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온 가족이 둘러앉아 햅쌀 송편 빚어요

2015-09-23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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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선 서로의 건강행운 빌며 ‘월병’ 선물하고 나눠먹는 풍습

▶ 일본은 팥 넣거나 깨가루 묻힌 경단모양 ‘츠키미단고’ 떡 먹어

■주말 추석… 한·중·일 대표 먹거리는

추석이 27일 이번 주말로 다가왔다. 추석은 가족 친지가 모여 조상에게 성묘하고, 한해 지은 농사 수확과 결실을 감사하며 행복과 평안을 기원하는 명절로 다채로운 전통음식, 가족 간의 친교가 어우러진 흥겨운 날이다. 추석은 한국, 중국, 일본이 동일하게 축하하는 큰 명절로 미국에서 타민족과 어우러져 함께 살아가는 교포들은 중국, 일본 사람들과 추석을 민족 고유의 명절로 함께 축하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추석에 먹는 대표적인 나라별 음식을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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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추석의 대표음식은 역시 송편이다. 송편의 유래는 백제 의자왕 때 궁궐 땅속에서 파낸 거북이 등에 ‘백제는 만월이고 신라는 반달’이라고 쓰여 있었던 사건에서 발생한다. 점술사에 의하면 백제는 만월로 다음 날부터 쇠퇴하고 신라는 앞으로 크게 발전할 징표라고 해석했고, 결국 백제는 신라에 의해 멸망했다. 이때부터 반달은 더 나은 미래를 기원하는 뜻으로 쓰이며 이러한 마음을 담아 송편도 반달 모양의 떡으로 빚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추석에 송편을 빚는 이유는 그 해의 햅쌀과 속으로 사용되는 햇곡식을 기념하며 조상에게 감사드리는데 뜻이 있다. 곡식이 잘여물기를 기원하면서 떡을 빚는 민속행사의 한 부분이다.

팔월 보름에 조상숭배 사상과 관련된 행사가 열리는데, 보름달 같이 곡식이 잘 여물게 해준 달에게 감사하는 달 숭배사상이 조상숭배 사상으로 바뀐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나온 햇곡식을 조상님께 대접하며 감사를 드리고, 반달 모양으로 빚어 솔잎을 깔고 쪄 참기름을 발라 만드는 송편은 가장 한국적인 맛을 내는 떡으로 불린다.

또한 온 가족이 둥그렇게 둘러앉아서 송편을 빚는 것이 추석 풍속이기도 한데, 이때송편을 예쁘게 빚으면 예쁜 아이를 낳는다고 하는 우스갯소리도 있어 너도 나도 예쁘게 송편을 빚으려 하는 전통이 생겼다.

중국의 중추절에 가장 대표적인 먹을거리는 바로 월병이다. 원래 월병은 달에 제사를지내기 위한 용품이었다. 둥근 달 모양을 닮아 화합과 단결을 상징하는데, 중추절에 월병을 먹기 시작한 것은 원(元)나라 때부터라고 전해진다.

당시 몽골 족이 한족을 통치하고 있던 시기였는데, 주원장이 몽골족의 진압에 항의하는 봉기를 준비하고 있었다. 한 날 한 시에사람들을 모아 거사를 치르기 위해서 단 시간 내에 봉기를 일으킬 시간과 장소를 많은사람들에게 전달해야 했는데 몽골족들의 감시가 매우 삼엄해 쉽지 않았다.


방법을 고심하던 중 주원장의 부하인 유백온이 음력 8월15일로 거사 날짜를 정한종이를 월병 속에 몰래 넣어 각지의 사람들에게 돌렸다. 이런 기지로 봉기가 성공하여원나라를 무너뜨리고 명나라를 세우게 된다.

명나라 최초의 황제가 된 주원장은 이 날을 기리기 위해 매년 중추절에 공을 세운 신하들에게 월병을 상으로 내렸다고 한다. 이것이 유래가 되어 월병은 중추절을 대표하는 명절음식이 되었다.

중국 사람들 역시 추석이면 서로 월병을 선물하는데, 때로는 뇌물 전달용품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월병을 통해 서로의 건강과 행운을 빌고, 달을 감상하며 차와 함께 월병을나눠먹는다.

또한 중국의 추석이 한국의 추석과 가장 큰 차이라면 제사를 지낼 때 집에서 하지 않고, 산소를 찾아가 지낸다는 점이다. 또한 남녀 구분 없이 요리 잘하는 사람이 음식을만들고, 실력이 안 되는 이들은 뒷정리를 거든다. 대부분 주방장이 남자이기 때문에 남자들이 음식준비를 도맡아 요리하게 된다.

일본은 추석에 츠키미단고라는 떡을 만들어 보름달을 보며 먹는 풍습이 있다고 한다.

쌀가루를 둥글게 빚은 후 팥 앙금을 넣고 쪄서 먹거나 경단처럼 둥글게 반죽하여 끓이다가 건져서 팥가루, 깨가루, 빵가루를 묻혀서 먹기도 한다.

일본의 추석은 7월15일에 지내는데 1873년 일본에 공식적으로 양력이 도입되면서양력 8월15일을 오봉으로 정하여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중국과 한국의 추석보다는 한 달이나 빨라 무더운 한여름에 지내는데,조상의 영혼을 영접하여 집에 있는 부쓰당에 모시고, 오봉이 끝날 때 다시 보낸다.


<이은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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