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강력한 북미판 지진대 위에 솟아 있는 산

2015-06-1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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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북미판 지진대 위에 솟아 있는 산

가블러스 놉 정상에서 바라 본 남서쪽의 모습. 마운틴 발디를 비롯한 샌개브리얼산맥의 봉우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가블러스 놉]

살기 좋은 남가주의 가장 큰 취약점이 있으니, 바로 북미에서도 가장 강력한 지진대가 이곳을 관통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바로 장장 810마일에 이르는 San Andrea Fault다.

LA의 북쪽 외곽을 관통하고 있는 San Andrea Fault를 직접 극명하게 관찰할 기회가 덤으로 주어지는 산이 있다. 바로 가블러스 놉(Gobblers Knob)이다.


한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산 중 하나인 Mt. Baldy(10,064´)의 동북쪽으로 직선거리 4마일 내외의 지점에 위치하고 있으며 LA 한인타운에서는 15번 Freeway를 이용할 경우 대략 포장도로로 73마일을 가고 다시 비포장도로로 3.5마일을 가면 된다.

실제의 산행은 왕복 1마일에 순등반고도가 500´에 지나지 않아 대단히 쉬운 편인데, 샌개브리얼 산맥의 최고봉인 Mt. Baldy를 비롯하여 Telegraph(8,985´), Thunder(8,587´), Har wood(9,552´),Dawson(9,575´), Pine(9,648´), Wright(8,505´), Circle( 6,880´) 등의 장엄한 고산준령들을, 평소에 자주 접하던 방향과는 전혀 다른 방향에서, 아주 가까이 한눈에 조망할 수있는 아주 좋은 기회가 된다.


■ 등산코스

여기에서는 동과 서에 각기 한 개씩 두개의 봉우리가 보이는데, 바로 가까이에 있는 서쪽이 Gobblers Knob이고, 이어지는 비포장도로를 조금 더 따라가야 하는 동쪽은 아직 이름이없는 해발고도 6,705´의 봉우리이다.

우리는 물론 가까운 서쪽의 봉우리를 향해 가야 하는데 봉우리 오른쪽 기슭으로 좁다란 등산로가 서북쪽으로 뻗어가고 있으니, PCT인 이길을 따라 등산을 시작한다. 길은 좁지만 걷기에 편한 흙길이며 경사는 완만하다.

대략 20분 내외를 걷다 보면 길이그다지 높지는 않은 정면의 능선 위로 이어진다. 능선 위에 오르면 PCT는 계속 서북쪽으로 나아가게 되는데, 우리는 여기서 PCT를 버리고 왼쪽 즉 동남쪽에 있는 봉우리로 이어지는 능선으로 방향을 바꾼다.

제법 굵직한 소나무들이 산기슭에 자라고 있는 편안한 느낌의 오름길로서 등산로가 분명하게 나있지는 않으나 그저 그리 멀지않은 정상을 향해 곧바로 오르면 된다. PCT를 떠난지 대략 10분 정도면 정상에 오를 수 있다.


북쪽으로는 Lone Pine Canyon Road를 따라 바로 그 북쪽에서 반듯하게 흘러내리는 Circle Mtn 줄기가 부드럽게 다가온다. 저 Circle Mtn은 북미판 지각 위에 솟아 있는 산이고, 이곳의 나는 태평양판 지각 위의 산에 올라 있는 셈이다.

다시 남서쪽을 잘 살펴본다. 우리 LA지역의 수많은 산들 가운데서도 가히 군왕의 풍모를 가졌다고 할 수 있을 하얀 머리의 Mt. Baldy(10,064´)가, 백두산을 능가하는 높은 장군봉들의 빈틈없는 호위를 받으며 약간 뒤쪽으로 감싸여 있는데, 좌로는 Harwood(9,552´), Thunder (8,587´), Telegraph(8,985´)들이 시립해 있고, 우로는 Dawson(9,575´), Pine(9,648´), Wright(8,505’)등이 옹위하고 있는 안정된 형국을 이루고 있다. 참으로 대단한 형세의 우뚝한 산들을 한 눈에 그것도 이처럼 가까이에서 볼 수 있음이 참으로 경이롭다. 이곳 정상의 돌무더기에는 등정한 사람의 신상과 소감을 남길 수 있도록 정상등록부가 비치되어 있다. 웅장한 자연을 대하는 소박한 인간의 한 자락 짧은 소회나마 한 줄 남겨보면 좋겠다.


# 가는 길

LA 한인타운에서 출발하여 15번Freeway(North) 상의 Highway 138의 출구(66.6마일)까지 간 후, 여기서 좌회전하여 1.2마일을 가면 왼편으로 Lone Pine Canyon Road 가 나오는데(67.8마일) 여기서 이 길을 따라5.4마일을 가면 왼쪽에 비포장도로인 3N31(Lytle Creek Road)이 나온다(73.2마일). 이 비포장도로(3N31)를 가는 데는 반드시 Ground Clearance가 높은 4×4차량이 필요하며, 이 길을 따라 3마일을 가면 3거리가 나오는데, 여기서 오른쪽 길을 택하여 0.5마일을 가면 길이 왼쪽으로 바짝 꺾이는 saddle에 이르게 된다(76.7마일). 이곳이 Trailhead이므로, 주변의 적당한 공간에 주차한다. 우리가 조금 전에 지나온 Lone Pine Canyon Road는 잘 정비된 포장도로로서 거의 직선으로 동남방향에서 서북방향으로 Wrightwood까지 7마일 내외를 굴곡없이 곧게 뻗어 올라가는데, 바로 이 Lone Pine Canyon 자체가 San Andrea Fault의 일부분이 된다. 깊숙이 찢어진 상처는 세월이 흘러도 선명한 흉터로 남아 있듯, 크게 갈라져 깨어졌던 지각의 상흔은 이처럼 깊고도 선명하다.

<재미한인산악회-정진옥>
(310)259-6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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