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팔꽃과 개미’
2016-04-12 (화) 09:18:00
나팔꽃 속을 들여다보니 그 속
개미 서너 마리가 들어 있다
하나님은 가장 작은 너희들에게 나팔을 불게 하시니
나팔꽃은 천천히 하늘로 기어오르고
그 하루하루의 푸른 넝쿨줄기,
개미의 걸음을 따라가면
나팔꽃의 환한 목젖
그 너머
개미는 어깨에 저보다 큰 나팔을 둘러메고
둥둥, 하늘 북소리를 따라
입안 가득 채운 입김을 꽃 속에 불어넣으니
아, 이 아침은 온통 강림하는
보랏빛 나팔소리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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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만 개미 몇 마리가 나팔꽃 속에 들어가 즐거운 아침 식사를 하시느라 분주하시다. 그 모습을 보고 시인은 개미들이 커다란 나팔을 둘러맨 조그만 음악가 같다고 한다.
나팔꽃도 기분이 좋아 힘차게 뻗어 오르고 개미악사들은 목젖을 활짝 제치며 신나는 연주를 한다. 이어서 둥둥 북 울려주는 하늘. 서로 교감하는 자연의 세계는 아름답다. 개미가 부는 보랏빛 나팔 소리에 눈부신 또 하루, 인간의 세상에 아침이 온다.
임혜신<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