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낯선 한국

2016-01-11 (월) 10:22:02 정윤경 / 샌프란시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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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에 급한 일이 생겨 잠시 한국에 다녀왔다. 미국에 오래 있었던 것도 아닌데 한국은 많이 변해 있었다. 잠시 체류해도 아이가 있으니 짐이 많았다. 아이도 책가방을 메고 중간 크기의 트렁크를 끌고 다니느라 고생이 많았다. 짐을 끌고 이동하는데 차들이 아이를 칠 뻔한 경우가 여러번 있었다. 내 마음속에만 친절한 한국이 있고 현실은 다른 듯했다.

전철을 탔을 때도 아이는 시차적응이 안돼 어지러워서 바닥에 구부정하게 앉았다. 그런데 바로 앞 좌석에 앉은 청년도, 그 옆에 아이를 둔 엄마도 별관심이 없었다.

몇몇 개인이 보인 모습이긴 하지만 실망스러웠다. 단 몇 년이지만 미국에선 이런 모습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도로에서는 차보다 보행자가 우선이고, 아이가 서 있으면 전철에선 항상 양보를 받았다.


을지로 입구의 호텔을 거처로 잡고 돌아다녔다. 아이의 머릿속에 한국의 이미지를 담아주고 싶었다. 하지만 명동에는 한국의 이미지가 없었다. 일본식 딸기 모찌와 중국식 용수염이라는 디저트를 팔고 중국 튀김 게와 짜장면 등 외국 음식들이 거리음식으로 팔렸다. 매장은 온통 화장품점이고 들어가면 외국인 직원들이 그들의 언어로 이야기를 했다. 한국어로 말을 걸면 한국 직원을 불러왔다.

과거 한국에서 느꼈던 ‘정’ 문화를 기대했지만 허사였다. 정은 사라졌고 그곳은 외국관광객을 위한 한국이 된 듯 느껴진다. 변해도 너무 많이, 빨리 변해서 아쉬움이 많았다.

<정윤경 / 샌프란시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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