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사와 구토 동반하는 장염 염증으로 인한 위염·췌장염 쓸개에 돌 생기는 담석증 등 소홀히 여겼다가는 위험 초래
▶ 위산 식도 역류 인한 ‘핫번’ 과민성 대장 증후군 등 대부분 구분하기 어려워 통증 심해지면 병원 가야
누구나 한 번쯤 겪는 복통. 복통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배가 아파 응급실에 갔더니 담석으로 진단받거나, 유아나 어린이의 경우 장염(stomach flu)으로 진단받는 경우도 종종 있다.
복통은 말 그대로 복부 통증을 말하는데, ‘배가 아프다’고 하면 흔히 위장만의 문제인가 싶지만 위 및 십이지장, 소장, 대장 등 소화기관, 담도, 췌장, 충수(맹장), 비뇨기 및 생식기 등 여러 기관과 관련이 있다. 증상이 심하다고 해서 다 심각한 질병은 아니며, 또 증상이 경미하다고 해서 마음을 놓을 수도 없다. 복통을 부르는 여러 질환들을 간략히 정리했다.
#위염 및 위궤양
위염은 위 점막에 염증이 생긴 상태를 말하며, 위궤양은 염증으로 인해 위 점막이 헐고 깊이 파인 상태다.
만성 위염 혹은 급성 위염에 따라 증상에 차이가 있을 수 있는데, 별다른 증상이 없을 수도 있고, 소화불량과 복통, 심한 트림, 복부 팽만감, 개스 등 증상이 있을 수 있다.
복통이나 메스꺼움 같은 증상은 위궤양 및 십이지장 궤양 때문에 나타날 수도 있다. 복부 중심 및 상복부 부위 배가 아프고, 빈속일 때, 또 밤에 더 복통이 심해지기도 하며, 증상은 며칠 혹은 몇 주 있다가 없어지기도 한다. 종종 식사 후 바로 속이 쓰리고 아프다. 또 십이지장 궤양의 경우 통증 때문에 한밤중에 깨기도 한다.
궤양은 헬리코박터균 감염이 주요 원인이거나 혹은 약물 부작용 때문에 생긴다. 궤양 치료는 항생제와 산을 줄여주는 약물로 치료한다.
#핫번(GERD)
‘핫번’(heartburn)으로 잘 알려진 GERD (Gastroesophageal reflux disease)는 하부식도 괄약근이 여러 가지 이유로 약해져 식도로 위산이 역류하는 질환이다. 주요 증상으로 핫번(heartburn, 속쓰림), 가슴통증, 위산 역류, 목통증, 잠을 자고 나서 아침에 일어나면 쇳소리가 난다 등이 있다. 지나친 과식, 기름진 음식, 매운 음식 등은 증상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핫번 증상이 일주일에 2~3차례 이상 자주 일어난다면 위장내과에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또한 핫번 증상이 심해지거나 혹은 속 쓰림 증상과 함께 가슴이 답답하면서 호흡곤란, 식은땀, 어지럼증, 구역질, 어깨에서 팔로 통증이 퍼지는 등 증상들이 함께 동반되면 핫번이 아니라 심근경색(heart attack)일 수도 있으므로 주치의에게 상담해 본다.
#담석증
담낭(쓸개)에 조그만 돌이 생기는 증상을 말한다. 담즙 구성성분이 담낭이나 담관 안에서 돌처럼 딱딱하게 굳어져 덩어리가 되는 것이다. 담낭은 간 아래쪽에 붙어 있는 주머니 모양의 기관으로 지방 소화흡수에 필수적인 담즙(쓸개즙)을 농축하고 저장한다. 담즙은 간에서 만들어진다.
평소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가 갑작스런 복통을 유발한다. 통증은 갑작스럽고 점차 강도가 심해지는데, 전문의들에 따르면 담석으로 인한 통증은 주로 오른쪽 상복부에 생기며, 특히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고 난 후에 나타날 수 있다. 또 꼭 오른쪽 부위가 아니더라도 가슴뼈 바로 아래 복부 중심부에 통증이 오기도 한다.
#췌장염
쉽게 말해 췌장에 염증이 생긴 것이다. 날카로운 통증 또는 타는 듯한 통증이 상복부 또는 복부 중심에 나타난다. 환자는 쑤시듯 아픈 통증을 호소하기도 하는데, 지나친 과음 후 나타나는 복통이 평상시와 다르다면 의심해 볼 수 있다. 급성 췌장염은 음주와 연관이 높은데, 평소 술을 자주 마시는 경우 등이나 옆구리에 통증 혹은 구역질 증상이 있다면 의심해 볼 수 있다.
#유당불내증(Lactose intolerance)
우유와 유제품에 들어 있는 유당을 소화시키지 못해서 해당제품을 먹거나 마시면 배 중심부가 아프고, 개스가 차고, 설사, 트림, 방구, 소화불량 등 증상이 나타난다.
#과민성 대장증후군
별 다른 질병이 없는데도 속이 불편하거나 복통, 위경련, 복부 팽만감, 설사, 변비 등이 만성적, 반복적으로 나타나는데, 특별한 치료법이 없어 식습관 조절과 스트레스 관리가 중요하다. 스트레스는 과민성 대장증후군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며 남성보다는 여성 환자가 더 많다.
#장염(gastroenteritis)
유아와 어린이는 심한 탈수로 이어질 수 있는데, 배가 아프다고 호소하면서 갑자기 설사와 구토를 반복적으로 하면 장염을 의심할 수 있다. 위 감기(stomach flu)로 부르지만 사실 독감과는 다르고, 위와 장에 바이러스성 감염이 나타난 것이다. 별다른 약을 먹이지 않아도 나을 수 있지만 어린 자녀의 경우 탈수가 나타나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
물이나 페디알라이트(pedialyte) 같은 전해질 음료를 마시게 하고, 우유는 주지 않는 것이 좋다. 산도가 높은 오렌지주스나 카페인 음료 역시 배를 더 아프게 할 수 있다. 아이부프로펜이나 아세트아미노펜 같은 오버-더-카운터 약도 열이 없다면 주지 않는다. 아이부프로펜은 배앓이 증상을 더 심하게 할 수 있으며, 아세트아미노펜은 간에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두 가지 모두 해열제 용도로 사용한다.
#염증성 장질환
염증성 장질환(Inflammatory bowel disease)은 크게 크론병(Crohn’s disease)과 궤양성 대장염이 있다. 두 질환 모두 장에 염증을 일으켜 복부 통증과 함께 설사, 혈변 등 증상을 나타낸다. 증상은 주로 만성적이지만 급성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으며 진단이 쉽지 않다.
#충수염(맹장염)
맹장 끝에 달린 충수돌기에 염증이 생기는 것으로 대개 갑작스런 복통과 메스꺼움, 구토, 간혹 낮은 열이 나타난다. 하지만 별 다른 증상이 없는 환자도 있으며, 충수 파열로 인해 통증이 사라져 괜찮은 줄 아는 위험한 경우도 물론 있다.
복부 중심부 또는 오른쪽 복부 아랫배가 갑자기 아프다. 배꼽 중심으로 아프다가 통증이 복부 아랫배로 이어지면서 점점 더 통증이 심해진다. 토하거나 구역질, 개스가 차거나 속이 더부룩한 증상 등도 함께 나타날 수 있다.
#신장결석 및 방광염
방광염의 경우 소변을 볼 때 작열감 같은 통증과 복부 통증, 특히 하복부 팽만감, 골반 통증 등이 나타난다. 소변에 피가 섞이기도 한다. 적은 양의 소변을 자주 보거나, 소변을 보고 싶어도 배가 묵직해 잘 배출해 내지 못하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신장, 요관, 방광 등 소변이 만들어지고 배출되는 통로에 결석이 생기면 옆구리를 칼로 찌르는 듯한 극심한 통증과 출혈, 구역질, 복부 팽만감 등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골반염
여성은 아랫배가 더부룩하고 아픈 경우 골반염일 수도 있다. 골반염은 자궁 내 경관에 번식하고 있던 세균이 자궁내막과 나팔관 및 난소 혹은 복강까지 퍼지면서 염증을 일으키는 것이다. 별 증상이 없을 수도 있지만, 골반 통증과 열이 나고 분비물에 이상이 있으면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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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온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