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성경, 지구상 모든 언어로 번역되었을까

2015-05-13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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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900여개 언어 중 57%는 모국어 성경 없어

▶ 미 가구당 평균 4권 소유 “늘 곁에 있는 셈”... 67%가 “성경 더 읽고 싶다” 뜨거운 애정 반영

성경, 지구상 모든 언어로 번역되었을까

성경이 번역되지 않은 언어가 아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의 소그룹 성경공부 모습.

■ 미국인들의 인식과 실상

지구상에는 6,901개 언어가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밖에도 깊은 밀림이나 오지에는 아직 파악도 되지 않은 언어가 쓰일 가능성이 얼마든지 상존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은 언어로 전달된다. 성경도 언어의 문자로 인쇄된다. 자신의 언어로 쓰인 성서가 없는 사람들은 복음을 받아들이고 키워가는 데 결정적 장애를 갖게 된다.


조사 전문기관인 바나리서치는 최근 아메리칸 바이블 소사이어티(ABS)와 공동으로 전 세계의 언어 현황과 성경 번역 진행과정을 비교했다. 또 미국에 사는 사람들이 이와 같은 상황을 얼마나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를 조사했다. 동시에 미국 가정의 성서 보유 현황과 성경 읽기와 관련해서도 다양한 설문을 던졌다.


바나리서치에 따르면 이미 성경으로 번역됐거나 진행 중인 언어는 6,901개 가운데 절반에도 못 미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인 4명 중의 3명꼴인 72%가 ‘세계 모든 언어로 성경이 번역돼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성경으로 번역되지 않은 언어가 많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21%에 불과했다.

지구상에는 여전히 자신이 이해할 수 있는 모국어로 성경을 볼 수 없으며, 복음을 문자로 전달할 수 없는 사람들이 무수히 존재한다는 현실을 모르고 있는 것이다. 성경에 대한 이런 오해는 복음 전파에 보이지 않는 커다란 장벽으로 작용된다. 마치 세상 누구나 성서를 읽을 수 있는 것으로 잘못 알고 성경 번역이나 선교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내 현황은 어떨까. 조사 대상자 가운데 98%에 달하는 압도적인 사람들이 마음만 먹으며 성경을 접할 수 있는 길이 있다고 대답했다. 실제로 미국 가정의 88%가 한 권 이상의 성경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전국 평균으로는 가구당 4권의 성경을 소유한 것으로 밝혀졌다.

성경을 갖고 있다고 해서 읽는 것은 물론 아니다. 하지만 성서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일반적으로 예상하는 것보다 뜨거웠다. 미국인의 60%가 ‘성경을 더 읽고 싶다’고 대답한 것이다. 상대적으로 성서를 덜 읽고 있다는 반증이 되기도 하지만 일단 성경에 대한 갈증이 미국인 사이에 식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통계다.

세계 언어로 번역된 성경 현황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보여준다. 자기 언어로 성경이 번역되지 못한 경우가 57%에 이르고 있으며 모국어로 성경이 제작된 언어는 31%에 불과하다. 또 성경 번역작업을 시작도 못하고 있는 언어가 26%나 되며 이제 겨우 번역이 진행 중인 언어는 31%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는 지난 1월부터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ABS와 바나리서치는 1,010명을 전국적으로 선정해 전화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어서 1,000명을 추가로 뽑아 온라인을 통해 질문을 던지고 응답을 받아 분석했다. 조사기간은 일주일에서 12일이 걸렸다.

ABS는 매해 성경 현황에 대한 설문조사를 시행하고 있는데 통계 결과의 오차 범위는 3.1%포인트다.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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