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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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가 보는 미국역사 (62) Uncle Tom ②

2015-07-2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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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환>

Tom 이외에 이 소설에 등장하는 노예들의 얘기들 중에서 유일한 해피엔딩은 머리가 좋고 거의 백인으로 보일 정도의 피부와 체격을 가진 노예인 남편 조지(George)가 팔려나가고 (각각 다른 주인들 밑에서 떨어져 살고는 있었지만) 자신도 아들과 함께 따로 팔린 것을 알자 네 살배기를 가슴에 안고 추격자들을 피해 겨우 얼기 시작해 버석 버석 깨지는 얼음강을 뛰어 건너서 노예주인 켄터키에서 비노예 주인 오하이오로 도망가 퀘이커교도들의 보호 속에 숨어 살다가 역시 탈출해서 돈을 모은 남편을 다시 만나 캐나다로 탈출해서 나중에는 파리로 가서 조지가 대학공부를 마치고 미국흑인들이 가서 세운 신생국가 아프리카의 리베이라 (1847년 건국)로 떠날 계획을 하고 있는 엘리자(Eliza)의 일가족 얘기가 있다.

지금도 남부의 일부에는 피에 16분의1 흑인 피가 섞여 있으면 흑인으로 분류한다는 법이 살아있는 주들이 있다는데 흑백이 혼혈되다 보니까 외관상으로는 완전히 백인으로 보이지만 법적으로는 흑인인 사람들도 많이 있었다고 한다. 흑인들은 소송을 제기할 권리가 없었고 법정에 증인으로 출두할 수도 없었다다.


이 소설에 나오는 Cassy 라는 노예는 백인을 아버지로 두고 노예였던 어머니에게서 태어났는데 아버지가 친딸로 귀하게 길러서 귀족처럼 자라고 불어공부까지 마친 청소년기의 생활을 보냈으나 아버지가 노예해방 서류를 만들어 놓기 전에 사망하면서 집안이 몰락하자 재산정리 과정에서 노예로 팔려 나가 노예로서 처참한 생활을 하게 된다.

이 소설에는 백인 주인이 여자 노예를 성폭행해서 애기가 태어나면 몇 달된 자기 자신의 자식이기도한 어린애를 엄마에게서 떼어내 파는 악마 같은 주인들이 등장하고 자식과 같이 팔려가게 되는 것을 알고 생후 두 주일이 되는 아이를 젖을 먹이다 일부러 꼬옥 껴안아서 질식해 죽게 만드는, 노예 엄마의 슬픈 얘기, 한 살 된 아들과 같이 팔려 미시시피 강의 연락선을 타고 가다가 잠깐 조는 사이에 아기를 떼어내 따로 팔아버린 것을 안 노예엄마가 강물에 투신자살하는 참극도 일어난다.

아주 열악한 시설의 형무소 같은 곳에 며칠 수용되었다가는 노예시장에서 노예들이 경매로 가축처럼 팔려들 나가고 노예가 주인이 써준 메모를 들고 가서 종이에 쓰인 대로 매를 맞고 오는 Whipping House 등의 비참한 일화 등이 나온다. 더러 인간성이 착한 주인들의 일화도 있지만 거의 광기가 섞인 무자비한 매질과 천대로 노예를 길들이는 주인들이 훨씬 더 많다.

Uncle Tom은 주인 Shelby씨 댁 아들인 조지가 사랑과 존경이 포함된 의미로 First name에 Uncle을 붙여서 불러준 데에서 나온 얘기이다. 노예라는 신분의 차이를 무시하고 인간적으로 대해주는 Shelby 씨 댁에서 비교적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던 Tom은 머지않아 노예의 신분을 해방해 주겠다는 약속을 “Masa” Shelby 로부터 받아 놓은 억세게 운이 좋은 노예이기도 하다.

가끔 참석해본 부흥회 목사들의 설교와 혼자 배운 독서 실력으로 손가락으로 한자씩 짚어가며 읽어온 성경이 기독교 신앙배경의 전부인 톰이지만 일과가 끝난 후 Uncle Tom’s Cabin으로 매일 저녁 모여드는 모든 노예들 앞에서 부흥회목사의 언성까지 흉내 내면서 해대는 기독교 해설이나 구절 끝날 적마다 아멘 소리를 들어가면서 하는 톰의 신실한 기도는 참석자 모두의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하였다.

톰은 노예는 주인에게서 어떤 대접을 받더라도 주인을 배신하지 않고 충직해야 하며 노예는 주어진 숙명으로서 이 세상에서는 벗어날 수 없으나 내세에는 백인과 똑같이 천당에 갈 수 있는 것인 까닭에 죽음이 두려울 것이 없으며 어떤 의미에서는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숙명적 평화주의자, 낙천주의자이다.

그러나 노예는 몸만 팔린 것이지 영혼(Soul)은 팔린 적도 없으며 그 영혼은 자기 이외에는 아무도 소유할 수 없는 것이라고 확신하는 까닭에 자기의 양심이 허락 하지 않으면 아무리 매를 맞더라도 백인의 강압에 굴종하지 않는 성품을 가진 충직한 사람이다.


Uncle Tom은 백인.흑인 가릴 것 없이 그의 탁월한 인격과 깊은 신앙심으로 여러 사람들을 감명하게 하고 진실한 기독교인들이 되게 만드는데 그중에는 천사 같은 마음으로 Uncle Tom의 설교 를 듣고 어린 나이에 병으로 두려움 없이 죽은 주인의 어린 딸 에반젤린(Evangeline)도 있다.

톰은 해방을 약속했었던 착한 주인 Shelby 씨의 파산으로 아내와 자식과 떨어져 노예로 팔려갔고 성품이 착했던 둘째 주인이 노예해방 서류를 작성하던 중에 악인에게 피살되자 또다시 팔리게 되는데 노예들의 운명이 자신의 노력과는 아무 상관없이 결정된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얘기들이다.

마지막으로 만난 주인은 악마 같은 악인으로 톰이 도주한 두 노예의 숨은 곳을 알려주기를 거절하다가 그 주인에게 매를 맞아 죽는다. 그동안 성인이 된 Shelby씨의 아들이 톰을 구출하려 찾아왔으나 한발 늦어 톰은 이미 죽은 후였다. 집에 돌아온 Shelby씨의 아들은 Uncle Tom을 추념하며 노예들을 다 해방시켜 주면서 Uncle Tom’s Cabin을 볼 적마다 그분을 기억하자고 말하고 해방된 노예들 전부를 유급직원으로 채용한다.

노예해방이 법적으로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스토우(Stowe)여사가 차선책으로 궁리해 본 것이 George Shelby처럼 선의에 의한 노예주들의 자발적인 해방이었을 것이다. 쉽게 상상할 수도 없었던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165년이 지났다. 이제 스토우 여사가 그린 Uncle Tom의 초상화는 우리들의 동의 여부와는 상관없이 훌륭한 ‘순교자’의 얼굴로 평가되었고 그분의 책은 시대적으로 공헌할 수 있는 만큼은 다 했다는 것은 누구도 반론을 제기할 수 없는 사실이다.

마지막으로 현대의 감각으로 이글의 결론은 여러분 자신이 내보시라고 요청해 보고 싶다. 만일 Uncle Tom 의 판권소유자가 여러분 마음대로 그 책의 개정판을 써 달라고 청탁을 한다면 과연 독자 여러분들의 2015년의 Uncle Tom 은 누구일까 :

기존제도를 숙명으로 받아드리고 순종하는 순교자같이 착한 사람인가? 아니면 불의한 제도를 없애려고 꾸준히 노력하는 반골기질의 말썽꾸러기인가? 그도 저도 아니면 “우리 식구만 다치지 않으면 되지” 라면서 열심히 법을 지키는 척 하면서 사는 굼벵이 같은 사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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