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년 전 일이다. 42세 여성 한 분이 목 앞쪽에 뭔가 만져지는 것 같다고 해서 찾아왔다. 조그만 혹이 만져졌고, 전혀 아프지도 않고, 갑상선 기능항진이나 기능저하의 증세도 전혀 없었다.
초음파를 했더니 2.5cm짜리 종양이 나왔다. 조직검사를 실시했더니 ‘감상선 암’(Thyroid Tumor)으로 판명되었다. 다행히 ‘papillary carcinoma’(유두종 암)라고 하는 비교적 예후가 좋은 암이었다.
며칠 후 수술을 받고, 환자는 퇴원하였다.
여러분, 한국 여성 사이에서 제일 많은 암이 무슨 암인지 모르시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답은 위암도 아니고, 유방암도 아닌 갑상선 암이다(요즘 한국 의료계에서는 ‘갑상선’이라는 말 대신에 ‘갑상샘’이라는 단어로 많이 쓰고 있다. 갑상선(甲狀腺)의 ‘선’자는 ‘샘 선’자이다. 하지만 여기서는 계속 ’갑상선’으로 쓰겠다).
왜 갑자기 이렇게 갑상선 암이 늘었느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많다. 딱 부러지게 설명할 길은 없지만 실제 종양도 약간 증가했을 것이고, 초음파 검사가 활발하게 사용되면서 과거에는 그냥 가지고 살았던 혹(암 포함)이 우연히 많이 발견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갑상선 종양은 크게 양성종양(Benign Tumor)과 악성종양(malignant Tumor)으로 나뉜다.
1. 양성종양생명에는 지장이 전혀 없다. 환자가 느끼는 증상도 전혀 없으나 미용 상의 문제로 수술하기도 한다. 단, 악성인지 아닌지 반드시 감별진단을 해야 한다. 여기에는 갑상선 낭종, 선종성 증식증, 선종의 3가지가 있다. 이 중 선종성 증식증이 가장 흔하다.
선종 중 여포상 선종(follicular adenoma)은 암은 아니지만 수술 전에는 암과의 감별이 어렵고 약물치료에 잘 듣지 않아 수술을 하는 것이 좋다.
2. 갑상선암갑상선암의 환자가 피검사를 하면 갑상선 기능항진으로 나올까? 아니면 기능저하로 나올까? 답은 거의 대부분 갑상선 기능 정상으로 나온다. 여러분들이 잊지 말기를 바란다.
그러므로 갑상선 암의 증세는 대부분 없다. 단지 혹이 최근에 빨리 자라거나, 아주 단단하고 침을 삼킬 때도 위, 아래로 잘 움직이지 않으며, 목소리가 쉬거나 하면 갑상선 암일 가능성이 높다.
갑상선 암의 위험인자는 다음과 같다.
과거에 목 부위에 방사선 치료를 받은 경험과, 유전적 소인이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 갑상선암의 진단은, 경부(목) 초음파와 가는 바늘을 이용하여 갑상선 혹의 조직을 채취하여 쉽게 내릴 수 있다. 일단 진단된 뒤에는 암의 주위 조직 침범이나 림프절 전이 여부를 알기 위하여 CT 스캔을 한다.
갑상선 암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대부분은 암의 분화도가 좋은 유두상 암(papillary carcinoma)과 여포상암(follicular carcinoma)이 차지하며 예후는 아주 좋다. 그 외에 수질암, 미분화 암 등이 있는데, 이 미분화 암은 드물게 발생하지만 예후가 아주 나빠서 대개 6개월 이내에 사망한다.
갑상선 암의 치료는 우선 수술로 갑상선을 전부 제거하거나 부분적으로 제거하며, 근처 림프절의 절제를 동시에 하기도 한다.
수술 후에는 갑상선 호르몬제를 복용하여야 한다. 다행히도 갑상선 암의 대부분은 완치가 가능하다. 비록 뼈나 폐로 암이 전이되었다고 할지라도 갑상선 제거 수술과 방사선 동위원소 요오드 치료를 하면 5년 이상 생존할 가능성이 50%나 된다.
그러므로 갑상선에 혹이 만져지면, 빨리 내과 전문의를 찾아가서 초음파를 실시하여 진단과 치료를 받기를 바란다. 문의 (213)480-7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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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민영<내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