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 교계, 국가기도회 주도적 역할

2015-05-12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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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방 의회 의사당 기도회... 미기총 한기홍 목사가 인도

▶ 은혜한인교회 800명 참석... 지난 7일 전국서 회개·통곡

한인 교계, 국가기도회 주도적 역할

은혜한인교회에서 열린 국가기도회에서 한기홍 목사(왼쪽)가 워싱턴 DC 기도회 직후 돌아와 기도를 인도하고 있다.

‘국가를 위한 기도의 날’행사가 어느 때보다 뜨겁게 진행됐다. 전국적으로 매년 열리는 기도회이지만 올해는 대법원 동성결혼 합헌여부 판정 등과 맞물려 미 전역의 교회와 크리스천들이 대거 참여해 기도의 열기가 최고로 달아올랐다. 특히 한인 교계가 사명감을 갖고 전면에 나서는 등 주도적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다.

워싱턴 DC 연방 의회 의사당에서는 7일 열린 국가기도회에서 미주기독교 총연합회 대표회장 한기홍 목사(은혜한인교회)가 기도를 이끌었다. 이민교회 한인 교인들은 자발적으로 이메일과 페이스북 등을 통해 기도 제목을 릴레이 형식으로 전달하면서 기도회 동참을 촉구했다. 남가주 지역에서는 은혜한인교회에서 열린 기도회에 1세와 2세를 망라해 8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통곡의 기도가 울려 퍼졌다.

이번 기도회는 미 전국의 4만3,000곳에서 개최됐다. 오전 9시부터 연방 하원 오피스 건물인 캐논하우스에서 열린 기도회에는 연방 상·하원의원, 각료, 군 장성과 고위관리 등 300여명의 국가 지도자들이 동참했다.


한인으로는 처음 기도 인도자로 초청을 받은 한기홍 목사는 연단에 나와 미국을 위한 회개의 기도를 올렸다. 한 목사는 “하나님이 축복하셔서 이 나라가 세계 초강대국이 되고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선교사를 보내는 나라가 됐지만 지금 이 나라는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고 하나님께 등을 돌리고 있다”고 회개했다. 또 “이 나라가 동성결혼을 수용하며 하나님이 세운 결혼에 대한 질서를 거스르고 있다”며 “이런 죄악을 용서해 달라”고 기도했다.

한 목사는 “오는 6월 연방 대법원이 내릴 동성결혼 판결에서 결혼의 정의를 한 남자와 한 여자 간의 결합으로 인정할 수 있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이와 함께 “학교와 캠퍼스에서 성경공부와 기도모임이 다시 일어나고 교사들이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학생들을 지도하며 범죄, 낙태, 도박, 포르노 등이 사라지고 이 나라에 부흥을 일으켜 달라”고 간구했다.

남가주에서는 JAMA, OC 교회협의회, 미기총 주관으로 기도회가 진행됐다. 송정명 목사(월드미션대학 총장)가 ‘내게 기도하면 내가 들을 것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한 뒤 김기동 목사(OC교협 회장)의 사회로 ‘회개와 부흥’ ‘가정과 학교’ ‘국가 지도자’ ‘교회와 문화’ 그리고 ‘조국과 선교’라는 주제를 가지고 기도가 이어졌다. 기도를 인도한 기도 강사단에는 1세 및 2세 목회자와 교회 리더, 선교 단체장 등 한인 교계 전체가 포함됐다.

한편 포커스온패밀리(Focus on Family) 설립자이자 국가기도위원회 핵심멤버인 제임스 돕슨 박사는 워싱턴 DC 기도회에서 “한기홍 목사를 비롯해 한인교회가 동성결혼 문제를 두고 기도하는 것에 매우 고맙게 생각한다”며 함께 기도하자고 말했다. 돕슨 박사는 “대법원이 동성결혼을 인정하면 가정이 약화되고 동성결혼을 인정하지 않는 기독교인들은 범법자로 취급돼 처벌을 받으며 미국이 갈라지는 큰 혼란이 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목사가 동성결혼 주례 요청을 거부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아이들은 주일학교에서 동성결혼은 죄라고 배웠는데 학교에 가면 다르게 배운다. 나라의 기초인 가정이 약화되면 미국도 같이 약화되며 무너지는 것이다. 하나님께 이런 미국을 불쌍히 여겨달라고 기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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