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기고] 선교사에 보은하면 좋겠습니다
2016-02-17 (수)
이덕주 교수(한국 감리교신학대학교)
LA 로즈데일에 있는 맥콜레이 선교사 묘소를 방문한 이덕주 교수
제가 한국교회사 공부를 시작한 지 금년이 30년째입니다. 처음 저의 학문적 관심은 "나는, 누구인가?" 특히 한국의 그리스도인으로서 나의 정체성을 찾는 일이었습니다.
저는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역사에서 찾았습니다. 이를 위해 한국교회 초기 역사를 집중 공부했습니다. 그래서 처음엔 한국교회에서 처음 신앙을 받아들인 초대교회 인물들에 집중하였습니다. 그래서 <한석진 목사의 생애와 신학: 교회의 독립 나라의 독립> <한국 그리스도인들의 개종 이야기> <한국교회 처음 여성들> <초기 한국 기독교사연구> <한국 토착교회 형성사 연구> <신석구 연구> <사랑의 순교자 주기철 연구> 등을 썼습니다.
이렇게 초기 한국교회사 인물을 연구하던 중 이들에게 복음을 전달해 준 초기 선교사들에게 관심이 돌려졌습니다. 최근 10년간 일입니다. 이들은 우리 민족에게 기독교 복음을 전해 주었을 뿐 아니라 한말 근대화와 일제 강점기 민족해방운동 역사에서 한국교회와 한국사회 발전을 도운 은인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선교사의 생애와 사상을 연구하는 글들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1885년 한국 선교를 개척했던 이화학당 설립자 메리 스크랜턴( Mary F. Scranton)과 그의 아들로 서울에서 의료선교사역을 개척한 윌리엄스 스크랜턴(William B. Scranton) 모자의 삶을 정리한 “선한 사마리아인의 조선사랑: 스크랜턴 모자의 선교 이야기”를 썼습니다. 그리고 한국 감리교회 여성 신학교 설립자 Anna B' Chaffin, 1903년 원산부흥운동의 주역 Robert A. Hardie, 호주 선교사로서 평양신학교 교수를 역임한 Gelson O. Engel에 관한 글도 썼습니다.
그리고 지난 해 한국 기독교선교 130주년을 기념하는 학술 세미나를 통해 중국과 일본 감리교 선교를 개척하였고 1884년 6월 서울을 방문해서 고종황제로부터 의료와 교육 선교 허락을 받음으로 한국 선교의 물꼬를 튼 미 감리회 선교사 로버크 맥콜레이(Robert S. Maclay)에 관한 글을 썼습니다. 최근에는 숭실대학교 프로젝트로 아더 베커(Arthur L. Becker) 교육 선교사에 관한 책을 탈고하였습니다.
저는 이렇게 선교사들에 대한 글을 쓸 때마다 그 먼 한국에까지 와서 복음을 전해 주고 우리 민족을 가르쳐 준 선교사들에 대한 고마운 마움이 생기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그러던 중 이번에 멕시코 선교를 20년 동안 해온 친구 엄승호(Pablo Ohm) 선교사 초청으로 LA를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그 참에 LA 로즈데일묘소(Rosedale cemetery)에 있는 맥콜레이( Maclay) 묘소와 라피엣의 옥 몬트(Oakmont)에 있는 베커의 묘소를 찾아 '성묘'를 했습니다. 그분 들 무덤에 찾아가 "감사합니다." 한 마디는 해야할 것 같아서 말입니다.
서울 양화진 외국인 묘지에도 많은 선교사들이 묻혀 있지만 은퇴후 귀국해서 한평생 한국을 그리워하며 위해 기도하시다가 별세하여 묻힌 이곳 미국 땅에 있는 선교사님들의 묘지에 대해서도 누군가 본격적으로 조사해서 그 위치와 후손을 찾아 보은하는 일들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미국 전역에 설립된 한인교회들이 그 일을 맡아 주었으면 더 없이 좋겠고요. 저도 귀국하면 3천여 명에 달하는 주한 선교사들의 묘소가 어디 있는지 조사를 해볼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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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주 교수(한국 감리교신학대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