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여름만 되면 ‘어떻게 하면 더위를 이기고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까’하는 것이 많은 분들의 관심이다. 특히 건강에 관심이 많은 노인층에서는 더더욱 그러하다.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은 우리 몸에 무리를 주지 않는 생활이 여름철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이라고 볼 수 있다.
평소에 잘 알고 지내던 법조인 한 분이 여름 휴가 중에 LA 카운티 법조인들과 함께 독일의 사법제도를 연구할 목적으로 2주간 독일을 다녀왔다.
독일에 다녀온 느낌을 물으니까 대답은 날씨가 매우 덥지만 관공서 어디를 가도 에어컨이 꺼져 있고 실내온도가 미국과 비교하면 매우 더운데도 에어컨을 켜지 않는다고 한다. 또 식당을 가도 물이나 음료수에 얼음을 제공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한다. 그 이유는 에너지를 절약하고 에어컨 바람이 건강에 이로울 것이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독일인들의 매우 실용적인 면을 엿보게 하는 단면이다.
실제로 여름철에 더위와 관련된 많은 질병들은 실내 에어컨을 너무 세게 틀어서 실내외 온도차이가 너무 크거나 에어컨 필터의 청소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때 발생한다.
더위로 인한 질환들을 보면 더운 날씨로 인해 체온이 급격히 올라가지만 우리 몸이 내부의 열을 발산해내지 못해서 생기는 열사병(heat stroke)과 우리 몸의 온도를 낮추기 위한 방법으로 땀을 많이 흘릴 때 땀의 양이 너무 많거나 전해질의 소모가 너무 많아서 생기는 열탈진(heat exhaustion)이 있다.
우리가 냉방병이라고 부르는 것은 무더운 여름에 냉방장치가 잘 되어 있는 건물 내에서 오래 일을 할 경우에 두통이나 근육통, 목구멍이나 눈, 코 등이 따갑거나 쉽게 피곤하고 심하면 속이 메스껍고 어지러운 증상 등의 신체적, 심리적 불편감을 호소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증상은 지나친 실내외 온도차에 의해서 인체가 적응하지 못해서 생기기도 하지만 실내 공기 내에 각종 바이러스, 곰팡이(mold), 세균 등이 제대로 정화되지 않고 순환되거나 이에 장시간 실내에서 노출돼서 감염될 수 있다.
따라서 의학계에서는 이를 빌딩 증후군(sick building syndrome)이라고 해서 여름이나 겨울에 밀폐된 건물 내 에어컨이나 히터의 필터나 냉각수 등을 제대로 청소하지 않아서 생기는 질환을 총칭해서 부른다.
이 때문에 감염된 냉난방 시설 내의 바이러스나 곰팡이에 의해서 가벼운 감기나 앨러지 증상으로 나타날 수도 있지만 레지오넬라와 같은 인체에 치명적인 세균에 의한 감염이 생길 수 있다.
더운 여름에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은 실내외 온도 차이는 가급적이면 화씨 10도 이하로 유지하고 찬 공기가 직접 와 닺는 것은 피해야 한다.
땀이 난 상태에서 실내의 찬 공기에 노출되면 체온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스웨터 등을 실내에 항상 준비해서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덥더라도 차가운 얼음물보다는 약간 미지근한 물이 우리 몸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
노인이나 면역기능이 저하된 환자는 더운 날씨가 오래 지속될 때는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주고 에어컨이 설치된 곳에서 더위를 피하도록 한다.
또 실내외 환기를 적당히 시켜주고 밤에 잘 때는 에어컨을 끄고 자는 것이 좋다.
이영직 내과 (213)383-93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