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국기자들과 만난 ‘캡틴 아메리카’ 감독

2016-04-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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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영화는 선진적”

한국기자들과 만난 ‘캡틴 아메리카’ 감독
“히어로무비 시장은 포화상태다. 심도 있고 차별화된 작품을 만들 필요성을 느꼈다.”

영화 ‘캡틴 아메리카:시빌 워’의 조 루소 감독이 22일 오전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컨벤션센터에서 한국기자단과 만나 연출의 변을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캡틴아메리카’ 역의 크리스 에반스, 그의 동료 ‘팔콘’의 안소니 마키, ‘윈터 솔져’의 세바스찬 스탠이 동석했다. 공동 감독이자 형인 안소니는 독일 베를린에서 ‘팀 아이언맨’ 배우들과 홍보활동을 벌인다.

루소 감독은 설득력 있는 이야기에 유머를 잘 버무려 새로운 히어로무비를 만들었다는 칭찬에 “영화는 모험이다. 기존의 히어로무비를 비트는데 희열을 느꼈다”고 기뻐했다. “우리 형제는 늘 특별한 이야기에 특별한 감정을 잘 전달하고, 페이소스와 위트가 균형을 이루도록 애쓴다. 무엇보다 배우들이 잘 살려줘서 입체감 있게 전달됐다.


‘캡틴 아메리카:시빌 워’에서는 ‘슈퍼히어로 등록제’를 두고 히어로간 분열이 일어난다.

큰 전투에는 선의의 희생자가 생기기 마련. 각국 정부는 이들이 정의의 수호자지만 가만히 놔두면 무법자가 될 수도 있다고 판단, 어벤져스를 관리하고 감독하는 시스템인 ‘슈퍼히어로 등록제’를 제안한다. 기존 시리즈를 감안하면 미군 출신인 바른 사나이 캡틴 아메리카가 이를 지지하고, 자유분방한 플레이보이 아이언맨이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하나 그 반대상황이 연출된다.

루소 감독은 “두 캐릭터의 반전은 처음부터 의도했다”고 설명했다.“우리는 두 캐릭터가 일차원적으로 가기보다 캐릭터의 반전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렇다고 억지 반전은 아니다. 둘에게 감정적 동기부여가 필요했다. 스토리에 그러한 요소를 반영했다.”

캡틴 아메리카에 대해서는 “첫 번째 시리즈인 ‘퍼스트 어벤져’에서 캡틴은 애국심이 매우 강하고 순종적 군인으로 나온다. 하지만 두 번째인 ‘캡틴 아메리카:윈터솔저’에서 (어벤져스를 관리한) 쉴드의 부패를 직접 체험하면서 태도가 달라진다”고 비교했다. 흑백논리에 따라 움직였던 애국심 강한 군인에서 혼자서 의롭다고 생각하는 것을 제도권 밖에서 실현하기에 이르는 것이다.

“아이언맨은 자기중심적 캐릭터였다. 하지만 ‘에이지 오브 울트론’ 사건들로 어느 엄마가 아들을 잃는 것을 알게 되면서 자신의 성품 때문에 비극이 발생했다고 자책하며 변화한다.”

후반부 캡틴과 아이언맨은 ‘윈터솔저’가 과거 세뇌를 당한 상태로 저지른 비극적 사건을 둘러싸고 격렬하게 대립하기도 한다.

크리스 에반스는 “선악대결이라기보다 친구나 가족에 대한 서로 다른 입장 차이 때문에 대립하면서 서로에게 더 많은 타격과 상처를 입힌다”고 짚었다. “악역이 아닌 동료들 간의 이러한 복잡한 관계와 갈등이 우리 영화를 더욱 다이내믹하게 만들어준다. 캡틴 아메리카 입장에서는 기존 삶과 새로운 삶 간의 갈등이기도 하다. 과거의 삶과 나의 삶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지가 큰 묘미”라고 말했다.


한국 시장에 대한 기대도 드러냈다. 싱가포르 정킷에는 홍콩 대만 중국 뉴질랜드 호주 인도와 동남아 등 12개국 기자단이 참석했다. 이중 한국만 별도 기자회견을 가졌다. 우리나라는 미국 이외 영국과 중국 다음으로 마블영화가 잘되는 시장이다.

루소 감독은 “한국시장을 존경하고 존중한다”며 “마블 작품도 사랑받지만 ‘설국열차’에 출연한 크리스 에반스가 사랑받아서 애착이 더욱 크다”고 인정했다. 에반스도 “한국영화산업에 특별한 사랑과 애착이 있다. 한국영화는 시장을 선도하고, 선진적”이라고 말했다.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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