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이 당뇨병에 좋은가요?” 혹은 “당뇨병이 있는데, 과일을 먹어도 되나요? 과일에도 당이 많은데…” 등의 질문들은 당뇨병 환자들이 필자에게 거의 매일 하는 질문들이다.
여기에 대해 재작년 8월에 영국 의학저널(British Medical Journal) 온라인에 실린 연구가 답이 될 것이다. 답으로는 통과일, 그 중에서도 블루베리, 사과, 포도를 많이 먹으면 당뇨병 위험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달리 과일주스는 이 같은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버드 대학 공중보건대학원의 영양학과 교수인 키 선(Dr. Qi Sun) 박사를 중심으로 한 연구팀은 1984~2008년 18만7,000여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했다.
질문은 평균적으로 어떤 과일을 얼마나 자주 1인분 표준 분량(80그램) 만큼 먹었느냐는 것이었다. 조사대상이 된 과일은 포도나 건포도, 복숭아, 서양자두나 살구, 말린 자두, 바나나, 캔탈로프, 사과, 배, 오렌지, 딸기, 블루베리였다.
주스는 사과, 오렌지, 자몽주스 등으로 분류했다. 분석 결과 1주일에 3인분 이상의 블루베리, 포도, 건포도, 사과, 배를 먹으면 제2형(성인형) 당뇨병 위험이 크게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과일이 효과가 있지만 이들 과일이 특히 효과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매주 2차례 이상 블루베리, 포도, 사과를 먹는 사람은 월 1회 이하로 먹는 사람에 비해 제2형 당뇨병 발생위험이 23%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역으로 매일 1회 이상 과일주스를 마시는 사람은 이 같은 위험이 21%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런데 과일주스를 블루베리로 바꾸면 당뇨병 발병위험이 33% 낮아졌다.
주스를 포도나 건포도로 바꾸면 19%, 사과나 배로 바꾸면 13%, 기타 무언가 다른 과일로 바꾸면 7% 발병위험이 줄어들었다(오렌지, 복숭아, 서양자두, 살구 등).
논문을 발표한 키 선 교수는 과일주스에는 통과일에 있는 유익한 화합물이 조금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주스는 제조공정에서 과육을 제거하고 액체만 남기는데 여기에 포함된 당분은 신체 흡수가 더욱 빨라서 혈당과 인슐린 수치를 높인다. 연구팀은 특정 과일(베리와 포도)에 있는 안토시아닌이 심근경색 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있으며, ‘과일에는 섬유질, 항산화제, 기타 영양소가 풍부해서 이런 것이 전체적으로 당뇨병 발병위험을 낮추는 것일 수가 있다’라고 적고 있다.
또한 시금치와 양배추, 브라컬리, 컬리플라워가 제2형 당뇨병 발병위험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2010년 10월 영국 의학저널지).
그러므로 독자분들은 당뇨병 발병의 위험을 낮추기 위해 과일주스를 줄이고 통과일과 야채를 많이 늘리기 바란다.
문의 (213)480-7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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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민영 / 내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