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웃 교회들 “힘 내세요” 연합기도

2015-04-3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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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가주 동부지역 목회자협 주도 연합예배

▶ 인종갈등 등 다양한 기도제목 함께 간구

이웃 교회들 “힘 내세요” 연합기도

남가주 동부지역의 교회들이 28일과 29일 선한목자장로교회에서 연합 새벽예배를 드리는 등 연합예배를 통해 현안 해결을 위해 힘쓰고 있다. 선한목자장로교회의 주일예배 모습.

[‘동성결혼 반대 교단 탈퇴’ 선한목자장로교회 지지]


교회들이 뭉치지 못하고 개교회주의에 빠져 있다는 비판이 높다. 사역도 교회 안에서 맴돌고 사회적 영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많다. 하지만 최근 들어 교회들이 모여 연합행사를 벌이는 경우가 늘고 있다. 목회자들도 교류를 증진하고 협력과 나눔을 주고받는다. 소형 교회끼리 선교를 함께 지원하거나 힘을 합쳐 어린이 사역을 마련하는 등 교회 연합으로 지역 사회를 섬기는 다양한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고 있다.

남가주 동부지역에 위치한 교회들이 28일과 29일 선한목자장로교회(담임목사 고태형)에서 연합 새벽예배를 드렸다. 부활절이면 지역 교회들이 모여 예배를 드리지만 평상시에 목사들이 교인들을 대동하고 이틀씩 다른 교회의 예배에 동참하는 건 드문 일이다.


동부지역 목회자협의회가 주도한 이번 연합 새벽기도회에서는 여러 가지 현안을 놓고 기도의 힘을 모았다. 연방 대법원의 동성결혼 심의부터 인종갈등으로 인한 폭동, 한국 정치의 부패까지 기도제목은 많았다. 하지만 이번 모임의 가장 중요한 동기 중의 하나는 같은 지역의 교회에 영적인 힘을 실어주자는 것이었다.

“최근 동부지역 교회 안에 기도해야 할 일들이 많습니다. 새로운 담임목사님들이 지역에 부임하시고 교회적인 중대한 결정으로 인해 극복해야 할 일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서로를 격려하고, 위로하고, 함께 기도하는 아름다운 영적 연합이 있어야 합니다. 여러 목사님들이 함께 기도하는 연합 새벽기도회를 제의했습니다.”

동부지역 목회자협의회 회장인 송병주 목사(선한청지기교회)는 목사와 교인들의 동반 참여를 권장하면서 일정 때문에 목사가 오지 못하면 성도라도 참석하도록 권장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부득이하게 직접 참석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각 교회가 2일간 기도로 참여해 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새벽예배에 자리를 함께 한 목사와 교인들은 가장 먼저 동성결혼 허용방침에 반대해 교단을 탈퇴한 선한목자장로교회를 위해 기도했다. 선한목자장로교회는 미국 장로교(PCUSA)가 동성결혼을 인정하고 동성애 목회자 안수를 허용하자 얼마전 95.1% 교인들의 동의를 얻어 교단을 나왔다. 성경적 원칙을 지키기 위해 아픔을 겪는 이웃 교회를 지지하기 위해 목회자와 교인들이 바로 그 교회를 찾아가 연합 새벽기도회를 가진 것이다.

“선한목자장로교회 성도들의 신앙고백과 양심의 자유가 존중받고 교단과 ‘아름다운 결별’을 잘 진행할 수 있도록 기도했습니다. 또 선한목자장로교회의 고태형 목사님과 당회 그리고 모든 성도들이 어려운 과정 속에서 신뢰와 존중과 인내로 ‘아름다운 결별과 성숙한 하나 됨’을 잘 이루어갈 수 있도록 하나님의 도움과 인도를 간구했고요.”

이와 함께 이틀 동안 이어진 연합예배에서는 교회의 어려움과 상처들이 회복되며 교회들이 경쟁이 아닌 동반과 연합으로 다시 복음의 역사를 함께 꿈꿀 수 있도록 간구했다.

이 밖에도 대법원에서 열리는 동성애 결혼 합법화 여부에 대한 공청회에서 성경적 가르침과 원리가 바로 지켜지고, 성도가 영적인 경성함을 갖는 동시에 또한 합리적이고 성숙한 대응을 할 수 있는 지혜를 구했다. 또 미국과 한국의 교회가 부조리와 차별의 현장에서 비겁하게 침묵하지 않도록 용기와 힘을 하나님에게 간청했다.

또 한국이 잘못된 관행과 부패를 바로 잡아 다시는 어린 생명들이 죽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그리고 교회가 십자가 복음만 붙들고 고통과 아픔의 현장을 외면하지 않고 참여하여 평화를 일구도록, 퍼거슨 사태 이후 깊어지는 인종 간 갈등에 근원적인 대책이 마련되고 용서와 평화가 회복되도록 기도했다.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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