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 (1)

2015-12-15 (화) 안상훈 <암 전문의·LA 암센터>
크게 작게
보통 백혈병이라고 하면 대부분 심각한 질병으로 당장 항암제를 포함해서 골수이식 등을 받지 않으면 사망하는 질환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백혈병은 먼저 급성과 만성으로 나뉘는데 급성 백혈병은 위중한 병으로 대개 적극적인 치료를 하지 않으면 단시간 내에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무서운 병이다. 그러나 만성 백혈병은 그 종류에 따라서는 오랫동안 가지고 함께 살 수 있는 경우들도 많다.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 (Chronic Lymphocytic Leukemia)이 바로 여기에 해당되는 병이다.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은 통상적으로 줄여서 CLL이라고 부른다. 백혈구의 일종인 림프구가 있는데 정상 림프구는 감염으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는 면역기능을 담당하는 세포이다.


CLL은 바로 이 림프구가 암으로 변하는 질병이다. CLL은 대개 혈액이나 림프절, 비장 (spleen), 및 골수(bone marrow)에 다량의 비정상적인 림프구가 발견된다. 이런 림프구는 그 숫자는 정상보다 많지만 정상 기능을 못하고 오히려 정상적인 적혈구나 혈소판의 생성에 지장을 초래하여 면역력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

많은 경우 CLL은 서서히 진행된다. 특히 초기에는 병의 존재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개 CLL은 혈액검사로 우연히 발견된다.

백혈구, 특히 림프구 수가 정상보다 증가해 있다. 조기 CLL의 경우는 치료하지 않고 관찰하는 경우도 많다. 그 이유는 대개 CLL이 노년층에서 진단되고 서서히 진행하며 치료로도 완치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 좋은 최신 약들이 많이 개발되어 마치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오랜 기간 잘 조절할 수 있는 병이 되었다.

그럼 어떤 CLL은 치료를 해야 하고 어떤 CLL은 치료하지 않아도 될까?앞서 대개의 CLL은 서서히 진행한다고 언급했지만 일부 소수의 CLL은 빠른 속도로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어떤 CLL을 빨리 치료해야 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은 중요하다.

이를 위해 신체검사와 혈액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CLL의 병기를 나눈다. 대개 라이 병기(The Rai system)를 흔히 이용하는데 혈액내의 림프구 수와 림프절, 간, 비장 등이 커져 있는지 여부로 0기에서 4기로 나눈다.

혈액 내 림프구 숫자만 증가해 있는 경우는 0기이고 여기에 추가적으로 혈소판 수치가 감소되고 간이나 비장 등이 커져 있게 되면 4기이다.

대개 0기의 경우 저위험군, 1기나 2기는 중등도 위험군, 3기나 4기는 고위험군으로 분류한다. 대개 빈혈이 생기고 혈소판 감소증이 발생하는 라이 3기나 4기, CLL로 인해 발생하는 기력쇠약, 야간 발한(night sweats), 체중감소, 통증을 동반한 림프절 부종, 혹은 발열, 스테로이드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자가 면역성 용혈성 빈혈이나 혈소판 감소증,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림프구 수나 악화되는 림프절, 비장, 및 간 비대, 반복되는 감염 등이 있는 경우는 치료가 필요하다.


이런 증상이나 징후들이 없는 조기 CLL의 경우는 대개 치료 없이 정기적인 혈액검사 및 신체검사를 통해 주기적으로 관찰한다. 대개 진단 후 첫 해에는 3개월에 한 번씩은 검진을 권고한다.

증상이 있거나 병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는 치료를 하게 되는데, 대개 CLL의 치료는 항암제 (chemotherapy)와 면역치료제(immunotherapy)를 복합적으로 사용한다. 이를 항암면역요법 (chemoimmunotherapy)라고 한다.

또한 최근에 개발된 최신 치료약제들(novel agents)이 있는데, 이런 약제들은 경우에 따라서는 처음부터 사용하기도 하나 대개의 경우는 재발 때 사용한다.

다음 회에는 구체적인 치료 약제들에 대해 살펴보겠다.

문의 (213)388-0908

<안상훈 <암 전문의·LA 암센터>>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