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K팝으로 세계에 복음 전해요”

2015-05-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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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돌 출신 찬양사역 양기준씨 남가주 방문

▶ “이민교회 부르면 언제든 올 것”

“K팝으로 세계에 복음 전해요”

찬양사역자 양기준씨(맨 오른쪽)는 해외 한인교회를 찾아 찬양하는 비전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찬양 사역자 양기준은 아이돌 그룹 출신이다. ‘아이투아이’(I to I)라는 4인조 그룹으로 지난 1999년 데뷔했다. 그룹 GOD와 함께 연습실에서 땀을 흘렸다. 그때 배우 차인표, 송윤아가 주인공을 맡고 장혁이 첫 출연한 영화 ‘짱’의 주제곡을 불렀다. GOD는 이후 ‘별’이 됐지만 아이투아이는 사라졌다.

스타를 향한 미련을 떨치지 못한 그는 2004년 ‘리트머스’라는 3인조 혼성그룹의 싱어로 다시 무대에 올랐다. 이 당시 함께 등장한 그룹이 ‘동방신기’다. 역시 동방신기는 스타덤에 올랐지만 리트머스는 대중의 기억에서 사라졌다.

“리트머스를 끝낸 뒤 3년 동안 정말 방황했습니다. 텔리비전도 보지 못할 정도였어요. 그러다 하나님이 주시는 비전을 봤어요. 수천명이 하나님을 찬양하는 무대에서 제가 기타를 치며 인도하는 환상이었죠. 주님이 인도하시는 길을 알게 됐습니다. 2008년 CCM 사역자로 새 삶을 시작했습니다.”


이 즈음 양씨가 직접 작곡하고 작사한 ‘러브 코리아’(Love Korea)가 널리 불러지게 됐다. 그는 찬양뿐만 아니라 일반 가요도 함께 부른다. 한류의 열풍을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나누는 바람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찬양사역을 열심히 하고 있는데 2010년 갑자기 제가 부른 ‘할아버지 시계’가 알려졌어요. ‘그대 웃어요’라는 드라마가 히트를 쳤는데 거기에 삽입되면서 사람들이 알게 된 거죠. 뒤늦게 리트머스라는 그룹이 관심을 끈 겁니다. ‘하나님, 왜 지금입니까?’ 질문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가 발견한 대답은 ‘가요를 복음 전도의 도구로 쓰자’는 것이었다. 그리고 예상은 적중했다. K팝(K-Pop)을 앞세우며 집회에 나서 예수를 소개하는 사역이 효과를 거둔 것이다.

“일본에서 교인이 15명인 작은 교회에서 찬양집회를 열었어요. K팝 가수가 온다고 하니까 주부들이 60명 정도 몰려 와 바닥에 앉아 노래를 따라 불렀어요. 가요와 함께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부르고 복음을 전했어요. 내가 만난 하나님을 간증하고요. 그 중 몇 명이 나중에 교인으로 등록했습니다.”

이후 매년 성탄절 시즌이면 일본에서 찬양집회를 갖고 있다. 소문이 퍼지면서 여기 저기 교회에서 초청이 이어진다. ‘K팝을 버릴 게 아니다’라는 소신이 생겨 지난해 ‘내 사랑이니까’라는 싱글앨범까지 새로 출반했다. 10년 만에 만든 앨범이다.

올해는 두 번째 찬양앨범 ‘앞서지 않겠습니다’가 나왔다. 버스에서 내려 걷다가 떠오른 악상과 가사를 그대로 찬양곡으로 만들었다. 한국 교회에서는 이미 좋은 반응이 나오고 있다. 주일 예배 마무리 시간에 결단을 위한 찬양곡으로 많이 불리고 있다. 이 앨범에 수록된 ‘주님이 기뻐하시는 교회’도 사랑을 받는 곡이다.

전 세계 디아스포라의 한인교회를 섬기는 게 양씨의 소망이다. 일본, 중국, 러시아, 프랑스,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한인교회가 부르면 어디든 달려갔다. 교회가 크든 적든 전혀 상관하지 않는다. 한국에서도 요청만 하면 농어촌, 도시 지하실의 개척교회, 미자립교회를 찾아 기꺼이 찬양집회를 이끌고 있다. 사례비는커녕 자기 돈을 쓰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번 미국 방문에는 남가주에 위치한 바울선교교회와 다민족 교회인 하이랜드 코너스톤교회에서 찬양곡을 불렀다.

“단 한 명이라도 하나님을 만나는 예배가 된다면 상관없습니다. 이민교회도 어려움과 상처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함께 찬양하며 하나님의 위로를 전하고 싶습니다. 불러만 주시면 달려오겠습니다.”

문의 mose20@hanmail.net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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