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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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미한 교통사고, 심한 통증

2015-12-29 (화) 박언정 <자생한방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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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중반 교통사고로 내원한 환자는 한 달쯤 전 퇴근길에 추돌사고를 당했다. 사고가 경미하고 딱히 다친 곳이 없어서 일상생활을 시작했는데, 얼마 전부터 목이나 등이 자주 뻐근하고 아프더니, 며칠 전부터 심한 통증이 시작되어 본원으로 내원했다고 한다. 이 환자의 경우는 검사상으로는 원인이 보이지 않는 근골격계 통증으로 ‘편타성 증후근’이었다.

교통사고로 내원 치료하는 환자 중에는 사고가 경미했음에도 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환자 본인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증상에, 사고순간 충격에 의해 평소 안 좋던 부위가 더 심하게 손상되었을 것이다.

특히 교통사고 때 목은 안전벨트로 고정되어 있지 않는 부분이기 때문에 충격에 의해 순간적으로 앞뒤로 흔들리며 손상을 받게 된다. 이를 ‘편타 손상’이라 하는데, 이런 경우 목뿐만 아니라 허리, 어깨 등 전신 통증이 유발될 수 있으며 손발 저림, 두통, 어지러움, 메스꺼움 등의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교통사고로 인해 나타나는 증상으로는 강한 충격으로 인한 극심한 통증, 팔, 다리, 허리 등의 뻐근한 근육통이다. 목이 과도하게 앞으로 꺾이면서 척추골 압박 혹은 변형, 추간판탈출로 인한 신경자극으로 나타날 수 있고, 목이 뒤로 꺾이면서 극돌기 골절, 뇌로의 혈액 공급방해, 자율신경의 손상이 나타날 수 있다.

충격이 전신에 생기면서 찌릿찌릿 전기가 오는 듯한 손발 저림, 시림, 근육통이 생긴다. 근육과 인대가 손상되면서 염좌, 미세출혈로 인한 울혈과 부종이 생길 수 있다. 또한, 굳은 근육이 혈관을 압박하면서 두통, 어지러움, 메스꺼움, 심한 경우 이명, 감각장애 등의 자율신경 이상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교통사고는 발생 즉시 정확한 진단과 치료로 후유증을 예방해야 한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 X-Ray, MRI 등 영상진단 검사를 하고, 척추의 불균형을 바로 잡고 어혈을 제거하여 통증을 빠르게 잡는 치료를 해야 한다.

경락과 경혈을 자극하는 침 치료는 기혈을 정상적으로 순환시켜, 사고 후유증의 주원인이 되는 어혈을 제거하며 근육과 인대의 손상을 치료하여 몸 전반에 나타나는 통증을 완화한다. 교정치료는 충격으로 인해 경직되거나 뒤틀린 뼈와 근육을 바르게 하고 몸의 균형을 잡는데 효과적이다. 어혈 제거에 효과가 뛰어난 약물치료는 기와 혈의 부조화를 바로잡고 뭉친 어혈을 풀어주고, 특히 긴장을 풀고 스트레스를 완화시켜 심리적 안정을 찾는데도 효과적이다.

한방 치료는 영상검진 상 발견되지 않는 통증의 원인까지 잡아 그에 맞는 치료를 해줄 수 있어 좋다.

대개 치료를 받다 보면 몇 주 내에 빨리 완치된 것처럼 느끼는 경우가 있지만, 손상된 인대와 근육은 1~2주 내에 환치된다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 몇 번 치료를 받고 나은 것 같아도 쉽게 재발되거나, 처음 아프지 않던 부위라도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므로 경미한 교통사고 후에도 증상을 세밀히 관찰하고 최소 4주, 주 2회 이상의 꾸준한 치료가 필요하다.

요즘처럼 추운 날씨에는 몸을 움츠리게 되면서 근육이 경직되어 허리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집에서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약쑥 찜질을 소개한다. 약쑥을 삶아 수건에 싼 후 환부에 올려 따끈따끈하게 찜질을 해준다. 찜질을 할 때는 15분 내외로 하고, 하루 3~4회 반복하는 것이 좋다. 약쑥은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어 신경통, 관절통, 근육통 완화에 효과적이다. 약쑥 외에도 쌀겨를 삶아서 찜질하거나, 검은콩 삶은 물을 거즈에 적셔 찜질하는 것도 좋다.

<박언정 <자생한방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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