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신앙교육은 밥상머리가 최고죠”

2015-05-0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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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요일마다 부모·자녀 한자리

▶ 다양한 주제 놓고 대화·칭찬... 소통의 시간 통해 사랑 쑥쑥

“신앙교육은 밥상머리가 최고죠”

비전교회 교인들이 어린 자녀들과 소풍을 가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 비전교회 가정사역 ‘신앙 명가 프로그램’ 화제


예수 그리스도는 어린이처럼 하나님의 나라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가르쳤다. 가정은 부모와 자녀가 대화를 나누며 생활 전부를 통해 소통하는 공간이다.

“자녀가 중학교만 진학해도 부모와 이야기를 나누려고 들지 않는다고 하소연하는 부모가 많습니다. 평소에 소통이 단절된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신앙이 제대로 계승될 리가 없죠. 고등학교, 대학교에 가면 교회에 등을 돌리는 원인도 가정에서 대화가 끊긴 게 큰 이유 중의 하나입니다.”


비전교회는 4년째 ‘신앙 명가 프로그램’이라는 가정사역을 벌이고 있다. 가정을 세우는 일이야 모든 교회의 관심거리이지만 비전교회는 가장 핵심적인 사역으로 삼고 역량을 집중한다. 토요일마다 부모와 자녀가 교회에 나와 테이블에 둘러앉아 진지한 대화를 나눈다. 시간이 갈수록 서로 이해의 폭이 깊어지고 가슴 속에선 뜨거운 사랑이 솟아오른다.

“목회자들도 착각하는 부분이 적지 않다고 봅니다. 교회가 자녀의 신앙지도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지요. 일주일에 겨우 한 시간 주일예배를 드리면서 어떻게 어린이와 청소년을 그리스도인으로 키울 수 있습니까? 세상은 온통 왜곡과 유혹이 난무하고 있는 상황에서요. 무엇보다 가정교육이 중요합니다. 가정에서 ‘밥상머리’ 교육이 이뤄져야 합니다.”

이 교회 김대준 담임목사는 학교가 단순히 지식을 주입하고 경쟁위주로만 아이들을 몰고 간다고 안타까워했다. 더구나 도덕과 신앙의 기준이 마구 흔들리는 세태에서 부모가 나서지 않고는 자녀에게 올바른 가치관을 물려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교회이든 학교이든 남에게 자식을 맡겨선 안 된다는 것이다.

“대화가 돼야 합니다. 그래야 소통이 되죠. 한인 가정에 만연한 TV부터 치워야 합니다. 서로 TV 채널을 갖고 다투고 컴퓨터와 스마트폰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대화를 나눈다는 자체가 불가능하죠. 부모부터 TV를 끄고 이야기를 하려 들어야 해요.”

자녀와 대화를 나누고 소통하기 위해서는 서로 눈높이에 맞춰 질문을 던지는 게 아주 효과적이라고 김 목사는 충고했다. ‘신앙 명가 프로그램’은 부모와 자녀가 가정에서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교회가 소통의 장을 마련해 준다. 토요일 오후 5시마다 아버지, 어머니와 아들, 딸이 둥근 테이블에 마주 앉아 질문하고 대답하고 의견을 나누며 함께 기도하도록 메뉴를 제공하고 지원해 준다.

“매주 대화의 주제를 던져 줍니다. 정직, 성실, 절약, 희생, 양보 등등 이제는 가정이나 학교에서도 들어보기 힘들어진 말들이지요. 하지만 이런 것들이 하나님이 원하시는 삶의 근본이고 올바른 가정의 뿌리가 됩니다.”

부모는 관련 성경구절을 읽어주고 처음부터 끝까지 대화는 질문으로 진행된다. 가족들이 서로 질문을 던지고 대답하는 가운데 생각이 드러나고 이해가 늘어난다. 부모와 자녀는 서로 바라는 것들을 고백하고 인사와 예절교육도 병행한다.


“칭찬하기 순서가 매우 파워풀합니다. 부모만 칭찬하는 게 아니라 어린이들도 아빠·엄마를 칭찬합니다. 자녀에게 칭찬을 받는 부모의 심정이 얼마나 기쁘겠습니까? 또 자녀도 부모를 칭찬해 버릇해야 감사를 배웁니다. 사랑을 고백하면서 소통의 길이 열리는 감동을 매주 목격합니다.”

교회가 적극 나서 가정에서 진행할 대화와 소통의 훈련을 제공하는 것이다. 비전교회는 지금까지 경험하고 쌓은 노하우를 이웃 교회와 단체에게 나누려고 한다. 매뉴얼도 제작 중이다. 누구든 요청만 하면 아무 대가 없이 전해준다.

문의 (213)291-5072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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