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360마일 바닷길, 자연 그대로의 자연이 살아 숨 쉬는 곳

2015-05-1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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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콜라 주립공원 전망대 ‘캐논비치’ 한눈에 조망

[오리건 코스트]

해안선 1,300마일. 태평양과 맞닿은 채 남북으로 길게 이어진 미 서부 해변의 길이이다. 남쪽에서부터 캘리포니아, 오리건, 워싱턴까지 3개 주에 걸쳐진 해안선을 따라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보고 달려도 봤을 퍼시픽 코스트 하이웨이(PCH-Pacific Coast Highway), 캘리포니아 1번 국도(CA-1), US-101 하이웨이 등이 놓여 있다. 이 구간을 자동차로 달리다보면 차창 밖으로 끊임없이 다가오고 멀어지는 해안경관에 탄성이 절로 터져나오는 경험을 하게된다.

그 가운데 총 길이 347마일의 오리건 코스트 하이웨이(Oregon Coast Highway·이하 오리건 코스트) 구간은 캘리포니아, 워싱턴주 해안과는 다른 독특한 자연경관이 펼쳐진다.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깎아 지르는 해안절경, 끝없이 펼쳐진 백사장, 수십마일 이어진 모래사구, 짙푸른 상록수 숲과 해안 산책로, 절벽에 세워진 등대, 아침저녁으로 밀려드는 해무 등 변화무쌍한 대자연 절경을 즐길 수 있는 오리건코스트는 ‘꿈의 해안’이란 별명을 지녔다. 또한 사유지가 없어 누구나 자유롭게 해변을 드나 들 수 있기에 피플스코스트(시민의 해변, People’ s Coast)로도 불리며 약 70여개의 주립공원이 잘 정비되어 있다. 오늘은 여유롭고 평온한 여행지로 사랑받는 오리건 코스트의 북부 권역을 소개할까 한다.



■ 오리건 코스트 오버뷰

오리건 코스트는 캘리포니아주와 맞닿은 브루킹스(Brookings)에서 구스베이(Coos Bay), 구스베이에서 링컨시티(Lincoln City), 링컨시티에서 최북단 도시인 아스토리아(Astoria)까지 크게 3권역(남부, 중부, 북부)으로 나뉜다.

그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권역은 오리건주에서 가장 큰 대도시 포틀랜드에서 당일 코스로 다녀올 수 있는 북부 권역으로 항구 도시인 아스토리아, 시사이드(Sea Side), 틸라묵(Tillamook), 링컨시티가 해당된다.

중부 권역은 해안 모래사구가 유명하며 방문객의 발길이 비교적 뜸한 남부 권역의 경우 소박하며 정감 넘치는 아담한 항구도시만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으며 수백마리의 바다사자가 서식하는 해안동굴도 잘 알려진 관광명소다.

우기가 끝난 5월부터 10월까지 방문 최적기 알려진 오리건 코스트 여행 정보는 방문자 협회(Oregon Coast Visitors Association) 웹사이트 www.visittheoregoncoast.com에서 얻을 수 있으며 무료 지도, 가이드북도 주문 가능하다.


◎ 아스토리아

오리건주 북서쪽 끝자락, 컬럼비아강 하구에 자리 잡은 항구도시로 미국 최초의 백만장자이자 독일계 모피 무역상인 존 제이콥 아스토(John Jacob Astor)에서 이름을 따왔다. 19세기 초, 지금으로부터 약 210년 전미 개척지였던 미시시피강 서쪽을 탐험했던 ‘루이스 앤 클락’ 원정대의 태평양 연안 종착지이자 미시시피강 서쪽에 건설된 최초의 정착촌이 아스토리아로 도심 강변도로에는 오리건 코스트의 출발지점을 알리는 0마일 표지판이 자리한다.


길이 4.1마일의 거대한 아스토리아-메글러 다리(Astoria-Megler Bridge)가 컬럼비아강을 가로질러 워싱턴주와 이어져 있는데 1966년 완공 당시 세계에서 가장 긴 다리로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최초로 건설된 정착촌답게 석조, 빅토리안 건물 등 고풍스런 건물이 도심 곳곳에 남아 있으며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구니스 The Goonies, 1985’ 촬영지이기도 하다.

선착장 부근의 컬럼비아강 해양박물관(Columbia River Maritime Museum, 웹사이트 www.crmm.org)은 2세기에 걸친 컬럼비아강 유역에서 발생한 조난사고, 험난했던 해양역사 등을 살펴볼 수 있다. 박물관 앞에는 1913년부터 운행을 시작한 1시간 코스의 전차, 트롤리도 운행된다.

아스토리아 언덕에 세워진 125피트 높이의 전망대, 아스토리아 칼럼(Astoria Colmum)은 반드시 들러봐야 할 명소로 비좁은 원형 계단을 직접 걸어야 전망대에 닿을 수 있으며 전망대에서는 아스토리아 도심, 컬럼비아 협곡, 태평양 등 360도 파노라믹 전망이 펼쳐진다. 원형기둥 형태의 칼럼 외벽에는 현지 원주민의 생활상, 루이스 앤 클락 원정대, 정착촌건설 등 역사를 담은 14개의 벽화가 그려져 있다.

도심 외곽에는 루이스 앤 클락 원정대를 기념한 국립 역사공원(Lewis & Clark National Historical Park, 웹사이트 www.nps.gov/lewi)에는탐험대가 남긴 기록과 기념물을 전시하고 있으며 국립공원 애뉴얼 패스 소지자는 무료 입장이 가능하다.

도심 서쪽 포트 스티븐스 주립공원(Fort Stevens State Park)은 컬럼비아강 하구를 지킨 군사 요새가 있던 곳으로 앙상하게 뼈대만 남은 난파선이 을씨년스럽게 진흙 뻘 속에 박혀있다. 공원주변 해역은 맛조개와 비슷한 모양의 라저 클램(Razer Clam) 주요 서식지로도 유명하며 채취 허용기간에는 1인당 15개까지 채취가 가능하다.

▷웹사이트 www.astoriaoregon.com


◎ 캐논비치

미국의 10대 절경지로 꼽히는 캐논비치(Cannon Beach)는 건초 더미를 연상케 하는 바다 한가운데 우뚝 솟아오른 높이 235피트의 헤이스택 락(Haystack Rock)이 대표적 랜드마크다. 바위 아래는 하루 두 차례 밀물때 잠겼다가 썰물 때면 홍합, 불가사리 등 바위에 붙어 서식하는 다양한해양생물을 관찰할 수 있는 학습장으로 변신, 사람들로 늘 붐빈다.

비치는 완만한 경사의 모래사장이 태평양을 향해 길게 뻗어 있어 가벼운 산책을 즐기기에 더 없이 좋은 환경을 지녔다. 이곳에서는 답답한 신발을 벗고 맨발로 부드러운 모래 위를 천천히 걸어봐야 하며 매일 오후가 되면 헤이스택 락 너머로 지는 해가 해변을 붉게 물들이며 한 폭의 그림과 같은 장관을 연출하며 이를 보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든다.

캐논비치와 함께 영화 구니스의 촬영지로 알려진 도심 북쪽 에콜라 주립공원(Ecola State Park) 전망대는 캐논비치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명소로 방문자에게 황홀하리 만큼 아름다운 비경을 선사한다.

2~3개 블락의 캐논비치 상업지구는 지역 예술가의 그림을 전시 판매하는 갤러리가 즐비하다. 그 중심에는 여행정보나 도움을 청할 수 있는 한인이 운영하는 마리너 마켓(Mariner Market, 503-436-2442)도 있으며 연중 행사로는 올해 51회를 맞는 모래성 쌓기 축제(San Castle-Building Festival)가 유명하며 매년 6월 축제기간에는 미 전역에서 참가자, 관람객이 모여든다.

▷웹사이트 www.cannonbeach.org

◎ 틸라묵

해변과 조금 떨어진 내륙에 위치한 틸라묵(Tillamook)은 치즈로 유명한마을이다. 1909년 설립된 틸라묵 치즈는 낙농가의 참여로 설립된 협동조합(Tillamook Dairy Co-Op, www.tillamook.com)으로 성장 호르몬을 투여하지 않는 친환경 사육환경으로 생산된 최고급 원유로 치즈를 제조한다.

제조과정을 견학할 수 있는 제조공장과 무료 시식 치즈(10~20가지)와 아이스크림 등을 맛볼 수 있는 방문자 센터는 매년 100만명 이상 방문하는 오리건주 유명 관광지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흰색 바탕의 청색 건물 외벽에 노란색 대형 간판이 걸려있어 절대로 지나칠 수 없을 만큼 쉽게 찾을 수 있다.

틸라묵 도심에서 OR-131 국도,케이프 미어스 루프(Cape Meares Loop)를 따라 서쪽으로 이동하면 케이프 미어스 주립 전망대(Cape Meares State Scenic Viewpoint)가 나온다. 이곳에는 바위 3개가 나란히 서 있는 세 개의 아치바위(Three Arch Rooks)와 문어 형태를 띤 가문비나무 옥토퍼스 트리(Otcopus Tress), 절벽 위에 조성된 전망대와 등대, 왕복 5마일의 해안 트레일 등 소소한 볼거리가 숨겨져 있다.

<글·사진 정철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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