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크리스천 뮤지컬 극단 생긴다

2015-04-2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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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출·안무의 대가 박상규씨 중심 창단추진 “12월 첫 공연”

▶ 윤석화·최종원·남경주 지도 “젊은 유망주 발굴·기량 전수 전문가 수준 복음 극단으로"

크리스천 뮤지컬 극단 생긴다

박상규 집사(앞줄 가운데)가 교회에서 ‘가스펠’을 공연한 뒤 출연한 교인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이민교계에 문화사역 바람이 한층 본격화되면서 이제껏 볼 수 없었던 본격 크리스천 뮤지컬 극단이 선을 보인다. 전문적인 뮤지컬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과 사랑을 전하는 선교극단은 사실상 찾아보기 힘들다. 노래뿐만 아니라 춤과 연기가 어우러져야 하는 뮤지컬은 재능과 노력이 몇 배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추진되고 있는 크리스천 뮤지컬 극단은 연출가이며 안무가인 박상규 집사가 중심에 서 있다. 박 집사는 한국에서 뮤지컬 안무와 연출에서 ‘선생님’으로 꼽힌다. 지금 내로라하는 배우와 연출가, 안무가들 상당수가그의 제자들이다. 서울시립 뮤지컬, 극단 현대 앙상블, 신시, 대중, 광장 등에서 많은 작품을 안무 및 연출했다.

지난 1980년대 배우 최불암이 창립한 현대 앙상블극단이 현대백화점 극장에서 올린개관작 ‘애니’가 그의 첫 작품이다. 당시 박집사의 지도를 받으며 무대에 오른 배우의 면면을 접하면 한국 뮤지컬계에서 그가 차지한 위상이 쉽게 이해된다. 윤석화, 남경주, 최종원, 박상원 등이 그의 안무 데뷔작에 출연한 배우들이다. 그때는 젊은 초년병들이었지만 이제는 한국 뮤지컬과 연극을 이끌어가는 중진들이다.


수준 높은 전문성을 갖추고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를 담아 기독교계는 물론 비신자 관객에도 절찬을 모은 ‘가스펠’이 처음 한국 무대에 소개됐을 때도 모든 안무를 박 집사가 지휘했다. 현재 최고의 뮤지컬 배우로 손꼽히는 남경주와 그의 형이며 연출가인 남경읍, 이혜영 등이 당시 가스펠 초연에 무대에 올랐다.

이민교회에서 크리스천 뮤지컬을 공연한 것은 6년 전 나성영락교회에서 공연한 ‘가스펠’이 계기가 됐다. 장장 네 달 동안 하숙집에 머물며 교인들을 상대로 춤과 노래, 연기를 지도한 뒤 막을 올렸다. 뉴욕순복음교회,나성순복음교회, 메릴랜드 솔즈베리장로교회 등에서도 뮤지컬 성극을 공연했다. 모두 현지 성도 가운데 배우를 뽑고 훈련하는 과정을 되풀이했다. 최근에는 남가주에 자리 잡은 극단 ‘이즈키엘’이 공연한 ‘마루 마을’과 ‘문-희로애락’의 안무를 지도했다.

“뮤지컬 단원으로 뽑힌 젊은이들에게는 모두 무료로 지도할 작정입니다. 선교단체이니까 돈을 받지 않는 게 당연한 원칙이죠. 연습장도 제가 마련할 겁니다. 젊고 유능한 인재를 발굴해 지금까지 겪고 배운 모든 역량을가르치고 전수할 거예요. 그러면 미주 한인사회에도 신앙을 바탕으로 복음을 전하는 전문적 수준의 뮤지컬 극단이 이어져 가겠죠.”

새로 창단되는 크리스천 뮤지컬 극단은 비영리 선교단체로 조직해 12월에 첫 공연을가질 계획이다. 약 6개월 간 배우들에게 춤과 노래를 훈련시키고 기본장비 일부도 한국에서 가져올 예정이다.

무대에 선보일 작품도 다양하다. 단원의 규모에 따라 ‘가스펠’과 ‘난센스’ 그리고 ‘결혼’등을 골라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모두 박 집사의 머리와 몸속에 안무 동작 하나하나와 연기하는 표정 순간순간이 깃들어 있는 작품들이다.

“제가 진정성이 있어야 공연도 진정성을 갖게 됩니다. 그래야 비로소 관객에게 메시지가 감동으로 전달되죠. 뮤지컬은 기본적으로 밝고 신나야 해요. 춤과 노래가 있으니까요.

기독교 뮤지컬도 마찬가지입니다. 슬픔이 있지만 기쁘게 살아야 하는 인생과 비슷하죠.”


춤과 노래에 재능과 열정이 있는 한인이라면 누구나 오디션에 지원할 수 있다.

문의 psk8526@ hanmail.net 간단한 자기 소개서를 보내면 된다.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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