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남수 목사/ 산호세 행복연구원
대한민국의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9월 3일 중국의 시주석,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 함께 테안먼성루의 한가운데에 나란히 앉아 1시간 30분간 진행된, 중국의 ‘항일 전쟁 및 반 파시스트 전쟁 승전 70주년 (전승절)’ 기념행사를 지켜봤다.
한국 외교사에 선을 긋는, 1992년 중국과 수교이후 가장 돈독한 한.중관계와 동북아 역내 위상의 변화가 상징적으로 들어난 실로 중대한 사건이었다.
그러나 칼라를 세운 노란 재킷의 박대통령은 그녀 특유의 미소를 짖기 보다는 신중하고 덤덤한 표현으로 일관했다. 그도 그럴것이 그자리는 세계에서 사회주의적 성향을 띤 대표들이 참석한 자리였고 미국의 동맹국 정상 가운데 유일하게 참석했기 때문에 박대통령의 마음인들 편할 수 만은 없었을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그후 대통령의 참가에 대해 부정적이고 미국의 심기를 건드린 사건으로 평가하는 그들이, 특히 미국계 한인 평론가들의 칼럼에 쏟아져 나왔다.
그 글들을 읽으며 나는 오히려 반대로 박대통령을 동정하고 잘했다고 손을 들어 주고 싶은 심정이다. 국제 정치에 문외한 탓인지 모르기지만 최근 일본 아베정권의 과거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집단자위권 법제화로 ‘전쟁할수 있는 나라’가 됨)과 미국과의 밀착외교를 이끌어 내고 은근히 한국을 무시하는 듯한 상황에서 박대통령은 한.미.일아젠다를 중국과 논의하며 중간에서 조정자 역할을 강화시켜 나가면서 국익을 방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강국들(앗수르,바벨론,애굽등)에 둘러싸인 작은 나라 이스라엘의 역사가 수난사 였듯, 소련,중국,일본에 둘러 쌓여 미국의 영향을 받으며 살아남아야 하는 한국의 역사도 수난사요, 특히 외교에 있어서는 강대국의 눈치를 보아가며 아슬아슬 외줄을 타야 하는 곡예외교 일수 밖에 없을 것이다.
최초의, 아니 세계 유일한 처녀 대통령으로 대장부도 해내기 힘든 눈치보기 작전을 잘해내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위로와 격려의 박수를 보내며 임기 동안 훌륭한 업적을 이룰 수 있도록 우리 모두 용기를 복 돋아 드려야 될 것이다.
지난 3월 30일 윤병세 외교부장관이 재외공관장들을 앞에 두고 이런 말을 했었다. “미.중 양측으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상황이 결코 골치거리나 딜레마가 될 수 없다. 굳이 말한다면 이것은 축복이 될 수도 있다.” 그 후 미국과 일본은 ‘미.일 공동비전 성명’을 발표하고 미.일 관계를 강화해서 그 칼끝을 중국을 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박대통령은 비 오는 날 자신이 우산을 바쳐 들고 (10월 13일) 미국을 방문, 10월 14일 ‘한미우호의 밤’, 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뿌리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속담을 인용하며 한국과 미국의 우정과 인연을 어떤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며 한복으로 단아하게 차려 입고 존케리미국무장관과 악수하며 모처럼 환한 미소를 지워 보였다.
다행이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도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도 박대통령처럼 중국과 가까워지고 싶다고 개인 심정을 솔직히 토로하면서 그녀의 지난번 중국군 전승 70주년 기념열병식에서시진핑 바로 옆에선 밀접한 관계를 치하했다니, 인사치레라 해도 걱정했던 마음이 놓이는 일이다.
고 김대중 대통령은 그의 숙적 박정희 대통령의 딸이 대통령이 될 것을 내다보기라도 한듯 생전에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우리는 4대국으로 둘러싸여 잘못하면 과거 조선왕조때처럼 지배당하고, 잘하면 예쁜 처녀하나를 두고 네 총각이 프로포즈하는 상황이 될수 있다”
아무쪼록 박근혜 대통령이 외교나 국내 다스림에서 시편기자가 말한 훌륭한 왕 같은 대통령이 되기를 기원한다. “왕은 정의를 사랑하고 악을 미워하시니 그러므로 하나님 곧 왕의 하나님이 즐거움의 기름을 왕에게 부어 왕의 동료보다 뛰어나게 하셨나이다. “(시편 4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