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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뇨기과서 오줌발 세기 검사만 해도 전립선비대증 조기진단 가능

2016-01-26 (화) 박문수 선릉탑비뇨기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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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립선 이야기]

전립선비대증으로 치료받아도 증상이 만족스럽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을 계속 먹어야 할까요? 전립선비대증으로 수술을 받았는데 증상은 그대로라는 환자도 드물지 않습니다.

심한 전립선비대증에서 수술로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무엇일까요? 전립선비대증으로 인한 방광의 변화를 이해하면 이와 같은 궁금증에 대한 답과 함께 전립선 검진의 중요성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전립선비대증 증상은 단계별로 생깁니다. 처음에는 비대된 전립선이 소변의 통로를 막아서 소변 줄기가 약해지고, 소변을 본 뒤 방광에 소변이 남아 시원치 않습니다. 치료가 필요한 이 시기에 비뇨기과를 찾는 환자는 많지 않습니다. 몇 년에 걸쳐서 아주 서서히 진행되는 변화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적응되고 큰 불편함이 없기 때문입니다. 스스로는 소변 줄기가 좋다는 환자도 실제로 요속검사를 해보면 문제가 발견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정상적인 배뇨과정은 마치 주전자의 물을 따라내는 것과 같아서, 소변을 볼 때 방광의 압력은 매우 낮게 유지됩니다. 전립선비대증이 생기면 마치 좁은 구멍을 통해서 물총을 쏘듯 높은 압력으로 소변을 보게 됩니다. 높아진 압력은 방광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어 서서히 변화가 생깁니다. 얇고 부드러운 방광은 점점 두꺼워져 신축성이 떨어지고 결국에는 바람 빠진 축구공처럼 방광의 고유 기능을 대부분 잃어버리게 됩니다. 방광의 이런 변화로 인해서 소변이 급하고 참기 어렵고 자다 일어나서 소변을 보는 증상들이 생기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방광의 변화가 ‘비가역적’이라는 것입니다. 즉 치료를 해도 부분적으로 호전은 되지만 원상태로 완전히 회복되기 어렵다는 것이죠.

전립선비대증의 치료목표는 단계별로 다르고, 환자도 자신의 치료 목표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다행히 초기 진단된 경우 치료목표는 평생 아무런 문제없이 편안하게 소변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고 대부분 가능합니다. 늦게 진단되어 어느 정도 방광기능이 나빠진 경우는 목표를 좀 낮추어야 합니다. 증상을 완화시키는 것과 더불어 방광기능이 더 이상 나빠지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에 목표를 둡니다. 이미 방광기능이 심하게 손상된 경우 수술로도 배뇨 증상을 개선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스스로 배뇨가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목표입니다.

효과가 별로 없다고 약을 중단해서는 안 됩니다. 치료하지 않으면 방광 기능이 더 나빠지고 시간이 지나면서 증상이 더 심해지기 때문입니다. 심한 전립선비대증으로 수술을 받았는데도 밤에 소변을 보는 횟수가 줄지 않았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남은 여생 동안 소변줄을 차고 살아야할 심각한 위험에서 자유로워졌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전립선비대증을 초기에 진단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일반적인 건강검진에 전립선비대증에 대한 진단은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50세부터는 증상 여부에 상관없이 매년 전립선검진을 받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만약 여러 검사가 부담된다면 가까운 비뇨기과에서 요속검사만이라도 해보시길 권합니다. 간편하게 자신의 소변 줄기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박문수 선릉탑비뇨기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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