판결은 이렇다.


“쉬는 시간 20분, 재미있게 놀 수 있는 아까운 시간을 논쟁으로 낭비하다니… 쉬는 시간 5분밖에 안 남았네. 서로의 쉬는 시간을 허비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렴.”

학생들은 5분밖에 안 남았다는 말에 기겁하며 허겁지겁 서로에게 사과하고 다시 놀기 시작한다. 우리는 이렇게 살면서 그 순간이 너무도 소중하고 행복한 시간임을 망각한 채 당연하게 여기며 지나칠 때가 있다. 그러다 견디기 힘든 현실을 맞으면 얼마나 그때가 평화로웠는지 뒤늦게 깨닫게 된다.

해마다 이맘때면 생각나는 분이 있다. 높은 곳에 있어도 전혀 그 티를 내지 않으며 보통사람들과 눈높이를 맞추었던 분, 직위와 명예가 아니라 사람을 중심에 두고 생각하셨던 분. 그 분의 존재감은 떠나신 후 더욱 빛났다. 너무 짧아 더 소중했던 시간들. 오늘도 나는 그분의 말씀처럼 깨어있는 시민이 되어 하루하루 준비하며 살고 있나 되묻는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