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늦가을의 길목에서’ 대구 팔공산

2015-12-1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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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떨어진 낙엽만큼 추억 쌓고… 솔바람에 쌓인 시름 씻다

‘늦가을의 길목에서’ 대구 팔공산

솔숲 우거진 북지장사 가는 길은 대낮인데도 어두컴컴하다. 팔공산 올레길 1코 스에 속하는 이 길을 주파하는 데는 2시간 정도 소요된다.

한여름에 가물던 날씨가 늦가을에 접어들자 장마 같은 비 타령을 이어가고 있었다. 대구를 찾은 첫날, 끄물끄물하던 날씨는 이튿날이 되자 제법 굵은 빗줄기를 뿌렸다. 대구의 영산(靈山)인 팔공산을 찾은 날, 그냥저냥 참아주나 싶던 비가 흩뿌리더니불로동 고분군으로 이어지는 길에는빨간 단풍으로 수놓은 카펫이 깔려있었다. 해마다 그렇듯‘ 언제 왔나' 싶던 가을은 팔공산의 낙엽 위로 미련만 남긴 채 겨울과 교대할 채비를 서두르고 있었다.

◇ 팔공산·동화사 케이블카로 둘러보기

팔공산과 동화사를 가볍게 둘러보려면 케이블카를 이용하는 게 좋다.


특히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이면 더욱그럴 듯싶었다. 팔공산 케이블카는 동화집단시설 지구에서 해발 820m의산봉우리까지 1.2㎞ 구간을 운행하고있는데 케이블카를 내리는 곳에서는정상은 물론, 동화사나 수태골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열려 있다.

젖은 낙엽을 밟으며 포장도로를 2㎞쯤 걸어 내려오자 드디어 조계종의총림(승려들의 참선수행 도량인 선원과 전문 교육기관을 모두 갖춘 사찰)인 동화사가 모습을 드러냈다.

동화사는 조계종의 종정인 진제스님이 있는 곳이며 90여개의 말사를 거느린 큰 절로 신라 흥덕왕 7년(832)에 심사왕사가 중창을 한 절이다. 동화사라는 이름은 한겨울에도오동나무꽃이 만발한 것을 보고 그이름을 붙였다고 전한다.

등 뒤로 팔공산을 기대고 선 절에는 대웅전과 극락전 등 20여채의 전각들과 당간지주를 비롯해 비로암 삼층석탑, 마애불좌상, 석조비로자나불좌상, 금당암 삼층석탑, 흥진국사탑등 11점의 보물이 있다.

절 앞쪽에는 세계 최대 석불인 높이 30m, 최대 둘레 16.5m 규모의 통일약사여래대불이 있다.

◇ 불로동 고분군

불로동 고분군으로 가는 길에 참고참았던 하늘이 비를 뿌리기 시작했다. 불로동 고분군은 고대국가의 무덤인 고분 214기가 모여 있는 유적으로지난 1938년 일제가 발굴했다. 출토된유물로 보아 서기 4~5세기께 이 일대에 살던 지배세력 고분으로 추정하고있는데 지름이 15~20m, 높이 4m 안팎의 크고 작은 봉분들이 가득하다.


아쉬운 것은 이 고분들 중 대부분이 도굴됐다는 것. 경주의 고분의 경우 내부가 석실로 둘러싸여 부장품이 보존되 고 있는 것들이 더러 있지만 이곳은 자갈 크기의 작은 돌들이내부를 메우고 있어 도둑들의 손을탄 것으로 보인다. 동구 불로동 335.

◇ 북지장사 가는 길

날씨가 흐린 탓도 있지만 솔숲 우거진 북지장사 가는 길은 대낮인데도어두컴컴했다. 팔공산 올레길 1코스에 속하는 이 길을 주파하는 데는 2시간 정도 소요된다. 방짜유기박물관을 나와 도장동 마을을 지나면 북지장사 안내표지가 나오는데 이곳부터솔숲이 시작된다. 솔숲은 북지장사까지 약 1㎞ 이어지는데 소나무 중에는 낙엽송도 섞여 있어 길바닥에는황금색 솔잎들이 수북이 쌓여 있다.

동구 도장길 243.

◇ 대구 명품 관광코스

대구시는 지역의 특색이 반영된 관광코스로 팔공산 힐링코스, 모노레일도심관광코스, 안동·경주와 연계된광역관광코스 등 총 3개 코스와 그에 속한 세부 코스를 새로 개발했다.

특히 팔공산 힐링코스는 팔 공산을 중심으로 인근 지역과 연계된 총4개의 코스로 구성된다. 동화사를 중심으로 한 1코스와 불로동고분군·도동측백나무숲·평광동사과마을로 구성된 2코스, 갓바위가 있는 3코스, 수태골과 팔공산 케이블카로 이어지는4코스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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