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어른다운 처신

2016-05-07 (토) 12:15:06 강창구 / 워싱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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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라는 말처럼 부드럽고 따뜻하고 절로 고개가 숙여지는 우리말도 드물 것이다. 생물학적인 부모님보다 사회적이요, 문화적인 거기다 철학적인 의미도 함께 깃들어 있어서 범접하지 못할 말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말이 지금 사람들의 입에 난도질을 당하고 있어서 마음이 아프다.

‘어버이 연합’이라는 단체가 전경련으로부터 2012년 2월부터 3년간 5억원이 넘는 돈을 받고 청와대의 지시를 받아서 각종 ‘관제데모’를 했다고 한다.

한국의 관제데모는 이승만 정권에서부터 시작된다. 이승만은 얼마나 대중이 어리석은지를 알고 대중심리를 철저하게 역이용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주로 재벌들이 그 회원이다. 돈 많은 사람들이 세금을 좀 더 내서 없는 사람들도 더불어 같이 살자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다. 청와대는 어찌된 영문인지 몇사람의 법인세를 오히려 깎아주려고 하니 전경련은 그런 청와대가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 돈 2만원에 우리의 ‘어버이’들이 그렇게 데모대에 동원이 되고 있었다.

우리는 어른이 되면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 지 귀가 시릴 정도로 많이 듣고 또 보아왔다. 정말로 많은 부분들을 내려놓아도 추해지는 모습을 스스로는 전혀 알아채지 못할지도 모른다.

사람은 늙고 병든다. 그리고 죽는다. 나이가 들어서 은퇴를 할 시기가 다가오면 살아왔던 동안의 ‘지혜와 명철’을 ‘후회와 탄식’으로 바꿔 보내지는 말 일이다.

<강창구 / 워싱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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