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질이 풍요로워지고 의학의 발전으로 획기적인 수명연장과 많은 성인병이 관리되고 있는 21세기에 오히려 늘어난 것이 만성피로이다.
먹는 것도 좋아졌고 약도 좋아졌는데 왜 만성피로는 더 늘고 있는 것일까? 언뜻 생각해보면 이해할 수 없지만 지난 10년 동안 발전된 의학의 지식을 연관시켜본다면 당연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기도 하다.
근래 들어 이런 증상들이 더욱 문제가 되기 시작하면서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만성피로증후군(chronic fatigue syndrome)이란 진단이 나오고 그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먼저 피로를 만드는 이유는 매우 많고 복잡하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특별한 질병으로 인한 피로가 아닌 현대인들에게 질병이 없이 찾아오는 피로 중 한 분야를 설명하겠다.
감기가 들면 피곤해지고 발열증상이 있다. 왜 그럴까? 분자생물학으로 그 기전은 오래 전에 밝혀졌고 더 많은 지식들이 지난 15년간 쌓여왔다.
일반인들의 생각과는 달리 몸을 침범한 감기바이러스가 몸을 피곤하게 만드는 것은 아니다. 바이러스나 몸을 침범한 박테리아와 싸우는 과정에서 우리 몸의 면역세포들, 특히 대식세포가 싸이토카인(cytokines)을 분비하면서 발열을 일으키고 몸을 피곤하게 만들어서 몸에 있는 에너지원을 면역세포들이 쓸 수 있게 적당한 환경을 만들기 위한 작용 중에 하나이다. 우리 몸 안에 있는 면역세포들은 외부로부터 침범한 바이러스 또는 박테리아와 싸울 때 그 무기로 자유 레디칼(free radical)을 사용하게 된다.
하지만 자유 레디칼은 공해와 자외선의 노출에도 생성이 되고 그로 인해 면역세포가 활성화 되고 싸이토카인이 분비된다. 그 중 하나가 인터루킨 6(IL-6)이다. 인터루킨 6는 피로를 야기하고,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작용을 한다.
지난 10년간 나온 자료들에 의하면, 인터류킨 6가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있을 때에도 분비된다고 밝혀졌다. 따라서 이런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지속될 경우에도 우리의 몸은 인터루킨 6로 인하여 피로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특별히 질병이 없는 건강한 사람들에게도, 공해와 인스턴트 음식 등 산화작용이 있는 환경은 결국 우리의 면역세포들을 자극하게 되고 이로 인하여 싸이토카인이 분비되면서 만성 피로증후군을 일으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런 작용의 근원을 만드는 산화작용으로 만들어진 독성물질을 활성산소라고 하며 이 산화된 활성산소를 다시 안정된 물질로 해독시켜주는 물질들을 통틀어 안티옥시단이라고 한다. 이런 안티옥시단의 작용들에 대해서 지난 10년간 더욱더 많은 발전이 있었으며 2010년을 계기로 많은 자료들이 나왔다.
그리고 많은 안타옥시단들 중에서 일반인들에게 가장 잘 알려진 물질이 비타민 C인데 이 비타민 C의 흡수가 경구복용으로는 미미하고 정맥주사로만 높은 흡수가 가능하다고 밝혀지면서 한국에서 2010년을 계기로 비타민 클리닉이 유행하게 된 것이다. 또한 비타민 C 주사를 맞으면 피로회복이 좋고, 숙취제거에도 좋다는 말이 나온 이유가 이런 기전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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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동 혁 <내과·신장내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