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살아 있는 대자연을 가까이서 만날 수 있는 ‘요세미티’

2015-05-0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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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여개의 크고 작은 폭포, 말없이 흐르는 강…

요세미티 국립공원은 사계절이 뚜렷하고 각 계절마다 독특한 매력을 지닌탓에 매년 400만명의 방문객이 찾는미 서부 권역에서 그랜드캐년 국립공원 다음 가는 인기 국립공원이다. 거대한 물줄기를 자랑하는 폭포, 수직으로솟아 오른 기암절벽, 말없이 흐르는 머시드 강변과 평원지대에서 사슴과 곰, 야생동물이 자유롭게 노니는 살아 있는 대자연을 만날 수 있는 요세미티국립공원.

봄기운이 완연한 요즘, 요세미티 밸리지역은 폭포공원으로 불러도 좋을 만큼 크고 작은 폭포 100여개가 새롭게 생겨난다. ‘신부의 면사포’(Bridal Veil), ‘말의 꼬리’(Horsetail) 등 바위절벽에서 물이 쏟아지는 모양새에 따라 폭포 이름이 붙어 있다. 폭포수의 장관을 감상할 수 있는 최적시기는 매년 봄철인 4~6월로 겨울철 적설량에 따라 그 시기가 늘어나기도 하고 줄어들기도 한다.

폭포와 함께 겨울 내내 움츠러들었던 나무와 꽃에 생명력이 샘솟고 겨울잠을 자던 곰이 깨어나는 요세미티 밸리.


캘리포니아에서 싱그러운 봄기운을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 함께 떠나보자.


◎ 요세미티 국립공원 오버뷰

캘리포니아 중부, 시에라네바다 산맥 서쪽 능선에 자리 잡고 있으며 1984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캘리포니아를 대표하는 국립공원이다. 요세미티(Yosemite)는 이 지역에 거주하던 원주민의 언어로 ‘회색 큰곰’이란 뜻을 지녔다.

1890년 옐로스톤 국립공원, 세코야 국립공원에 이은 세 번째 미국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공원면적은 약 74만8,000에이커다. 공원은 남쪽에 위치한 세코야 나무 군락지 마리포사 그로브(Mariposa Grove), 공원의 중심인 요세미티 밸리(Yosemite Valley), 알파인 지역인 투얼럼 메도우(Toulume Medow)와 티오가패스(Tioga Pass), 자동차로 편하게 오를 수 있는 전망대 글레이셔 포인트(Glacier Point), 샌프란시스코 인근 베이지역에 물을 공급하는 인공댐이 들어선 헤츠헤치 밸리(HetchHetchy Valley) 등 5곳의 소권역으로 나뉜다.

공원에는 1,200종의 식물과 67종의 포유류, 200여종의 조류를 비롯한 파충류, 양서류, 어류 등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며 소권역마다 각기 다른 기후와 생물권을 지녔으며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순수 자연과 야생 생태계를 잘 간직하고 있다.


▷요세미티 국립공원 방문자 센터
주소 9035 Village Dr. Yosemite National Park, CA 95389
전화 (209)372-0200
웹사이트 www.nps.gov/yose

◎ 요세미티 밸리(Yosemite Valley)

100만년 전 북미대륙을 뒤덮었던 빙하의 침식작용으로 폭 1마일, 길이7.5마일의 평평한 분지와 U자 형태의 협곡이 형성됐다. 밸리 플로어(Valley Floor)로도 불리는 평평한 분지는 공원 전체면적의 3%에 지나지 않으나 방문자 센터를 비롯해 텐트형 숙소, 캠핑장, 4성급 호텔 등이 들어서 있다.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권역이다.

빙하가 만들어낸 U자형 협곡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 터널 뷰포인트(Tunnel View Point)는 협곡의 서쪽에 위치한다. 요세미티를 찾는 이들의 필수 방문코스 가운데 하나로 엽서 같은 사진을 얻을 수 있는 인기 사진촬영 포인트로 탁 트인 파노라믹뷰가 펼쳐진다. 터널 뷰 포인트에서 1.5마일 동쪽으로 이동하면 신부의 면사포처럼 물보라가 흩날리는 신부의 면사포 폭포(Bridal Veil Fall)가 수줍게 모습을 드러낸다.

신부의 면사포 폭포에서 빌리지까지 이동하는 동안 엘캐피탄(El Capitan), 대성당 바위(Cathedral Rock), 센테니얼 돔(Sentinel Dome) 등 밸리를 감싸고 있는 수직 준봉들과 밸리 플로어의 초원지대, 머시드 강변등을 차례로 감상하자. 수직 준봉 가운데 높이 1,000m나 되는 엘캐피탄은 암벽 등반가들의 도전이 연중 이어지는 락클라이밍 명소로, 망원경을 미리 챙겨간다면 바위에 매달려 있는 등반가들을 관찰할 수 있다.

밸리 플로어에는 빌리지 2곳이 있다. 요세미티 빌리지는 방문자센터와 박물관, 안셀 아담스 갤러리, 우체국, 상점 등 편의시설이 모여 있고 커리빌리지(Curry Village)는 텐트와 캐빈형 숙소가 모여 있다. 빌리지에 도착하면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이때부터는 공원 내 주요 명소를 가장 빠르게 연결하는 편리한 운송수단인 무료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하면 된다.

자녀와 함께 방문했다면 미국 현대 사진역사에서 ‘흑백 풍경사진의 원조’라 불리는 사진가이자 자연보호주의자인 안셀 아담스(Ansel Adams)의 사진 갤러리는 꼭 들러봐야한다. 단순하면서도 영혼을 사로잡는 다양한 요세미티의 풍경사진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그리고 요세미티밸리에 살았던 어와니 부족의 생활상을 짐작케 하는 유물이 전시된 요세미티 박물관은 어와니 부족 후예가 전통공예품을 직접 제작하는 모습도 지켜볼 수 있다.

세찬 물줄기의 폭포를 가까이에서 보려면 두 다리로 직접 걸어야 한다.

빌리지에서 출발하는 무료 셔틀버스를 타고 요세미티 폭포 정류장 또는 버날 폭포&네바다 폭포로 어지는 해피아일 정류장에 하차한다. 그 곳에서 조금 걷다보면 천둥 같은 굉음과 함께 바위절벽에서 쏟아지는 폭포의 웅장한 자태를 감상할 수 있다.

가장 인기 있는 트레일을 꼽자면 맑은 날이면 쌍무지개를 만날 수 있는 미스트 트레일(Mist Trail)을 들 수 있겠다. 해피아일 정류장에서 출발한다면 버날 폭포 다리까지 왕복 1시간이 소요되며 버날 폭포 정상까지 3시간, 네바다 폭포 정상까지 5시간이 각각 소요된다.

◎ 글래시어 포인트(Glacier Point)

자동차로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는 요세미티 공원 내 가장 높은 해발7,214피트(2,199m)에 위치한 전망대다. 수직절벽 바로 아래는 커리 빌리지가 위치하며 전망대와 빌리지 사이의 낙차가 무려 3,200피트(980m)나된다.

전망대에 오르면 시에라네바다 산맥의 장대한 풍경과 함께 빙하가 조각한 U자형 협곡과 밸리 플로어, 협곡 너머 해프돔(Half Dome)을 포함한 준봉들과 네바다 폭포, 버널 폭포, 요세미티 폭포 등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요세미티 국립공원 최고의 전망대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글래시어 포인트까지 이어지는 산악도로 글래시어 포인트 로드(Glacier Point Road)는 매년 겨울 적설량에 따라 차량통행 재개일이 결정된다. 올해는 20년 내 가장 이른 3월28일 재개되었는데 평년의 5월 중~하순께 재개된 것과 비교해 보면 두달이나 일찍 재개된 것으로 캘리포니아 가뭄이 매우 심각한 상태라는 것을 말해주는 듯하다.

◎ 티오가 패스(Tioga Pass)

공원의 동·서를 관통하는 유일한 국도(CA-120번)다. 해발 9,945피트를 오르내리는 산악도로로 겨울철은 차량진입이 금지된다. 차량통행은 메모리얼 데이 전후로 이뤄지며 10월 중순~11월 초순까지만 허용된다. 총 길이 66마일의 티오가 패스는 자동차로 쉬지 않고 달린다면 3~4시간가량 소요된다. 산정호수. 봄철 야생화로 뒤덮인 고산 초원지대, 빙하가 만들어 놓은 반반한 화강암 지대를 차례로 통과한다.

도로 부근에는 하이커의 천국이라 불릴 만큼 짧고 긴 구간의 등산로가 놓여 있다. 티오가 패스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투얼럼 메도우 지역에는 텐트형 캐빈, 무료 셔틀버스, 레스토랑과 카페 등 편의시설뿐만 아니라 초원지대를 오가는 노새 투어도 신청할 수 있다.

# 여행 Tip

요세미티 국립공원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공원 내 몇 시간만 머무르는 패키지 투어는 피하는 것이 좋다.

피곤하지만 직접 운전하여 공원을 찾는 자유여행을 추천한다. 짧은 구간이라도 두 발로 직접 걸어 봐야 요세미티의 진가를 느낄 수 있기에 튼튼한 등산화는 꼭 챙겨가자. 평평한 밸리 플로어 주위로 자전거 전용도로가 놓여 있으며 커리 빌리지 자전거 렌탈샵에서 자전거를 빌려 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매년 수백만명이 찾는 인기 국립공원으로 봄~가을철 성수기 밸리 플로어는 매우 혼잡하다. 이럴 때 트레일을 따라 비교적 덜 붐비는 높은 지대로 이동하면 된다.

<글·사진 정철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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