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신의 거주지’로 불렸던 심연의 산상호수 레익 타호

2015-05-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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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언맨처럼 물 위를 날아다니는 짜릿한 체험

[레익 타호]

몽환적인 코발트빛을 띠는 심연(深淵)의 아득한 산상호수 레익 타호(Lake Tahoe). 와쇼 인디언이 ‘신의 거주지’라 부르고 제사를 지낼 만큼 이색적인 풍광을 자랑한다. 레익타호는 직접 보지 않으면 알 수 없을만큼 거대하고 신비롭다. 시에라네바다 산맥의 중심이자 캘리포니아주 네바다주 경계에 위치하며 잔설과 빙하가 녹아 흐르는 청정수가 미국에서 두 번째로 깊은 수심 1,645피트(500m)나 되는 자연호수로 유입된다. 그냥 마셔도 될 만큼 깨끗한 수질을 자랑하며 해발 6,200피트에 위치, 연중 300일 이상 맑게 갠 하늘을 볼 수 있으며 깊은 수심과 풍부한 수량 덕분에 아무리 추운 겨울에도 얼지 않는다.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명성이 자자한 레익 타호는 ‘액티비티의 천국’이라 불릴 만큼 다양한 사계절 액티비티를 선보인다. 그 가운데 겨울철 스키와 여름철 수상 스포츠, 산악자전거와 하이킹을 으뜸으로 꼽는다. 레익 타호는 여러 권역(남부·동부·북부 등)로 나뉘는데 오늘은 권역 가운데 가장 큰 도시이자 볼거리, 즐길거리, 먹을거리가 풍성하여 방문객이 끊이질 않는다는 레익 타호 사우스(Lake Tahoe South)를 소개할까 한다.



# 타호 사우스 오버뷰

주 경계도시인 캘리포니아주 사우스 레익 타호(South Lake Tahoe)시와 네바다주 스테이트라인(Stateline)시, 제퍼 코브(Zephyr Cove)시를 묶어 타호 호수의 남쪽, 타호 사우스(Tahoe South)로 줄여 부른다. 이 권역을 전 세계에 홍보하는 타호 사우스 관광청(www.tahoesouth.com)에서는 이벤트, 할인 패키지, 숙소 등 다양한 여행정보를 웹사이트를 통해 실시간 제공하고 있다.

한때 상업용 제트 여객기가 다녔던 경비행장, 마리나, 캠핑장, 수상 스포츠 렌탈샵과 숙박시설, 레스토랑, 수퍼마켓 등 편의시설이 밀집해 있으며 24시간 유흥을 즐길 수 있는 네바다주 스테이트라인시에는 대형 카지노 4곳과 상업시설이 위치한다.

레익 타호에서 가장 큰 스키 리조트인 헤븐리 리조트(Heavenly Resort)와 수상 스포츠의 메카로 불리는 스키 런 마리나(Ski Run Marina), 2곳의 선착장에서는 에메랄드 베이 선상 크루즈와 디너 크루즈가 출발한다.

레익 타호의 다른 지역과 달리 물놀이하기에 좋은 백사장이 길게 이어져 있다. 수면 아래 평평하고 매끈하고 거대한 암반이 자리한 탓에 호수 안쪽으로 500~1,000피트까지 걸어들어가도 겨우 다리만 잠길 정도로 수심이 얕다. 여름철에도 얼음장처럼 차가운 다른 지역과 달리 얕은 수심때문에 비교적 따뜻한 수온이 유지된다.


# 헤븐리 리조트 Heavenly Resort

리프트 30개, 총 97개 슬로프가 조성된 대규모 스키 리조트로 캘리포니아주와 네바다주에 걸쳐 있다. 스키시즌이 끝나는 매년 5월, ‘메모리얼데이’ 주말부터 본격적인 여름 액티비티 시즌이 시작된다.


해발 6,540피트 헤븐리 빌리지와산 중턱에 마련된 전망대, 다양한 액티비티 시설이 들어선 헤븐리 밸리(Heavenly Valley)를 연결하는 곤돌라(길이 2.4마일)가 운행된다. 전망대에 오르면 탁 트인 파노라믹 전망이 펼쳐지며 거대한 레익 타호의 정경을 한 눈에 담을 수 있다. 헤븐리 밸리에는 튜빙, 암벽타기, 아이의 모험심을 키워주는 로프형 정글짐이 야외에 설치되어 있고 그곳에서 산 정상까지 오픈 리프트를 갈아탈 수도 있다.

속도와 스릴을 즐기는 레포츠인 3,300피트 길이의 집라인(zip line)이 산 정상에서 헤븐리 밸리까지 놓여있다. 와이어에 매달린 채 최고 시속 50마일, 밸리까지 빠르게 이동하면서 레익 타호 전망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인기 어트랙션이다.

이용요금은 곤돌라의 경우 성인 40달러, 아동 20달러, 집라인은 45달러이다.

웹사이트 www.skiheavenly.com


# 스키 런 마리나 Ski Run Marina

헤븐리 리조트에서 남쪽 1마일 지점에 위치한다.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전망 좋은 레스토랑을 비롯, 수상 스포츠 렌탈샵, 스포츠 피싱, 타호 호수의 명물인 타호 퀸(Tahoe Queen) 유람선 선착장이 놓여 있다.

렌탈샵에서는 평소에 접하기 힘든 스피드 보트, 제트스키, 패들보드, 카약 등을 빌릴 수 있는데 레익타호에서 가장 큰 규모로 알려져 있다. 7~13명이 승선 가능한 10여가지의 보트는 속도, 형태에 따라 요금이 달라진다. 1~2인승 제트스키는 30분 90달러, 1시간 119달러, 반일 또는 전일 빌릴 수도 있다.

매일 오전 9시 출발하는 에메랄드 베이 제트스키 투어(Emerald Bay Jet Ski Tour, 2인 180달러)의 경우 가이드가 길을 안내, 본인이 직접 제트스키를 몰아 에메랄드 베이의 명물 바이킹홀름(Vikingsholm)을 돌아보는투어다. 소요시간은 2시간으로 투어시작 30분 전 도착하여 조작법을 배우고 테스트를 통과해야 투어에 참가할 수 있다.

가장 인기 있는 어트랙션은 낙하산에 매달려 한 마리의 새처럼 호수 위를 나는 패러세일링(parasailing)을 들 수 있겠다. 500피트(요금 95달러), 350피트(75달러), 200피트(65달러) 등 높이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며 에메랄드 빛 호수를 발아래 두고 날아보는 짜릿한 체험이 가능하다.

영화 아이언맨처럼 물 위를 날아다니는 플라이보드(fly board)는 강력한 수압을 이용하는 신종 익스트림 레포츠로 보드와 이어진 호스에 강력한 물이 분사되면서 공중에 뜨는 원리로 보기와 달리 초보자도 비교적 쉽게 배울 수 있다. 보다 자세한 정보는 웹사이트 www.tahoesports.com 에서 구할 수 있다.


# 타호 퀸 Tahoe Queen

타호 퀸은 승선 정원 312명의 외륜선(paddle wheeler)의 이름으로 매일2~3차례 에메랄드 베이를 왕복 운행한다. 1900년대 초 미시시피 강 유역을 떠다니다가 자동차 보급으로 쓸모없어져 한때 폐선될 위기에 처하기도했으나 다행스럽게도 복원과정을 거쳐 오늘날 타호 호수 명물로 다시 태어났다.

레익 타호를 가장 편안하게 즐길수 있는 프로그램을 추천하자면 해질 무렵 출발하는 선셋 디너 크루즈(Sunset Dinner Cruise)를 들 수 있겠다. 맛있는 부페식 식사가 제공되며 2시간30분에 걸쳐 레익 타호의 풍광을 감상하게 되며 특히 수심 깊이에 따라 변화하는 물 색깔을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다. 선상에서 만나게 될 붉은 빛 황홀한 낙조 풍광의 아름다움은 쉽게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타호 사우스 부근 주요 숙소까지 무료 셔틀버스를 제공하며 예약이 필요하다.

주의할 사항은 다른 크루즈인 딕시(M.S Dixie)호는 스키 런 마리나 북쪽5.5마일 지점에 위치한 제퍼 코브 마리나에서 출발하므로 예약 때 출발장소를 꼭 확인하자.

웹사이트 재퍼 코브 리조트, 레익타호 크루즈 www.zephyrcove.com


# 투어 노트(Tour Note)

▷LA에서 출발한다면 장시간 운전(편도 440마일, 소요시간 7시간)을 각오해야 한다. 최소 2박3일 일정으로 다녀와야 하는 녹록치 않는 여행길이 될 것이다.

▷한라산보다 높은 해발 6,225피트에 위치, 공기가 희박하므로 조금만 움직여도 쉽게 피로해지며 빨리 취하게 된다. 바쁘게 움직이는 것보다 여유 있는 일정으로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인 바이더 레익(www.innbythelake.com)은 호변과 맞닿은 리조트로 근사한 야외 수영장과 핫텁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으며 비수기 80달러~, 성수기 140달러~의 합리적인 가격이 장점인 추천 숙소다.

▷성수기는 1개월 전 숙소 예약을 마치는 것이 좋다. 비용을 아끼기 위해 너무 먼 거리(예: 리노·Reno) 숙소를 잡지 않도록 하자.

<글·사진 정철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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