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인 칼럼] 99% 기부
2015-12-16 (수)
김문철 목사
Facebook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가 몇주 전 자기 재산 (약 450억불) 의 99%를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재산의 1 %만 자녀에게 물려주겠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그 기부는 유환회사 형식이어서 참견이 가능하기에 진정한 기부가 아니다. 1 % 유산도 4.5억불인데 그 돈이면 여전히 금수저다” 는 등 말들이 많다.
하지만 난 누가 뭐래도 그 엄청난 돈을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위해 사용하겠다는 뜻이 참으로 귀하다고 생각한다. 재산의 전부를 대물림 하는 것보다 백배 낫지 않은가? 저커버그는 우리 인생에 무엇이 중요한지를 아는 사람이다. 교육기관에 수억불, 질병퇴치등 의료기관에 수억불등 지금까지 그의 기부 행적만 보아도 그가 무엇을 위해 돈을 쓰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게다가 99% 를 기부할 때에 “모든 인류는 평등해야 되고 그런 세상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도덕적 의무라고 생각한다” 는 소감은 인간의 존재 목적이 무엇인가를 알리는 금언이다.
설교자 후레드 크래독이 중국의 한 선교사 가정에 대해 전한 글을 읽었다. 중국 공산당이 중국을 장악할 당시다. 선교사 가정은 공산당에 의해 2시간 내에 200 파운드의 짐만 꾸려서 떠나라는 명령을 받는다. 그동안 쌓여진 물건들이 꾀 되는데 200 파운드의 짐만을 꾸리는 일은 쉽지 않다. 어느 것을 버리고 어느것을 가져갈 것인가? 하지만 선택해야만 한다. 꼭 필요한 책 몇권, 중국인이 선물한 골동품 꽃병, 새로 산 라디오 등 소중한 것들을 가방에 넣기 시작했다. 시간이 되자 중국공산당원이 어김없이 나타난다. 잠시 점검 대화가 시작된다. “준비 되었소?” “네 준비 되었습니다” “200 파운드 맞지요?” “네 정확히 무게를 쟀습니다”
그러자 공산당원이 묻는다. “아이들 무게도 계산했지요?” 그 한마디에 선교사는 충격을 받는다. 결국 선교사는 아끼던 물건들을 다 버려야만 했다. 아무리 귀해도 자녀(생명) 보다 귀한 것이 있겠는가. 하지만 공산당원의 한마디는 선교사에게 분명한 진리를 가르쳐 주었다. 내가 소중히 여기던 것들도 언젠가는 한 순간 쓰레기처럼 버려야만 한다는 것! 성경에 보면 부자 청년 이야기가 나온다. 그가 한번은 예수께 찾아와 묻는다: “선생님, 어떻게 해야 영생(생명)을 얻을 수 있지요?” 예수께서 대답하신다: “재산을 팔아 가난한 사람에게 나누어 주라” 물론 예수의 말씀은 재산을 팔아야 영생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보다는 “재산때문에 영생을 놓친다면 다 가져도 다 잃은 것이나 마찬가지” 라는 의미다. 그런데 부자 청년이 주님의 요청에 근심하며 돌아간다. 돈이 주는 힘과 편리를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버릴수 밖에 없는 것을 잡기 위해 절대로 놓쳐서는 안되는 영생의 길을 놓친것이다.
그러기에 짐 엘리옷의 말처럼 결코 놓쳐서는 안되는 것을 잡기 위해 어차피 놓칠수 밖에 없는 것을 나누는 삶은 어리석은 것이 아니다. 오히려 지혜로운 것이다. 성탄의 계절이다. 성탄은 그 무엇보다 소중한 생명을 살리기 위해 하나님의 은혜가 우리에게 나타난 사건이다.
그 은혜는 자기 목숨을 십자가에 버리는 조건 없는 기부에 근거한다. 그 기부는 99%를 넘어 100%다. 그것은 어리석음이 아닌 인류 역사상 최고의 지혜가 되었다. 자기 버림의 십자가 믿음 속에 영생의 길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손은 펼쳐야 아름답지 움켜쥐면 추하다. 저커버그의 기부가 영생을 보장하지는 않아도 최소한 생명의 소중함이 무엇인가는 분명히 반영하고 있다.
99% 가 아닌 그 반대의 1% 만 나누어도 이 성탄의 계절이 더욱 아름다울 것이다. 부디 이 성탄의 계절이 세상에 생명보다 소중한 것이 없다는 성탄의 의미를 다시 한번 드러내는 아름다운 나눔으로 가득하길 소망한다.
<
김문철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