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한국어
2016-01-18 (월) 01:17:37
정윤경 / 샌프란시스코
사촌 동생 둘은 미국에서 태어났다. 동생들이 초등학교 여름방학 때 한국에 놀러 왔는데 영어로만 말을 했다. 지금 생각하면 당연한 일인데 어린 나는 부모가 모두 한국사람인데 왜 한국어를 왜 못할까 생각했다.
한 친구는 초등학교 5학년 딸과 3학년 아들이 있다. 둘 다 어렸을 때 미국으로 와서 한국어를 어려워한다. 딸은 그래도 아들보다 한국어를 잘 해서 아들에게 수학을 설명할 때면 딸이 와서 도와준다고 했다.
다른 집들도 비슷하다. 아이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싶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고 아이들끼리는 영어로만 말하게 되어 점점 한국어와 멀어진다.
남의 일이 아니다. 아들은 한국어 기초가 약한 상태에서 영어를 공부하게 되었다. 아직 한국어를 기억하지만 또래 한인 친구들과 놀 때 보면 영어를 주로 쓴다. 점점 영어로만 말하려 할 것이다.
영어권 환경이라 어쩔 수 없지만 더 슬픈 상황은 잘못된 한국어를 사용하는 것이다. ‘공부하자요’ ‘먹자요’ ‘내 아빠 어디 있니?’ 등 한국에선 절대 쓰지 않는 한국말을 가끔 어른들이 어린아이들에게 쓸 때가 있다. 어른들은 장난으로 쓰는 것일 테지만 아이들은 그대로 배워서 쓰게 된다.
아들이 커서 고민을 상담하고 싶은데 내게 전달이 안 된다면 아이는 고민을 풀 곳을 잃게 된다. 영어 속에 포함된 아이의 미묘한 감정을 내가 이해할 수 없을 것 같다. 아들은 점점 한국어를 잊어가고 있는 데 한국어를 배울 환경은 아니니 어떻게 하면 될지 모르겠다.
<
정윤경 / 샌프란시스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